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모 경감 측 "혐의 부인…직무 관련성 없어"
'뇌물공여' 서모씨는 혐의 인정, 다음 기일 결심공판
보석 심문서는 압수수색 적법성·증거인멸 우려 두고 법정 공방

금품을 받고 인플루언서 양정원씨의 사기 사건을 무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팀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함께 열린 보석심문에서는 검찰의 압수수색 절차가 적법했는지를 두고 양측이 공방을 벌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한정석)은 9일 오전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는 전 강남서 수사팀장 송모 경감과 경찰청 소속 이모 경정 등 3명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송씨와 이씨는 2024년 12월쯤 양씨와 관련한 형사사건을 무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수백만원 상당의 유흥주점 접대와 금품 등을 받고 사건 수사 상황을 누설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송씨가 양씨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하기 위해 전산상 '피의자'로 등록돼 있던 양씨를 '참고인'으로 임의 전환해 수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양씨가 참고인으로 전환된 상태에서 사건이 불송치 종결되면서 피해자가 이의신청을 할 수 없게 됐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밖에 송씨는 양씨의 배우자 이모씨와 함께 주가조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지목된 이른바 '시세조종 선수' B씨 측에 수사 정보를 제공한 혐의도받고 있다. 해당 주가조작 사건은 현재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송씨 측은 이날 제기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받은 사실이 없고 양씨의 피의자 신분을 참고인으로 바꾸도록 지시하거나 강요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사건 당사자들에게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준 사실은 있지만 구체적인 수사 내용 등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것은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유흥주점 접대와 관련해서는 "주점에서 술을 마신 사실은 있다"고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직무 관련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씨 측도 제기된 공소사실에 대해 "일부 술자리 비용 부담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직무와의 관련성과 알선 등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반면 송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서모씨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양형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서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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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송씨에 대한 보석심문에서는 검찰의 압수수색 절차가 적법했는지를 두고 양측의 공방이 이어졌다. 송씨 측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영장에 기재된 혐의와 무관하게 이뤄졌고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송씨 변호인은 "1차 압수수색 당시 영장에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만 적시돼 있었지만 (그와 관련 없는) 술, 현금, 상품권 등 물품까지 압수했다"며 "향후 보석 후 증인과 소통할 때는 피고인 대신 변호인이 직접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압수수색은 적법한 데다 여전히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주거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뇌물성 물품이 발견됐고, 이후 공무상 비밀 누설 대가로 받은 물품으로 영장에 기재돼 있다"며 "관계자들과 진술을 모의한 정황이나 피고인이 직접 옷 속에 관련 증거를 숨겨 반출을 시도한 사실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장 필요 사유에도 '공무상 비밀누설,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증거물로 보이고 현재 급히 압수수색하지 않을 시 증거인멸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취지로 기재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발언 기회를 얻은 송씨는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들에 대한 다음 공판기일은 다음달 28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