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수치' 손흥민 떠나고 '와르르', 토트넘 "축제할 때냐... 부끄러워해야" 턱걸이 잔류→분노의 일갈

'최악의 수치' 손흥민 떠나고 '와르르', 토트넘 "축제할 때냐... 부끄러워해야" 턱걸이 잔류→분노의 일갈

박건도 기자
2026.05.25 13:26
토트넘 홋스퍼가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에서 에버턴을 1-0으로 꺾고 승점 41점으로 17위를 지켜내며 극적인 1부 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그러나 영국 현지 매체 'BBC'는 이를 축제가 아닌 치욕으로 표현하며, 구단 전체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팬들 역시 구단 수뇌부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펼쳤고, 매체는 감독 선임 실패와 선수들의 태만 등을 몰락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제임스 매디슨과 미키 판 더 펜이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 38라운드 에버턴과 홈 경기 승리 후 잔류가 확정되자 포옹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제임스 매디슨과 미키 판 더 펜이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 38라운드 에버턴과 홈 경기 승리 후 잔류가 확정되자 포옹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냥 웃을 때가 아니다. 토트넘 홋스퍼가 리그 마지막 날 극적인 잔류에 성공하며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영국의 현지는 이를 축제가 아닌 치욕이라 표현했다.

영국 매체 'BBC'는 25일(한국시간) "토트넘의 잔류 축제는 수치스러운 시즌을 가릴 수 없다. 역사상 가장 굴욕적인 강등 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난 것에 대해 기뻐할 게 아니라 구단 전체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집중 조명했다.

토트넘은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 38라운드 에버턴과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41점(10승 11무 17패)이 된 토트넘은 강등 마지노선인 17위를 지켜내며 극적인 1부 잔류에 성공했다. 반면 최종전에서 리즈 유나이티드를 3-0으로 대파하며 마지막까지 추격했던 18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승점 39점에 그쳐 번리,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함께 다음 시즌 잉글랜드챔피언십(2부)으로 강등됐다.

토트넘의 잔류를 이끈 구세주는 전반 43분에 터진 주앙 팔리냐의 결승골이었다. 팔리냐의 득점이 터지자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응원단과 격렬하게 환호했고, 백업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에게 럭비 태클을 당하는 진풍경까지 연출했다. 손흥민(현 LAFC)이 뛰었던 지난 시즌에 이은 2연속 17위 턱걸이 생존이다.

벼랑 끝 생존에 성공하자 경기장에는 토트넘의 오랜 응원가인 '글로리 글로리'가 울려 퍼졌지만, 영국 현지 매체는 어색하고 황당한 축제 분위기를 냉정하게 꼬집었다. 'BBC'는 토트넘 팬들이 잔류 확정 후 "우리가 잔류했다"고 연호하는 모습을 보며 선수들은 기쁨 뒤에 곧바로 수치심을 느꼈어야 했다고 지적하며 "그 구호는 통상 강등권 쟁탈전을 벌이는 약체 팀들의 전유물이다. 이런 단어가 토트넘 스타디움에 울려 퍼진 것 자체가 구단 전체에 울리는 거대한 경종이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로테르트 데 제르비 감독이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 38라운드 에버턴과 홈 경기 승리 후 관중들에게 박수치고 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로테르트 데 제르비 감독이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 38라운드 에버턴과 홈 경기 승리 후 관중들에게 박수치고 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실제로 팬들의 기쁨은 분노로 빠르게 교차했다. 관중들은 구단 수뇌부와 소유주를 겨냥해 "약속된 성공, 배달된 실패. ENIC 아웃"이라는 대형 현수막을 펼쳤다. 매체는 "최고의 경기장을 보유하고, 열성적인 팬들을 가졌으며,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과 약 7400만 파운드의 막대한 이익을 챙긴 구단이 어떻게 2부 강등 직전까지 몰릴 수 있는가"라며 "정답은 피치 안팎에서 저지른 최악의 결정들과 감독 선임 실패, 선수들의 태만"이라고 일갈했다.

토트넘의 올 시즌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지난해 여름 팀의 기둥이자 주장이었던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이적한 뒤 몰락이 시작됐다. 새롭게 출발한 토마스 프랭크 감독 체제는 성적 부진으로 8개월 만에 막을 내렸고, 후임 이고르 투도르 감독 역시 7경기에서 5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남긴 채 단 44일 만에 경질됐다.

벼랑 끝에서 팀을 구한 소방수는 데 제르비 감독이었다. 데 제르비 체제로 재편한 토트넘은 울버햄튼과 아스톤 빌라 원정 승리를 차례로 이끄는 등 팀을 잔류로 이끌었다. 잔류 확정 후 데 제르비 감독은 "이제 잔류를 확정했으니 오늘 밤 8~9시부터 곧바로 다음 시즌 준비에 착수해 톱클래스 팀을 만들 것"이라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미키 판 더 펜은 "2년 연속 17위로 시즌을 마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같은 날 토트넘의 북런던 앙숙인 아스널은 크리스탈 팰리스를 꺾고 22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라이벌이 잉글랜드 정상에서 포효하는 날, 토트넘은 간신히 17위 턱걸이 잔류를 확정 짓고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매체는 "이번 시즌 토트넘에게 글로리는 없다. 부끄러운 감정만이 남았을 뿐이다. 잔류의 기쁨이 분노의 심판으로 바뀌기 전에 당장 오늘부터 구단 전체를 뜯어고치는 전면적인 조사가 시작되어야 한다"며 혹평을 쏟아냈다.

데얀 클루셉스키(왼쪽)와 주앙 팔리냐가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 38라운드 에버턴과 홈 경기가 끝난 뒤 포옹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데얀 클루셉스키(왼쪽)와 주앙 팔리냐가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 38라운드 에버턴과 홈 경기가 끝난 뒤 포옹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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