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서 성희롱당해도 10명 중 4명은 '모른 척'…왜?

직장서 성희롱당해도 10명 중 4명은 '모른 척'…왜?

박효주 기자
2026.09.0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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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10명 중 7명은 직장 내 성범죄를 신고하거나 문제를 제기할 경우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직장 내 성범죄를 신고하거나 문제를 제기할 경우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직장 내 성범죄를 신고하거나 문제를 제기할 경우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7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성범죄 경험 및 2차 피해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2.3%는 직장 내 성희롱·성추행·성폭행·스토킹 등 성범죄 피해를 신고하거나 문제를 제기할 경우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여성은 77%가 2차 피해를 우려해 남성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2차 피해를 우려하는 이유로는 '가해자와의 분리 조치나 피해자 보호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 같아서'가 37.2%로 가장 많았다. 이어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있어서'(36.2%), '가해자에 대한 징계나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 같아서'(30.2%) 순이었다.

실제 직장 내 성범죄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재직 중 성희롱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20.3%,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15.4%였다.

피해를 보고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성희롱 피해자의 40.9%는 당시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답했다. 성추행·성폭행 피해자 가운데 같은 방식으로 대응했다는 비율도 27.3%였다.

성희롱은 임원이 아닌 상급자가 32.5%로 가장 많았고 비슷한 직급의 동료(23.6%), 사업주 등 사용자(14.8%)가 뒤를 이었다. 성추행·성폭행 역시 임원이 아닌 상급자가 가해자였다는 응답이 34.4%로 가장 높았다.

성희롱은 회식 자리(46.3%)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고 사무실 등 업무 공간(39.4%), 외근·출장지(36%)가 뒤를 이었다. 성추행·성폭행은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사내 공간에서 발생했다는 응답이 39.6%로 가장 많았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로는 '가해자 및 2차 가해 행위자에 대한 엄격한 징계 기준 마련'(48.6%)이 꼽혔다. '가해자와의 신속하고 확실한 분리 조치'(46.5%), '신고자·피해자 보호를 위한 기준과 절차 구체화'(28.5%)가 뒤를 이었다.

여수진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가해자 징계 여부에만 초점을 두는 처리 방식에서 벗어나 피해 근로자의 안전한 복귀와 재발 방지에 초점을 둔 접근이 필요하다"며 "사건 처리 이후 모니터링과 조직문화 진단을 병행하고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는 성희롱 예방 교육도 내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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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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