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러에게 싱커, 산체스에게 체인지업 배웠다" KBO 1순위 후보 박찬민은 '왜' 미국으로 향했나 [인터뷰]

"휠러에게 싱커, 산체스에게 체인지업 배웠다" KBO 1순위 후보 박찬민은 '왜' 미국으로 향했나 [인터뷰]

김동윤 기자
2026.06.1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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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고 우완 에이스 박찬민이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20만 5000달러에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맺고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박찬민은 필라델피아의 장기적인 선수 관리 시스템과 적극적인 영입 의사에 마음이 움직여 미국 직행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필라델피아를 방문한 박찬민은 잭 휠러와 크리스토퍼 산체스 등 현역 메이저리거들로부터 기술적인 조언을 받으며 성공에 대한 포부를 다졌다.
광주일고 박찬민이 최근 광주일고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광주일고 박찬민이 최근 광주일고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필라델피아 구단이 지난 5월 24일 공개한 박찬민의 계약식 모습. /사진=필라델피아 필리스 공식 SNS 갈무리
필라델피아 구단이 지난 5월 24일 공개한 박찬민의 계약식 모습. /사진=필라델피아 필리스 공식 SNS 갈무리

올해 고교 최대어로 불리던 광주일고 우완 에이스 박찬민(18)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도전에 나섰다.

박찬민은 최근 광주일고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내가 원하는 건 필라델피아가 다 맞춰줬다. 금액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몸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성장시킬지까지 신경 써줬다. 특히 선수를 장기적으로 보고 관리해주려는 시스템에 가장 끌렸다"고 미국 직행 이유를 밝혔다.

지난달 24일 MLB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한국 출신 우완 유망주 박찬민과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금은 120만 5000달러(약 18억 원)로 박찬민을 영입하기 위해 대만 출신 유망주와 계약을 보류하고, 마이너리그 소속 선수 2명을 트레이드하는 등 국제 아마추어 계약금 한도를 확보하는 데 공을 들였다.

국내외 스카우트들로부터 현시점까지 올해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이기도 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기준 키 191㎝, 몸무게 94㎏의 건장한 체격에서 나오는 최고 시속 151㎞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모두 효과적으로 구사한다.

김도영(23·KIA 타이거즈) 이후 전라 지역에서 모처럼 나온 대형 재능이라는 평가다. 만약 한국에 잔류했다면 올해 9월 열릴 2027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를 다툴 수 있었다.

필라델피아 구단이 지난 5월 24일 공개한 박찬민의 계약식 모습. /사진=필라델피아 필리스 공식 SNS 갈무리
필라델피아 구단이 지난 5월 24일 공개한 박찬민의 계약식 모습. /사진=필라델피아 필리스 공식 SNS 갈무리
광주일고 박찬민이 최근 광주일고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광주일고 박찬민이 최근 광주일고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KBO 스카우트 A는 "박찬민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투수다. 선발과 중간 어디든 가능할 만큼 제구에 대한 감각이 있다. 감각적인 부분이 좋다 보니 직구, 슬라이더, 커브도 곧잘 구사한다"고 호평했다.

또 다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B 역시 "박찬민은 좋은 신체 조건에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슬라이더가 주 무기인데 체인지업, 커브 다 좋다. 아무래도 제구가 되다 보니 경기 운영도 좋다. 제구력이나 구속 모두 하현승(18·부산고)보다 낫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KBO 구단들의 숱한 관심에도 박찬민은 한국 잔류가 아닌 미국 직행을 선택했다. 최근 미국으로 향한 고교 유망주 중에도 이미 국내로 복귀한 사례가 나왔고, 고교 졸업 후 곧장 미국 무대에 도전한 선수들의 성공 확률은 여전히 높지 않다. 하지만 박찬민은 자신의 미래를 장기적으로 바라본 필라델피아의 청사진에 마음이 움직였다.

박찬민은 "지난 겨울까지만 해도 KBO리그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시즌 들어가면서 필라델피아 쪽에서 적극적으로 나를 원했다. 고민은 딱히 길지 않았다. 정말 대우를 잘해주셨고, 이렇게 나를 원한다면 도전해도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구단이 지난 5월 24일 공개한 박찬민의 계약식 모습. /사진=필라델피아 필리스 공식 SNS 갈무리
필라델피아 구단이 지난 5월 24일 공개한 박찬민의 계약식 모습. /사진=필라델피아 필리스 공식 SNS 갈무리
광주일고 박찬민이 최근 광주일고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광주일고 박찬민이 최근 광주일고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어릴 때부터 메이저리그를 보며 야구선수를 꿈꿨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사회인야구를 하는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1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박찬민의 눈에 일찍 들어온 선수도 TV 속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였다.

박찬민은 "어릴 때부터 오타니 선수를 좋아했다. 2016년부터 봤는데 오타니 선수가 처음 미국 가서는 투·타 모두 잘하지 못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난 그때도 좋아했다. 투수로서 모든 걸 닮고 싶었고, 무엇보다 인성이 바른 선수라 멘탈적으로 닮고 싶었다"고 미소 지었다.

필라델피아를 직접 방문했을 때는 반신반의했던 마음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박찬민의 계약 당일 잭 휠러(36), 애런 놀라(33), 크리스토퍼 산체스(30) 등 메이저리거들이 직접 그를 반기고 조언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휠러는 두 차례 사이영상 2위에 오른 올스타 투수, 놀라는 필라델피아 프랜차이즈 스타다. 산체스는 지난해 사이영상 2위이자,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에 5이닝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던 투수다.

박찬민은 "필라델피아 라커룸에도 갔는데 모든 투수가 반겨줬다. 다들 나를 후배라고 생각하고 뭐든 알려주려고 했다. 산체스 선수는 자신도 어렸을 때 미국에 왔는데 너도 할 수 있다면서 체인지업을 알려주고 격려해줬다"고 전했다.

이어 "놀라 선수는 몸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줬다. 원래 메이저리그 볼 때는 뉴욕 메츠와 LA 다저스 두 팀을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필라델피아가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위쪽부터 잭 휠러, 애런 놀라, 크리스토퍼 산체스. /AFPBBNews=뉴스1
위쪽부터 잭 휠러, 애런 놀라, 크리스토퍼 산체스. /AFPBBNews=뉴스1
광주일고 박찬민(왼쪽)과 김선빈이 최근 광주일고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광주일고 박찬민(왼쪽)과 김선빈이 최근 광주일고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잠깐의 조언에도 훈련법과 디테일이 남달랐다. 박찬민은 "휠러 선수는 싱커를 배웠고 투구 밸런스에 대한 고민도 물어봤다. 선발 투수는 5일 턴이 있지 않나. 휠러 선수는 그때마다 자신이 발전하고 싶은 걸 정해 계속 시도하라고 했다. 또 마침 그날은 휠러 선수가 불펜 피칭을 하는 날이었다. 제구가 너무 좋아서 그 방법을 물어봤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휠러는 (메츠 시절) 제이콥 디그롬에게 많이 배웠다고 했다. 디그롬은 매번 몸을 풀 때 아웃 코스에 10개를 던지고 시작한다고 한다. 엄청나게 던지기 어려운 코스인데, 무조건 10개를 먼저 던진다. 잘 들어가야 다른 변화구도 연습을 시작한다고 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필라델피아의 박찬민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됐다. 당분간 박찬민은 공을 던지지 않고 한국과 미국을 오고 가며 완전한 회복과 신체적인 성장에 집중한다. 필라델피아는 이 과정에 필요한 모든 항공편을 지원한다. 유망주들과 함께 지낼 숙소와 적응을 위한 통역도 이미 마련했다. 이에 함께 있던 짝꿍이자 포수 김선빈(18)도 안심했다. 김선빈은 "(박)찬민이가 자랑스럽다. 가면 외롭고 힘들 수 있는데 이겨내야 성공한다"고 응원했다.

"열심히 잘해보겠다"고 화답한 박찬민은 "필라델피아에서 식단부터 한국과 미국에서 어떻게 훈련을 해야 할지 다 정해줬다. 영어도 배우고 있다. 아직 고등학교 졸업하고 미국 가서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하는 데 꼭 성공해서 다른 길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필라델피아 구단이 지난 5월 24일 공개한 박찬민의 계약식 모습. /사진=필라델피아 필리스 공식 SNS 갈무리
필라델피아 구단이 지난 5월 24일 공개한 박찬민의 계약식 모습. /사진=필라델피아 필리스 공식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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