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실된 카드를 주운 남성이 사흘간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카드를 사용하고 180만원이 넘는 골드바까지 구매했지만 경찰이 신원을 특정하지 못해 사건이 미제로 전환됐다.
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지난해 11월27일 휴대전화에 쌓인 카드 결제 문자를 확인하다 자신이 사용하지 않은 내역을 발견했다.
A씨는 "모바일 간편결제를 주로 쓰고 실물 카드를 자주 사용하지 않아 카드를 분실한 줄도 몰랐다"며 "당시 바쁜 시기라 문자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A씨는 사흘 전 자신의 매장 옆 무인 인쇄점에서 카드를 두고 나왔고 누군가 이를 습득해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카드는 무인 인쇄점 인근 전자담배 매장을 시작으로 택시와 기차, 영화관 등에서 잇달아 사용됐다. 카드를 주운 남성은 서울 홍대에서 김포와 청량리, 대전, 제천, 청주 등 여러 지역을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카드 사용을 정지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후에도 해당 카드로 두 차례 추가 결제가 시도됐다는 알림을 받았다.
특히 김포의 한 금 거래소에서는 186만3000원이 결제됐다. A씨가 금 거래소에 연락해 CCTV(폐쇄회로TV)를 확인한 결과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책가방을 멘 여성과 함께 매장 앞에 나타났다.
남성은 혼자 매장에 들어가 1돈짜리 골드바 2개를 구매했다. 처음 제시한 카드로 결제가 되지 않자 A씨의 카드를 내밀었고 186만3000원을 결제했다.
골드바를 구매해 매장을 나온 남성은 발차기하는 듯한 동작을 했고, 밖에서 기다리던 여성과 함께 뛰며 자리를 떠났다.
A씨는 "여자친구 선물 정도를 산 줄 알았는데 주운 카드로 순금을 샀을 줄은 몰랐다"며 "카드를 오래 쓰지 못한다는 걸 알고 금을 산 건가 싶다. 처음 해본 듯한 느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CCTV에 남성의 얼굴이 선명하게 찍혔음에도 경찰은 아직 신원을 특정하지 못했다. A씨는 신고 이후 전화와 이메일로 수사 진행 상황을 문의했지만 단서가 부족해 추적이 어렵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결국 신고 약 6개월 뒤인 지난 5월 사건은 미제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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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CCTV 동선 추적과 탐문 수사, 장물 수사 등 모든 자원을 동원했지만 남성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미제라고 수사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경찰은 남성의 얼굴을 전국 경찰망에 등록하는 '스피드 수배'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신원이 확인되면 수사를 재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