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아 가운데 보고 막 던져" 그게 안 된다, '33SV 클로저'가 S를 못 던지다니... '맞아야 더 성장한다'

"(김)서현아 가운데 보고 막 던져" 그게 안 된다, '33SV 클로저'가 S를 못 던지다니... '맞아야 더 성장한다'

대전=안호근 기자
2026.04.15 13:01
한화 이글스 김서현이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 8회초 2사 만루에서 폭투를 범하고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한화 이글스 김서현이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 8회초 2사 만루에서 폭투를 범하고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지난해 33세이브를 챙겨 구원 2위에 오른 김서현(22·한화 이글스)이 4점 앞선 8회말 등판했다. 2사 1,2루의 위기 상황이었지만 승리를 지켜낼 것이라는 데엔 의심이 없었다. 그렇기에 더욱 충격적인 패배였다.

김서현은 1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팀이 5-1로 앞선 8회말 2사 1,2루에 등판해 46구를 던지며 1피안타 7사사구 3실점, 패전의 멍에를 떠안았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2㎞였는데 스트라이크 비율은 39%(18/46)에 불과했다.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까지 뿌렸지만 제구가 되지 않는 공은 7회까지 단 1점에 그쳤던 삼성 타선에 전혀 위협을 주지 못했다.

삼성 타선을 흔들리는 김서현에게 섣불리 달려들지 않았다. 적시타는 단 하나 없었음에도 8,9회 밀어내기 볼넷으로 4점, 폭투로 1점을 허용하며 승리를 헌납했다.

이미 고교시절 최고 시속 153㎞ 빠른 공을 뿌리며 기대를 모았고 202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당당히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은 1년 선배 문동주(23)와 같은 무려 5억원에 달했다. 2025년 1라운드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고 국가대표 투수로 성장한 정우주(20)의 계약금도 같았다. 그 중에 유독 김서현만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화 이글스 김서현(오른쪽)이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 8회초 2사 만루에서 폭투를 범하고 홈 커버를 들어가고 있다. 그 사이 최형우가 득점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한화 이글스 김서현(오른쪽)이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 8회초 2사 만루에서 폭투를 범하고 홈 커버를 들어가고 있다. 그 사이 최형우가 득점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프로 첫 시즌부터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속 160㎞에 가까운 빠른 공을 뿌렸지만 좀처럼 원하는 곳에 공을 찔러 넣지 못했다. 1군에선 20경기 소화에 그치며 승패 없이 1세이브 평균자책점(ERA) 7.25로 아쉬움을 남겼다.

두 번째 시즌 도중 김경문 감독이 부임하며 양상문 투수코치를 데려왔고 둘은 김서현이 편하게 투구할 수 있도록 도왔다. 자신만의 투구폼을 찾으려는 과정 속에서 구속이 급감했던 김서현은 다시 강속구 투수로 부활했고 시즌 막판 필승조로 맹활약했다.

지난해엔 주전 마무리로 도약했다. 69경기에서 66이닝을 소화하며 2승 4패 33세이브 2홀드 ERA 3.14를 기록했다. 세이브 부문에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양상문 코치는 시즌 종료 후 김서현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레 털어놨다. 지난달 11월 이대호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 [RE:DAEHO]'에 출연해 "제구는 아직도 불안하긴 하다"면서도 "그 정도 공이면 볼넷 하나 주고 삼진, 볼넷 하나 주고 삼진, 또 볼넷 주고 삼진을 잡아도 이닝은 끝난다. 그렇게 야구하자, 씩씩하게 던지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가운데만 보고 던지라고 했다. 서현이가 팔이 낮으니까 가운데에만 던져도 내츄럴 싱킹 패스트볼이 되고 그게 주무기가 된다고 했다. 제구에 대한 스트레스를 별로 안 줬다"고 했다.

그 결과 김서현은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공을 뿌리는 투수로 거듭났다. 그러나 시즌 막판 흔들렸다. 전반기 22세이브를 올리며 ERA 1.55로 막강이었으나 후반기엔 ERA 5.68, 11세이브로 힘을 잃었다. 특히 시즌 막판 정규리그 1위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경기에서 뼈아픈 홈런 2방을 맞고 패전을 떠안은 게 뼈아팠다. 이후 가을야구에서도 마무리로서 좋았던 때의 안정감을 심어주지 못했다.

한화 이글스 김서현이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 밀어내기로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한화 이글스 김서현이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 밀어내기로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양상문 코치는 시즌 막판 부진에 대해서도 "마지막에는 막 던져서 그랬던 게 아니라 막 안 던져서 그랬던 것"이라며 "서현이의 투구 분포도가 1m X 1m라고 한다면 90㎝ X 90㎝가 됐다. 오히려 더 넓게 날아가야 서현이의 특징이 살 수 있는데 좁혀졌다. 제구가 좋아졌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그러다보니까 후반기부터는 홈런도 맞고 어려움을 겪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승은 많이 맞아보며 성장해야 한다고 했지만 너무도 중압감이 큰 무대에서 맞아본 기억이 트라우마가 된 것일까. 김서현은 올 시즌 스트라이크를 던지는데 어려움을 나타내고 있다.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투구를 펼쳤던 14일 경기를 제외하더라도 타자와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4일 경기 전까지도 피안타율은 0.154에 불과했지만 9이닝당 사사구는 12.6개에 달했다. 14일 경기까지 포함하면 21개까지 치솟았다.

올 시즌 삼성에서 가장 위력적인 8회 등판해 최형우, 르윈 디아즈, 류지혁에게 내준 볼넷까진 이해해 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9회초였다. 5-4로 앞선 평소와 같은 세이브 상황에서 다시 등판해 하위 타선을 상대하면서도 안정을 찾지 못했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9번 타자 김재상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김서현은 박승규를 몸에 맞는 공으로 맞춰 만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결국 최형우에게 다시 한 번 볼넷을 허용하며 동점, 이해승을 볼넷으로 내보내 역전을 허용했다.

볼넷 없는 투수는 없다. 아무리 제구가 좋은 투수라도 어려운 승부를 펼치다가 볼넷을 내주기도 하고 제구가 흔들리면 허용할 수 있는 게 볼넷이다.

그러나 세이브 2위를 경험했던 주전 마무리가, 중심 타선은 물론이고 하위 타선과도 제대로 승부를 벌이지 못하고 볼넷을 남발했다는 건 쉽게 지나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김서현에겐 '맞아서 미움 받을 용기'가 필요하다. 물론 지금의 상태로는 마무리 보직을 계속 소화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추격조 등 다른 역할을 맡아서든, 퓨처스리그에서든 자신감을 되찾는 게 가장 첫 번째 해야 할 일이다.

한화 이글스 김서현(오른쪽)이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 9회초 최형우에게 볼넷을 내주고 동점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한화 이글스 김서현(오른쪽)이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 9회초 최형우에게 볼넷을 내주고 동점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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