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 직장인 A씨는 결혼식을 마친 뒤 우연히 웨딩업체의 SNS(소셜미디어) 계정을 둘러보다 깜짝 놀랐다. 자신의 결혼식 사진이 홍보 게시물에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업체에 사진을 내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업체는 촬영 계약을 맺을 당시 홍보용 사진 활용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해당 사진을 어떻게 삭제시킬 수 있을지 고민중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결혼식 사진 촬영에 동의했다는 사실만으로 웨딩업체의 홍보 목적 게시까지 당연히 허용된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업체 측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다만 계약 내용과 촬영 당시의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홍보 목적의 게시까지 동의한 것으로 인정될 가능성도 있어서 계약서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웨딩업체가 신랑·신부의 결혼식 사진을 블로그와 카페에 홍보 목적으로 게시했다가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 사례가 있다. 법원은 2024년 선고한 판결에서 고객의 동의 없이 결혼식 사진과 관련 정보를 공개한 행위에 대해 초상권과 성명권,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를 인정했다.
당시 업체는 신랑·신부가 앨범에 사용할 사진을 선택했다는 점 등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사진을 앨범 제작에 사용하는 것과 인터넷이나 영업공간에서 홍보 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목적과 공개 범위가 다를 수 있다고 봤다. 또 앨범에 사용할 사진을 골랐다는 사정만으로 인터넷 홍보 게시까지 동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사진 촬영에 동의했다는 사정만으로 사진의 모든 공표나 영리적 이용까지 허용된다고 볼 수는 없으며 촬영 당시 허용된 동의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동의의 범위를 판단할 때는 촬영 경위와 목적, 공표 목적, 거래 관행, 당사자의 지식과 경험, 경제적 지위, 대가의 균형, 공개 방법을 예상할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또 사진 공개가 촬영 당시 허용된 범위 안에서 이뤄졌다는 점은 촬영자나 공표자가 증명해야 한다. 법원은 사진의 상업적 이용에 동의한 경우라도 사용 기간을 명확히 정하지 않았다면 무기한 이용까지 허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웨딩업체와 고객 사이에 홍보 활용 조항이 포함된 계약서가 있다면 그 계약서의 문언이 중요한 판단자료가 된다. 어떤 사진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게시 할 수 있는 매체는 어디까지인지, 사용 기간과 제3자 제공·재가공 여부까지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는지에 따라 허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홍보에 활용할 수 있다'는 문구만으로 무기한 게시나 제3자에 대한 사진 제공까지 허용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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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흐리게 처리했다고 하더라도 법적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얼굴 이외의 신체적 특징이나 성명, 예식장, 예식일 등 다른 정보로 인물을 식별할 수 있다면 여전히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고객은 계약 단계에서 홍보 활용 여부와 공개 범위를 확인하고 업체는 촬영 동의만으로 홍보 게시까지 허용됐다고 확대 해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