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지킬 군함 보내라"...트럼프, 한중일에 전쟁 떠안기나

"호르무즈 지킬 군함 보내라"...트럼프, 한중일에 전쟁 떠안기나

뉴욕=심재현 특파원, 양성희 기자
2026.03.15 06:42

[미국-이란 전쟁]
(상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켄터키주 헤브론에 위치한 버스트 로지스틱스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헤브론(미국)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켄터키주 헤브론에 위치한 버스트 로지스틱스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헤브론(미국)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한국 등 5개국에 중동지역 원유수송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 파견을 사실상 요구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볼모로 미국과 전쟁을 2주 넘게 버티기에 들어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유조선 등 원유 공급 정상화를 위해 동맹국 등에 전쟁 이후 처음으로 파병을 요구한 것이어서 우리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여러 국가,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의 군사 능력을 100% 파괴했지만 그들이 아무리 심하게 패배했더라도 이 해협의 어딘가에 드론 한두 기를 보내거나 기뢰를 떨어뜨리거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쉬운 일"이라며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이 인위적인 제약(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을 받는 다른 국가들이 이곳으로 함정(군함)을 보내 지도부가 완전히 제거된 국가에 의해 호르무즈 해협이 더는 위협받지 않도록 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 사이에 미국은 (이란의) 해안을 폭격하고 이란 선박과 함정을 바다에서 격침할 것"이라며 "어떤 방식이든 우리는 곧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시켜 안전하고 자유롭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쟁을 공동으로 수행 중인 이스라엘 외에 제3국에 대(對)이란 군사작전 동참을 명시적으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함 파견 규견 규모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기 위해 미군이 공습을 진행하는 동안 한국 등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석유 수입에 차질을 빚는 주요 국가들이 군함을 보내 상선 호위 등의 임무를 수행해달라는 요구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또다른 글에서도 "미국은 군사적, 경제적, 그리고 모든 면에서 이란을 때렸고 완전히 파괴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받는 국가들이 항로를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이 아주 많이 도울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일이 빠르고 원활하며 잘 진행되도록 그 국가들과 조율할 것"이라며 "이것은 항상 팀의 노력이어야 했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것은 세계를 화합, 안보, 그리고 영원한 평화를 향해 함께 모이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 5개국에 군함 파견과 해협 관리 역할을 요구하면서 미국은 "도울 것"이라고 밝힌 것은 미군의 인명 피해 우려가 큰 호르무즈 호위 작전을 주로 다른 나라들에 맡기겠다는 의중으로 분석된다. 한국을 비롯해 중동으로부터 원유 도입량이 많은 나라가 호르무즈 해협 상선 통행 관리 역할을 맡고 미국은 지원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두차례에 걸쳐 사실상 파병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미국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요구가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이라고 단정적인 표현까지 사용했다는 점에서 정부가 한미동맹과 에너지 안보, 중동지역 분쟁 개입에 따른 리스크 등을 두루 고려해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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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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