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3)이 홈런왕 라이벌 KIA 타이거즈 김도영(23)을 한껏 존중했다.
LG는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KIA에 8-2로 승리했다.
이 경기는 상위권 팀 간 맞대결도 맞대결이지만, 오스틴과 김도영 두 사람의 홈런왕 경쟁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경기 전까지 오스틴과 김도영은 각각 19홈런으로 리드 선두를 달리고 있었고, 3위권과 격차가 4~5개로 차이가 있었다.
시작은 오스틴이었다. 오스틴은 1회초 2사에서 1B2S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시라카와 케이쇼의 커브를 걷어 올려 좌측 스탠드 상단에 꽂았다. 비거리 125m의 시즌 20호 포였다.
김도영도 이에 질세라 세 타석 만에 홈런을 신고했다. 김도영은 6회말 주자 없는 1사 상황에서 라클란 웰스의 하이 패스트볼을 통타해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맞자마자 넘어간 걸 직감한 비거리 130m의 장외 홈런이었다.
이때 1루수 오스틴의 표정이 묘했다. 중계화면에는 오스틴이 자신의 앞으로 지나가는 김도영을 향해 조용히 손뼉을 치는 장면이 잡혔다. 경쟁자를 축하하면서 홈런을 맞은 팀 동료 웰스도 배려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2023년 LG로 입단해 한국 KBO 리그에 발을 디딘 오스틴은 올해 LG 구단 최초 역사에 도전하고 있다. 그동안 LG는 정규시즌 리그 MVP와 홈런왕을 배출하지 못한 KBO 구단이다. 드넓은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쓴 것이 이유였지만,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선수가 꾸준히 나오지 못한 탓도 컸다.
오스틴은 그런 LG의 갈증을 해소해줄 후보로 꼽힌다. 4시즌 연속 3할 타율에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장타력 그리고 뛰어난 클러치 능력까지 갖췄다. 오스틴은 이번 홈런으로 LG 구단 외국인 최초이자 KBO 역대 5번째로 4시즌 연속 20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또한 16일 경기 종료 시점 66경기 타율 0.356(261타수 93안타) 20홈런 64타점 56득점 1도루, 출루율 0.428 장타율 0.667 OPS(출루율+장타율) 1.095를 기록하면서 대다수 타격지표 최상위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고 있다. 44홈런 페이스로 타율 3위, 홈런 공동 1위, 출루율 5위, 장타율 1위, 타점 2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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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은 최원준(29·KT 위즈), 강백호(27·한화 이글스) 등과 함께 오스틴의 타이틀 도전을 위협할 몇 안 되는 선수로 여겨진다. 그런 라이벌이 홈런을 쳤음에도 오스틴은 오히려 즐겼다.

경기 후 오스틴은 김도영의 홈런에 "사실 어느 정도 예상했다. 김도영 선수와 선의의 경쟁이 내게도 좋은 영향을 준다. 김도영 선수가 대단한 홈런을 쳤기 때문에 그 부분은 함께 축하하고 싶다"고 답했다.
높은 관심에도 어디까지나 자신은 LG 소속임을 잊지 않았다. 이날 오스틴은 7회초 1사 1, 3루 우전 1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적재적소에 타점을 올리는 오스틴에 다른 LG 타자들도 선발 전원 안타로 부응하면서 KIA에 8-2로 승리하고 3연승을 달렸다. 덕분에 선발 투수 라클란 웰스도 6이닝 3피안타(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4승(2패)째를 챙겼다.
오스틴은 "정말 기분 좋은 승리였다. 시리즈를 시작하는 경기로 최고의 경기였다. 타격도 잘됐고, 웰스 선수도 최소 실점으로 경기를 잘 막아줘서 무난하게 승리할 수 있었다"고 팀원들을 챙겼다.
이어 "4시즌 연속 20홈런도 정말 멋진 기록이지만, 개인 기록보단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 더 만족스럽다. 또 홈런왕 경쟁 구도가 조명되고 있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팀 승리와 우승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