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새 외국인 투수 마이크 클레빈저(36)가 KBO 리그 데뷔전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클레빈저는 16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2피안타 3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NC는 이후에도 경기를 뒤집지 못하며 LG에 2-9로 패했다. 3연패에 빠진 6위 NC는 59승 2무 62패로 같은 날 승리한 5위 두산 베어스(64승 4무 60패)와 승차가 4.5경기 차로 더 벌어졌다.
클레빈저는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MLB) 통산 164경기에서 60승 44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한 베테랑 우완이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랐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으나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고 지난달 7일 방출됐다. 그런 클레빈저에게 NC가 손을 내밀었다. NC는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커티스 테일러(31)의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로 클레빈저와 지난 12일 총액 7만 5000달러(약 1억 원)에 계약했다.
NC에도 여유는 없었다. 치열한 5강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다. 한 달 넘게 소속팀이 없었던 투수에게 충분한 적응 기간을 줄 수도 없었다. 13일 한국에 입국한 클레빈저는 14일 처음 창원NC파크 마운드를 밟았고 불과 이틀 뒤 실전에 투입됐다.

하루 전(15일) 이호준(50) NC 감독도 "조금 강행군이긴 하다"면서도 "우리에게는 지금 시간을 두고 몸을 만들 여유가 없다. 그렇게 하면 중간 투수들이 계속 과부하에 걸린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클레빈저가 팀 없이 지내는 동안 꾸준히 공을 던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클레빈저 역시 "일주일에 5일씩 훈련했고 불펜 피칭과 시뮬레이션 이닝도 소화했다"며 실전 준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제한 투구 수는 60개였고 결과적으로 클레빈저는 50구로 3이닝을 책임졌다. 그래도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이날 클레빈저는 포심 패스트볼(20구)에 커터(13구), 체인지업(9구), 스위퍼(7구), 투심 패스트볼(1구)까지 5가지 구종을 섞었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50㎞까지 찍혔다.
첫 이닝부터 자신의 색깔을 드러냈다. 홍창기에게 초구 시속 149㎞ 포심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꽂은 뒤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6구 승부 끝에 좌익수 뜬공. 박해민에게는 체인지업을 연달아 던져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오스틴 딘에겐 초구 스위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공 3개 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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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에는 KBO 리그의 만만치 않은 맛도 봤다. 송찬의를 공 3개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문정빈에게 볼넷, 오지환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해 1사 1, 3루에 몰렸다. 구본혁의 스퀴즈 번트 때 자신에게 굴러온 타구를 잡았지만, 홈 승부 대신 침착하게 1루로 던져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박동원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으나 추가 실점은 막았다.

3회에도 박해민에게 우전 안타, 오스틴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포수 김형준이 2루로 향하던 박해민을 잡아내며 위기를 덜어줬고 송찬의를 땅볼로 처리하며 자신의 첫 KBO 등판을 마쳤다.
압도적이지는 않았다. 3이닝 동안 볼넷을 3개나 내줬고 이 감독이 기대했던 5이닝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대로 입국 사흘 만에 사실상 적응 과정 없이 치른 첫 실전에서 최고 시속 150㎞의 포심과 4가지 변화구를 던지며 1실점으로 버텼다.
NC가 영상을 통해 확인했던 체인지업과 커터, 스위퍼도 모두 꺼내 보였다. 이 감독은 "첫째는 체인지업이 좋다. 한국에는 왼손 타자가 많다. 영상에서 본 만큼만 던져준다면 타자들이 치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계약 기간은 고작 6주다. 선발로 계속 쓰인다면 클레빈저에게 남은 등판은 많아야 3번이다. NC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KBO 리그 규정상 클레빈저는 가을야구 무대에 설 수 없다. NC 역시 18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클레빈저와 동행은 어떤 결말을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