
2023년 9월 2일. 태어난 지 100일 된 아이의 얼굴에 이불을 덮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바다에 유기한 미혼모 A씨(당시 26세)가 재판에 넘겨졌다. 유부남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홀로 키우던 A씨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은 2년 넘게 드러나지 않았고, 아이 시신은 지금까지도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유부남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임신했다. 남성은 임신 중절을 요구했지만, A씨는 2020년 9월 아들을 몰래 낳고 출생신고를 했다. 이 사실은 가족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A씨는 아이돌보미를 고용해 아들을 키웠다. 그러나 경제적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아이돌보미 2명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해 고소당했고, 집세마저 내지 못해 거주지를 비워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러던 중 2020년 12월 19일 A씨는 새로운 아이돌보미에게 아들을 맡긴 채 지인들과 부산으로 향했다. 하지만 3일 뒤인 22일 아이돌보미는 일을 그만두겠다고 했고, A씨는 그날 밤 급히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삶을 비관한 A씨는 결국 아들을 살해하기로 했다. A씨는 다음 날인 23일 자정쯤 제주 서귀포시 자택에서 생후 약 3개월 된 아들의 얼굴에 담요를 덮은 뒤 집을 나섰다. 약 6시간 만에 돌아온 A씨는 숨진 아들의 시신을 포대기에 싸 가방에 넣은 뒤 인근 방파제에 유기했다.
범행은 2년 5개월 동안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가 사라진 흔적은 예방접종 기록에 남아 있었다. 2023년 5월 서귀포시는 필수 영유아 예방접종 현황을 모니터링하던 중 2살 아이가 장기간 예방접종과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사실을 파악했다.
서귀포시가 아이 소재를 묻자 A씨는 "대구에 있는 친부가 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진을 보여달라는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아이 행방이 확인되지 않자 서귀포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A씨는 결국 범행을 털어놨다. 경찰은 A씨 진술을 토대로 시신 수색에 나섰으나 해당 장소는 이미 매립된 상태여서 시신을 찾지 못했다.

A씨는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헤어진 연인 등 피해자 9명의 개인정보를 빼내 무단으로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카드사 대출을 받는 등 약 3억200만원의 재산상 이득을 취한 혐의도 받았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자백했다. 홀로 아들을 키우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산후우울증까지 오면서 우발적으로 범행했다. 양육 과정에서 학대하지 않았고 나름대로 엄마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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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법정에서 "너무 힘들어 죽고 싶었지만 죽을 용기가 없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2024년 6월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아동을 보호하고 양육할 책임을 저버리고 범행했다"며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없던 피해 아동은 고통 속에서 삶을 마감했을 것으로 보여 범행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부남과의 사이에서 피해 아동을 출산해 홀로 양육하다 산후우울증과 경제난 등으로 삶을 비관하며 충동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오히려 1심보다 무거운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보다 가중된 형을 선고하는 게 적절한 책임의 형량이라고 판단했다"며 "가족을 생각해 다시는 법정에 서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A씨는 징역 9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