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최근 상승세를 이끄는 2002년생 배터리 김진욱(24)-손성빈(24)이 티격태격 찐한 우정을 자랑했다.
올 시즌 롯데는 개막 2연승 뒤 7연패로 어렵게 시작했다. 자칫 더욱 수렁에 빠질 수도 있던 팀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 지난 8일 부산 KT 위즈전이었다. 김태형(59) 롯데 감독은 안방에 손성빈을 과감하게 기용하며 반전을 노렸고,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 2021 KBO 신인드래프트 동기 손성빈과 호흡을 맞춘 김진욱은 8이닝(100구) 1실점, 도미넌트 스타트(선발 8이닝 이상 1자책점 이하)로 팀 연패를 깼다.
15일 잠실 LG 트윈스전은 김진욱이 또 한 번 롯데에 확신을 심어준 경기였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과 스트라이크존 경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피칭으로 6⅔이닝 무실점으로 또 한 번 2연패의 롯데를 구해냈다. 특히 리그에서 손꼽히는 좌타자 문보경, 신민재 등을 상대로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정확히는 걸치는 공으로 루킹 삼진을 잡아낸 것이 백미였다. 슬라이더로 2스트라이크를 잡고 비슷한 위치에 직구를 꽂아 넣어 두 타자를 꼼짝 못 하게 했다.
김진욱은 15일 경기 후 "(손)성빈이가 직구 위주로 승부하려 했다. 삼진 대부분이 성빈이가 리드해준 것이다. "(5회말) 신민재 형 잡을 때 사실 나는 커브 하나를 더 가고 싶었다. 그런데 성빈이가 직구 사인을 한 번 더 냈다. 그래서 성빈이를 믿고 던졌다"고 동기에게 공을 돌렸다.
인터뷰 도중 더그아웃 벤치에 어지럽게 놓여 있는 상대 전력 분석 자료도 가지런히 정리한 착한 마음씨다. 이에 김진욱은 "(손)성빈이가 (자료를) 찾을까 봐 혹시 몰라 정리했다"고 답하며 "(손)성빈이 인터뷰나 기사가 나오는 게 있으면 항상 성빈이한테 (링크를) 보내준다. 물론 내가 나오는 기사도 있지만, 성빈이가 좋은 기사 보고 힘냈으면 해서 카톡으로 보내는 것 같다"고 배시시 웃었다.

어떻게 보면 일방통행의 우정 같기도 하다. 김진욱은 "(손)성빈이는 안 보내준다. 아까 내려갈 때도 내가 잘한 게 아니라고 하더라. 집중하라고 해서 '알겠어, 미안해'라고 했다"고 멋쩍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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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날인 16일 당사자인 손성빈에게 이 부분을 정확히 되물었다. 이에 손성빈은 "진짜 뭐만 하면 다 보낸다. 기사든 인스타그램이든 내가 뜬 건 다 보내준다. 진짜 옆에 있는데도 보낸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어 "난 (김)진욱이에게 안 보내는 게 맞다. 나도 진욱이 기사는 본다. 많이 봐서 그런지 알고리즘에도 '사직 스쿠발'이든 뭐든 진욱이가 엄청 많이 뜬다"면서도 "나는 일부러 안 보낸다. 진욱이가 '내가 낸데' 하는 기질이 좀 있다. 그래서 어깨를 올려주면 안 된다. 어제(15일) 내려올 때도 그래서 그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렇듯 항상 웃고 다니는 밝은 성격의 손성빈이다. 하지만 김진욱과 롯데 투수들의 최근 호성적을 묻는 말에는 "우리 투수들이 너무 잘한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좋은 포수는 투수가 만드는 것이라 생각해 내가 잘해서는 아닌 것 같다"고 냉정하게 선을 그었다.
하지만 손성빈이 선발 출전하면서 롯데 마운드의 성적도 좋아진 것이 사실이다. 6경기 7실점으로 롯데 마운드도 짠물 피칭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요즘이다. 이에 손성빈은 "내가 (투수를) 리드한다기보단 전력 분석팀과 배터리 코치님들이 워낙 경기 전 집중해야 할 것들에 포인트를 잘 잡아주신다. 나는 투수에 집중해 당일 컨디션을 빨리 파악하는 데 집중한다. 지금은 결과가 나오고 있긴 한데... 아직은 (기대 이상의 결과에) 나도 의아하다"고 답했다.

김진욱의 최근 호투에도 이유가 있었다. 손성빈은 "(김)진욱이 지난 2경기에서 빠른 공이 워낙 좋았다. 신민재 형이나 문보경 형 삼진을 잡은 공도 확률을 봤을 뿐이다. 앞에 깔려 있던 공의 패턴을 봤을 때 직구가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욱이가 잘 던져서 가능했던 삼진이다. 내가 직구 사인을 냈어도 진욱이가 실투했으면 결과가 좋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보단 진욱이가 더 잘했다는 것이다. 나도 진욱이에 대한 믿음이 있으니까 그렇게 적극적으로 사인을 낼 수 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모처럼 경험하는 연속 출장이다. 체력 소모가 심한 포지션에서 연속 출장은 쉽지 않지만, 24세 젊은 포수는 그 기회에 오히려 감사해했다.
손성빈은 "포수는 확실히 경험적인 부분을 무시하기 어려운 것 같다. 경기에 나가면 나갈수록 경기장 밖에서보다 뛰면서 배우는 것이 엄청나게 큰 것 같다. (비슷한 나이대 포수들처럼) 뛰고 싶어도 못 뛰는 친구들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나는 매일매일 이 기회에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솔직히 지금은 타격보단 수비다. 내가 지금 나가는 건 타격을 잘해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투수에 집중하고 신경 쓴다"라며 "개인 성적보단 안 다치고 우리 팀이 계속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게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