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스 히딩크(80·네덜란드)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2002 한일 월드컵을 돌아보며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 특히 이탈리아와 16강전 당시 주심이었던 비론 모레노(에콰도르) 심판이 한국에 유리한 판정을 내렸다는 취지의 노골적 질문에는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은 9일(한국시간) 공개된 이탈리아 저명 기자 잔루카 디마르지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2년에는 하루하루 매우 강도 높게 준비했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2위에서 20위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며 "월드컵을 앞두고 준비가 잘 이뤄졌고,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최고의 팀이었다. 체력 면에서는 우리가 우위에 있었고, 유럽 팀들은 우리를 상대로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돌아봤다.
'유럽 팀들이 애를 먹었다'는 표현에 디마르지오 기자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그 예일 것"이라며 "모레노 주심은 심판복 안에 한국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노골적으로 편파 판정 의혹을 제기했다. 이탈리아 축구계에서는 한일 월드컵 16강전 당시 한국전 패배를 모레노 심판의 편파 판정 탓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에 히딩크 감독은 곧바로 "그 질문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특정한 쪽으로 치우친 시각이 드러나기 때문"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이어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전반전에 팔꿈치로 상대를 가격했을 때 크리스티안 비에리는 이미 경고를 받았어야 했는데 모레노는 그걸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히딩크 감독은 "심판을 탓하는 건 쉬운 일이다. 당시 이탈리아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팀이었다. 대단하고, 또 대단한 선수들의 이름을 돌아보라"면서도 "그 정도 전력이라면 한국을 완전히 압도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손쉽게 이겼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결승골을 터뜨린 안정환이 페루자에서 방출되는 등 비판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히딩크 감독은 "졌다면 당당하고 신사답게 행동해야 했다. 이탈리아는 과연 그랬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시 이탈리아는 그런 스타들을 데리고 90분 안에 (한국을) 이겼어야 했다. 지고 난 뒤 나중에 불평해서는 안 된다. 인터뷰를 통해 나를 자극해 어떤 반응을 끌어내려는 것 같은데, 내 답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