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 해병 사망 사건을 은폐하고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의 당사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자신의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3부(고법판사 김영현·백승엽·황승태)는 22일 오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위증 혐의가 적용된 3가지 증언 중 자신의 휴대폰 비밀번호 23자리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임 전 사단장의 증언만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선서 후 기억에 반하는 허위 증언으로 국회 감시를 저해했다"며 "다수 국민에게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엄중히 처벌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반면 쌍룡훈련 초청장 관련 증언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만난 적 없다는 증언에 대해서는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고 이유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1심 재판부에서 임 전 사단장과 이 전 대표가 만나던 자리에 함께 있었던 배우 박성웅씨의 증언,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 등을 고려할 때 임 전 사단장의 거짓말을 했다고 결론 내린 것과 엇갈린 판단이다.
임 전 사단장은 2025년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구명로비 의혹에 등장하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만난 적 없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를 받는다.
임 전 사단장은 2024년 7월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수사 기관에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줄 의사가 있는지, 해병대 쌍룡훈련 초청 명단을 기억하는지 묻는 말에 기억하지 못한다고 거짓 답변한 혐의도 적용됐다.
임 전 사단장은 채 해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이 전 대표를 통해 구명 로비를 시도했단 의혹을 받는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 전 대표는 송호종 전 대통령 경호처 직원으로부터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부탁받아 "VIP(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얘기할 테니 사표 내지 마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1심 재판부는 지난 6월 임 전 사단장의 위증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바 있다.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은 항소심에서 1심과 동일하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