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3)이 전날(4월 30일) 민망했던 주루사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오스틴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으로 LG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LG는 2연승으로 18승 10패를 기록, 2위 자리를 사수했다. NC는 13승 15패로 5할 승률에서 한 발짝 더 멀어졌다.
오스틴의 한 방이 승부를 사실상 결정했다. 3회말 2사에서 천성호가 우중간 외야를 가르는 3루타로 포문을 열고, 오스틴이 토다의 초구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크게 넘겼다. 비거리 122.1m의 시즌 7호포였다. 곧이어 문보경이 볼넷을 고르고 송찬의가 토다의 몸쪽 낮게 들어오는 직구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또 한 번 넘겼다. 비거리 126.7m의 시즌 4호포.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오스틴은 "맞는 순간 감이 왔다. 물론 잠실이라 강한 타구를 만들어도 홈런이 안 되는 경우가 있어 신경은 쓰였다. 하지만 오늘은 바람의 영향도 별로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KBO 4년 차인 오스틴은 올해도 득점권 타율 4할에 육박하는 맹타로 LG 타선을 이끌고 있다. 최근 KT와 1, 2위 다툼에서도 13타수 5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는데 전날은 하마터면 팀을 4연패에 빠트릴 뻔했다.

상황은 LG가 3-5로 지고 있는 8회초 무사 2, 3루였다. 당시 선두타자 천성호가 중전 안타, 오스틴이 좌익선상 2루타로 무사 2, 3루를 만들었다. 뒤이은 문보경이 한승혁의 초구를 노려 좌전 안타를 만들었는데 3루 주자 천성호가 홈을 밟고, 2루 주자 오스틴도 홈으로 쇄도했다. 하지만 3루를 지난 오스틴은 속도를 주체 못하고 넘어졌다.
넘어진 오스틴은 홈으로 가는 것이 아닌 귀루를 시도하면서 1루 주자 문보경에게 2루 진루를 도왔다. 오스틴이 태그아웃당하고 후속 타자 송찬의가 3구 삼진을 당하며 추격 분위기가 식을 뻔했다. 하지만 박해민과 구본혁이 연속 적시타를 터트리며 단숨에 역전에 성공해 오스틴의 주루사는 묻힐 수 있었다.
오스틴은 "KT위즈파크 우익수 방면에 아파트가 하나 있다. 거기에 저격수가 사는 것 같다. 내가 3루를 도는 순간 다리를 저격해 맞춘 것 같다. 정말 먼 곳이라 어려웠을 텐데 엄청 노련한 저격수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물론 농담이었다. 오스틴은 "더 진지하게 말씀드리면 사실 매 경기 출전하면서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었다. 어제도 홈으로 들어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열심히 뛰었는데 다리에 갑자기 힘이 풀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그 상황이 나왔을 땐 나도 나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다. 하지만 막상 경기도 이기고 다시 그 플레이를 보니까 웃음도 났다. 때로는 야구를 하면서 웃을 때도 있어야 하지 않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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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과 LG 선수단은 오스틴의 3루 귀루에 대해 이날 경기 전 팀 미팅을 가져 재발되지 않도록 했다. 이에 오스틴은 "일단 그때는 나도 홈으로 승부를 한 줄 알았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귀루를 선택했는데 리플레이를 보니 홈으로 갔으면 살았을 것 같다. 내 나름대로 문보경이 1루에서 2루까지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뭐 그래도 다시 보니 웃기긴 하다"고 해맑게 웃었다.
지난해 오스틴은 KBO 온 뒤 부상으로 최소 경기인 116경기만 소화했다. 그 경기에서도 31홈런 95타점을 때려내며 제 몫을 했다. 그러나 스스로 풀타임 출장을 목표로 이번 오프시즌부터 체력 단련에 힘썼다.
오스틴은 "계획대로 되고 있다.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내가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거기에 나 스스로 책임감을 느꼈고, 오프시즌 때 잘 준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아 기분 좋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매일 경기를 뛰며 컨디션을 유지하는 걸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매일 부상 없이 경기를 치르는 게 팀이 승리하는 확률을 높인다고 생각한다. 최근 팀 자체로 불운하고 힘든 경기들이 많았지만, 모든 선수가 파이팅 있게 경기를 잘 치렀다. 앞으로도 팀 전체적으로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