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703홈런의 전설' 알버트 푸홀스(46) 감독이 이끄는 도미니카 공화국 대표팀의 질주가 미국에 막혀 4강에서 멈췄다.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경기가 끝났지만, 푸홀스 감독은 분노와 변명 대신 자부심을 선택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메이슨 밀러의 마지막 삼진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도미니카는 16일 오전 9시(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4강전서 1-2로 졌다. 1-0으로 앞서갔지만 4회초 홈런 2방을 얻어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9회말 2사 3루 기회를 잡긴 했지만, 풀카운트 상황에서 헤랄도 페르도모 상대로 미국 마무리 메이슨 밀러가 던진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이끌어내면서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메이저리그 게임 데이 등에 따르면 다소 낮은 코스였지만 구심이 스트라이크콜을 한 것이었다. 미국 기자들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일어났다. 특히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가 WBC에도 도입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 직후 술렁였지만, 정작 알베르트 푸홀스 감독은 의연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판정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은 푸홀스 감독은 "나는 이 경기의 마지막 공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단호히 입을 뗐다.
이어 푸홀스 감독은 "두 거함 사이의 위대한 승부였다. 우리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모습이 정말 자랑스러울 뿐이다"라며 "우리는 다시 한번 조국을 대표해 국기를 드높였고, 도미니카 야구라는 브랜드를 남겼다"고 전했다. 억울한 판정 하나가 명경기의 가치를 훼손하게 두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어 푸홀스 감독은 패배의 원인을 찾는 대신 이를 겸허한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나는 늘 신께서 우리 모두의 운명을 결정하신다고 믿는다. 이번 대회는 단지 우리의 대회가 아니었을 뿐이다"라고 말한 푸홀스는 "우리가 준비가 부족했던 것은 아니다. 누구라도 이길 수 있는 경기였고, 단지 이번엔 미국이 승리했을 뿐이다"라며 상대에 대한 예우까지 갖췄다.
현역 시절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하는 등 야구 선수로서 모든 정점에 올랐던 푸홀스였지만, 감독으로 보낸 이번 2주는 그에게 무엇보다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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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홀스는 "23년 프로 생활하는 동안 많은 것을 이뤘지만, 조국을 대표해 이 선수들을 지도한 지난 시간이 내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다"며 "가슴 아파하며 눈물 흘릴 국민들이 있겠지만, 우리는 고개를 들어야 한다. 우리는 엄청난 일을 해냈기 때문"이라며 선수단과 국민들을 위로했다.
사령탑의 의연한 대처와는 별개로 이번 경기를 끝낸 '마지막 삼진콜'에 대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점 차 승부, 그것도 결승행 티켓이 걸린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온 논란의 판정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아직도 거센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