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를 오는 22일 개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선수로 나섰던 손흥민(LAFC)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을 참고인으로 채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청문회가 열리는 건 결국 월드컵 부진이나 결과보다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등 축구협회의 후진적인 행정이 본질적인 문제인데, 협회 행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선수들에게 청문회 출석을 요구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국회 문체위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등을 의결하고, 22일 축구협회 청문회를 열기로 확정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정 위원장은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와 대한축구협회 운영 실태 전반에 나타난 여러 문제점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현안을 점검하고 협회 정상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정부가 문화체육관광부 주도의 'K-축구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킨 가운데, 국회에서도 이미 축구협회에 대한 청문회 등을 예고한 바 있다. 그리고 실제 이날 회의를 통해 축구협회에 대한 청문회 일정이 확정되면서 축구협회는 더욱 궁지에 내몰리게 됐다.

증인과 참고인도 이날 채택됐다. 증인은 대한축구협회 전·현직 인사 13명으로 이뤄졌다. 정몽규 전 회장을 비롯해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이용수·김병지 현 부회장, 김정배 전 상근부회장, 최영일·박항서 전 부회장, 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김승희 현 전무이사, 김진규 전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 전한진 대한축구협회 매니저가 채택됐다.
국회는 이날 정몽규 전 회장에게 대한축구협회 운영과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 관련, 사퇴 배경과 시점의 적절성 등을 물을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에 대한 신문 요지는 선임 절차의 정당성, 월드컵 부진 원인 및 경기 운영 책임, 조기 귀국 후 미국 재출국 경위 등이다.
또 홍명보 감독 선임 당시 불거졌던 공정성 논란 등과 관련해 이임생 전 이사와 김정배 전 상근부회장 등도 출석할 예정이다. 이밖에 김병지 부회장에겐 대한축구협회 운영 실태뿐만 아니라 최근 논란이 됐던 축구 세금경제학 논리 발언, 김진규 코치에게는 홍명보 감독의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팀 운영을 묻기로 했다. 증인들은 정당한 사유가 담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는 한 반드시 청문회에 출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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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증인보다 더욱 눈길이 가는 건 '참고인 명단'이다. 그나마 K-축구 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지성 국제축구연맹(FIFA) 분과위원·유승민 대한체육회장, 그리고 혁신위 위원인 박주호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과 이영표 전 국가대표는 혁신위 차원에서 참고인 출석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실제 신문 요지 역시 '혁신위 차원의 개혁안 논의 내용'이다.

문제는 현 축구 국가대표인 손흥민과 황희찬도 함께 참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임오경 의원의 신청에 따른 참고인 채택이다. 신문 요지는 '월드컵 경기 성과 및 대표팀 관련'이다. 구체적인 질문의 내용은 알 수 없으나, 표면상 이번 사태의 본질인 대한축구협회 행정이나 시스템 등과 관련해 의미 있는 질문과 답변이 오갈 주제는 아니다. 축구협회, 그것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과 전반적인 행정에 대한 청문회 자리에 선수들을 부르는 것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거센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나마 참고인은 출석 의무가 없는 데다, 마침 이들의 출석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손흥민은 청문회 전후로 소속팀 LAFC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경기들이 예정돼 있다. 손흥민 스스로 청문회 출석에 대한 의지가 아주 커 소속팀에 양해를 구하지 않는 한, 일정상 출석은 불가능하다. 새 시즌 거취가 미정이긴 하나 황희찬의 소속팀 울버햄프턴 역시 이미 프리시즌이 시작됐다. 현지시간으로 22일엔 프리시즌 첫 경기도 예정된 상태다.
결국 여러 정황상 선수들이 청문회에 출석할 가능성은 희박하고, 현실적으로 출석 자체도 쉽지 않다. 설령 출석하더라도 이번 청문회 본질과는 거리가 먼 질문과 답변이 오갈 가능성이 컸을 상황이기도 했다. 손흥민과 황희찬 등 선수들에 대한 출석 요구 배경 자체만으로 국회 문체위를 향한 비판 목소리가 커진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증인으로 채택된 홍명보 감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청문회 출석 의사를 직접 밝혔다. 현재 미국 LA에 머무르고 있는 홍 감독은 "제가 감당해야 할 책임 역시 저 혼자 끝까지 감당하겠다. 국민 여러분 앞에서 제가 알고 있는 사실은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며, 어떠한 질문도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