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첫 피홈런의 아픔, 그러나 전혀 기죽지 않고 더 매서운 승부욕을 불태웠다.
키움 히어로즈의 '슈퍼 루키' 박준현(19)은 지난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상대 4번타자 나성범(37)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데뷔 후 9경기, 43이닝, 187번째 타자 만에 처음으로 맞은 홈런이었다.
0-0으로 맞선 3회초 박준현은 2사 후 김도영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다. 그러고 나성범에게 볼카운트 1-1에서 시속 153㎞ 직구를 던져 오른쪽 담장을 넘는 홈런을 얻어맞았다. 나성범의 시즌 14호이자 비거리 140m의 대형 아치였다. 그러나 박준현은 침착하게 후속 타자 카스트로를 삼진으로 잡아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나성범과의 다음 승부가 관심을 모았다. 5회초 2사 1, 2루 위기 상황이었다.
박준현은 초구에 시속 157㎞ 직구(볼)를 뿌렸다. 이날 경기의 최고 구속이었다. 2, 3구는 낮게 떨어지는 143, 146㎞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4구와 5구는 다시 연달아 157㎞ 강속구. 스트라이크존 위쪽을 살짝 벗어나 볼카운트는 3-2가 됐다. 마지막 6구째 역시 155㎞ 직구. 타자 몸쪽으로 낮게 떨어져 결국 볼넷을 허용했다.
데뷔 첫 피홈런을 안긴 타자를 다시 상대하면서 전혀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앞서 홈런을 맞았던 직구로 정면승부를 택한 것이다. 프로 무대에 갓 발을 디딘 열아홉 살 새내기답지 않은 자신감과 승부욕이었다.

박준현은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카스트로를 상대로도 156, 157㎞ 직구를 잇달아 던진 뒤 4구째에 145㎞ 슬라이더로 2루 땅볼을 유도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투구수 100개를 넘기면서도 강속구를 씽씽 뿌렸다.
이날 경기 성적은 5이닝(102구) 3피안타(1홈런) 2실점 5볼넷 5탈삼진. 팀이 3-7로 져 박준현은 시즌 3패(1승)째를 당했다. 9경기에서 45⅓이닝을 던지며 30볼넷 40탈삼진,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 중이다.
2026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계약금 7억원을 받고 키움에 입단한 박준현은 지난 4월 26일 1군 데뷔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5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냈다. 이어 5월 17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6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6월 17일 삼성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의 안정된 투구를 펼쳤다.

설종진(53) 키움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박준현에 대해 "점점 진화하고 있다. 생각보다 더 많이 성장하는 모습이 보이고 선수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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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기대주를 각별하게 관리해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설 감독은 "이제 부상이 없도록 이닝 수를 조절해주는 게 팀의 몫이다. 무리하지는 않고 꾸준하게 갈 생각"이라며 "매경기 투구수는 100개 정도로 하고, 시즌 합계도 100이닝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계획을 짰으므로 거기에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볼 배합에 대해 벤치 사인은 나가지 않고 있다"며 "박준현도 경기 운영 면에서 신인답지 않게 스스로 잘 헤쳐나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믿고 맡기고 있다"고 신뢰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