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오후 8시 평창올림픽플라자에 가보니…냉동바람에 손과 귀 얼어붙을 정도

"외지에서 오셨죠? 옷차림만 봐도 바로 알아요. 하하"
평창군 대관령에서 지난 4일 만난 택시기사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택시경력만 30년이라는 서모(64)씨는 "평소에도 얇은 옷차림을 한 사람을 보면 '여기보다 평균 5도 높은 옆 동네 강릉 사는 사람이 놀러왔구나'하고 알아챈다"며 "패딩이 아닌 코트 차림을 보고 대번에 서울사람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코앞으로 다가온 평창의 '극한추위'는 상상 이상이었다. 영하의 온도에 계속해서 바람이 불어대는 도시는 '거대한 냉동고'를 방불케 했다.
9일 개막식이 열릴 평창올림픽플라자를 개막식 시간인 오후 8시에 맞춰 4일 찾았다. 이날 이 시간대 평균온도는 영하 11도, 체감온도는 영하 14.1도였다.
낮은 온도보다 더 큰 문제는 모든 걸 얼어 붙일 듯 매섭게 불어대는 '냉동바람'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불어대는 바람 탓에 걷다가도 잠시 바람을 피할 곳만을 찾아 헤매기 일쑤였다. 맞바람이라도 맞으면 눈물이 핑 돌 정도였다.

오후 8시 평창 시내는 조명만 화려할 뿐 적막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북적거리던 낮 시간대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었다.
실내에서 나와 평창올림픽플라자 주변을 걸은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귀가 얼어서 아팠다. 손으로 귀를 감싸고 걸으니 이번엔 손이 얼었다.
평창의 살인적 추위는 올림픽에 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3일 밤 열린 모의 개막식은 영하 15도의 강추위 속에 진행됐다. 추위를 이기지 못한 관람객은 먼저 자리를 뜨기도 했다.
평창 횡계리에서 30년째 운영하는 한 만두 가게 주인은 "모의 개막식 날 손님들이 많이 찾았다"며 "들어오는 손님마다 '왜 이렇게 추우냐'는 게 인사말"이라고 했다.
이날 평창페스티벌파크 공사현장에서 만난 장모(26)씨는 "추위가 계속 된다면 눈은 목도리로 감싸고 귀는 귀도리로 막고, 화려하게 펼쳐질 개막식 공연에 참석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