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년간 팀의 상징으로 맹활약한 손흥민(34·로스앤젤레스FC)이 떠난 직후 토트넘 홋스퍼가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다. 에이스의 부재 속에 강등권과 단 4점 차까지 좁혀진 토트넘은 소방수로 긴급 투입된 임시 감독마저 데뷔전 단 한 경기 만에 "커리어 중 가장 힘든 도전"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영국 매체 'BBC'는 27일(한국시간) "이고르 투도르 임시 감독이 토트넘의 잔류를 이끄는 것이 자신의 경력에서 가장 힘든 과제라고 밝혔다"고 집중 조명했다.
데뷔전을 치른 사령탑의 솔직 고백이다. 유벤투스, 라치오, 마르세유, 갈라타사라이, 우디네세 등 유럽 유수의 명문 팀을 거쳤던 투도르 감독은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인가'라는 질문에 "아마도 그렇다. 지금 마주한 어려움을 떠올리면 아마도 맞을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투도르 감독은 지난 23일 아스널과 토트넘 사령탑 데뷔전에서 1-4 완패라는 대굴욕을 맛봤다. 토트넘은 전반 32분 에제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콜로 무아니가 동점을 만들었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요케레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하고 에제와 요케레스에게 잇따라 실점하며 안방에서 처참히 무너졌다.
이 패배로 토트넘은 최근 리그 9경기 연속 무승(4무 5패)의 늪에 빠지며 리그 16위(7승 8무 12패 승점 29)까지 추락해 18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25점)에 불과 4점 차로 쫓기게 됐다.

절체절명의 위기다. 'BBC'에 따르면 토트넘은 강등될 경우 연간 약 2억 6000만 파운드(약 5022억 원)의 수익이 증발할 것이라는 추산까지 나오고 있다.
팀 내 분위기도 처참하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아스널전 당시 핵심 수비수 미키 판 더 펜이 라인을 올리라는 투도르 감독의 지시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투도르 감독은 경기 내내 판 더 펜을 향해 라인을 올리라는 의미의 "푸시 업"을 외쳤지만, 판 더 펜은 감독을 똑바로 응시하고도 지시를 그대로 무시한 채 경기를 이어갔다. 이에 투도르 감독은 자신의 전술 지시가 전달되지 않자 허공에 팔을 휘두르고 몸을 뒤로 젖히는 등 좌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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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지주이자 에이스였던 손흥민의 이적 불과 반 년 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무너졌다. '기브미스포츠'는 "감독의 반응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는 토마스 프랭크 전 감독 시절부터 이어져 온 깊은 내부 문제를 보여준다. 일부 선수들이 새로운 감독의 전술을 즉각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선수단 내 부상 문제도 심각하다. 투도르 감독은 "지금은 스타일을 따질 때가 아니라 어떻게든 승점을 따야 하는 영리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아름다운 축구는 두 번째 문제다. 지금은 생존이 걸린 시기다. 선수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매일 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이제 다가오는 풀럼 원정을 시작으로 최하위 울버햄튼 원더러스, 잔류 경쟁 팀인 크리스탈 팰리스,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노팅엄 포레스트, 리즈 유나이티드 등과 11연전을 앞두고 있다.
올 시즌 홈에서 단 2승에 그친 토트넘에게 남은 일정은 그야말로 지옥이나 다름없다. 에이스 손흥민의 공백 속에 내부 항명 사태까지 겹친 투도르 감독에게는 명예 회복이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