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일본 도쿄에서 교제하던 한국인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한국인 남성이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4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지방법원(재판장 오카와 타카오)은 이날 살인 및 스토커 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국인 박모씨(31)에게 검찰 구형대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박씨는 지난해 9월1일 도쿄 세타가야구 한 주택가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한국인 여성 A씨(당시 40세)의 목을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나흘 전부터 A씨 아파트에 총 13차례 찾아가고, 10차례에 걸쳐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하는 등 스토킹을 일삼은 혐의도 있다.
범행 당일 세타가야구에 있는 A씨 직장 근처에서 잠복 끝에 A씨를 살해한 뒤 달아난 박씨는 이튿날 하네다공항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재판에서 박씨는 스토킹 행위는 인정했지만 계획 살인 혐의는 부인했다. 박씨 측은 두 사람이 몸싸움 과정에서 흉기에 찔린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상처의 특징과 법의학자 증언 등을 토대로 살인의 고의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이별 통보를 납득할 수 없었던 피고인은 장시간 매복 끝 피해자를 칼로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와 절망감은 감히 상상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국에 거주하던 박씨와 일본 영주권자로 의류업에 종사하던 A씨는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만나 지난해 4월부터 교제한 사이로 파악됐다.
A씨는 사건 이틀 전 지역 파출소를 찾아 '교제 상대에게 이별 이야기를 꺼냈더니 문제가 생겼다'는 취지로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경찰은 박씨에게 A씨에 대한 접근금지 조처를 내렸으나, 박씨가 일본을 떠나는 것처럼 경찰을 속인 뒤 A씨를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