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논란' 하승진..그를 위한 배려는 있었나?

'국가대표 논란' 하승진..그를 위한 배려는 있었나?

국재환 기자
2014.08.01 16:57

[기자수첩]

최근 하승진(29, KCC 이지스)이 국가대표 차출 문제를 놓고 논란의 도마 위에 올라있다./ 사진=OSEN
최근 하승진(29, KCC 이지스)이 국가대표 차출 문제를 놓고 논란의 도마 위에 올라있다./ 사진=OSEN

사회복무요원을 마친 뒤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농구 국가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하승진(29, 전주 KCC 이지스)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지난 달 31일, 하승진은 한 유명 농구 커뮤니티를 통해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글의 주제와 내용은 국가대표 기피 의혹에 대한 자신의 해명, 그리고 본인과 가족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과 조롱에 대한 울분이었다.

하승진이 한 농구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게재해 국가대표 논란에 대한 해명글을 올렸다./ 사진=다음 ilovenba 카페 캡처
하승진이 한 농구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게재해 국가대표 논란에 대한 해명글을 올렸다./ 사진=다음 ilovenba 카페 캡처

하승진은 '2년간 농구공을 잡지 않고 허송세월을 보냈다', '또 다시 부상을 핑계로 대표팀 합류를 거부했다'는 비난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하승진은 게재한 글을 통해 "사회복무요원 업무가 끝나면 곧바로 크로스핏 체육관으로 이동해 몸을 만들었고 저녁 먹을 시간도 없이 KCC 체육관으로 이동해 농구에 대한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프로선수라도 어떤 종목을 불문하고 상무나 경찰청을 거치지 않는 이상 제대로 몸을 만들기 어렵다. 하승진은 "개인적으로 몸을 만들기 위해 시간을 투자했지만 사회복무요원 기간 동안 여건이 되지 않아 5대5경기를 제대로 해 본적이 없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하승진은 항상 부상을 달고 살았다. 하승진은 "거대한 몸 때문에 부하도 많이 걸렸고 23세 때는 퇴행성 관절염과 퇴행성 디스크를 진단 받았을 정도였다. 게다가 양쪽발목은 인대가 거의 다 끊어진 상태에다 습관성 탈골로 인해 어깨에도 항상 문제가 생겼다"고 전했다. 하승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소속팀의 허재 감독 역시 지난해 10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하승진이 조금만 무리해도 무릎이 붓고 부상에 노출되기 싶다"고 밝혔다.

하승진은 큰 키에도 불구하고 많은 활동량과 민첩성을 요구하는 농구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매번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그 동안 하승진에게 국가대표 차출을 요구한 협회 측이 하승진의 부상치료를 돕거나 지원해줬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은 없다.

물론 부상을 안고 국가대표에 출전하는 선수들과 비교하며 하승진을 비판하는 소식도 충분히 이해를 할 수가 있다. 하지만 하승진의 몸 상태는 앞서 본인이 언급했듯이 당장 무너져 내려도 놀랍지 않을 정도다. 이미 하승진은 유재학 대표팀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가 대표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한 바 있다. 유재학 감독 역시 이를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승진은 221cm의 신장을 갖고 있다. 농구에선 축복받은 신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거대한 몸집 속에 숨겨왔던 부상과 상처에 대한 부분에 대해 누가 한 번 제대로 신경 써준 적이 있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 미국 프로농구(NBA)에 진출했을 때도 하승진에게 보내는 세간의 시선은 격려보다 조롱에 가까웠다. 국내 한 언론사는 하승진이 가비지 타임에 출전해 어시스트 2개를 기록했던 경기에 대한 기사를 '폭풍 2도움'이라는 제목을 달아헤드라인으로 걸기도 했다. 하승진을 향한 냉소와 조롱이 더 커졌음은 불 보듯 뻔했다.

프로선수지만 얼마나 많은 괴로움에 시달렸는지 공식 기자회견도 아닌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해명 글을 올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물론 '저 정도로 해명 글까지 올리다니 멘탈이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 번 더 돌이켜보면 하승진은 그 동안 코트 위의 상대와 싸우는 동시에 부상은 물론 자신을 둘러싼 온갖 냉소와 조롱과도 보이지 않는 싸움을 치러왔음을 알 수 있다. 커다란 그에게 세간의 조그마한 배려가 많이 아쉬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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