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전주, 고성환 기자] 이승우(28, 전북 현대)가 또 한 번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아쉬움을 담담하게 삼켰다. 로베르트 모레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직접 지켜보는 앞에서 90분을 소화한 그는 결국 소속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전북 현대는 16일(한국시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2027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에서 가시와 레이솔(일본)을 2-1로 격파했다.
이로써 전북은 8년 만에 다시 만난 가시와를 또 한 번 제압하며 대회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지난 2018년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3-2로 승리했던 전북은 안방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ACLE 여정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쉽지만은 않은 승리였다. 전북은 전반전 가시와의 강한 전방 압박과 세밀한 패스 플레이에 고전했고, 전반 30분 유바 겐신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하지만 후반 3분 티아고의 헤더로 균형을 맞춘 뒤 후반 24분 교체 투입된 이탈로가 환상적인 돌파에 이은 슈팅으로 역전골을 뽑아냈다.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격한 이승우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비록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공격을 연결했다. 전방 압박으로 공을 끊어내며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승우는 "되게 재미있었던 것 같다. 새로운 팀, 새로운 전술을 상대했다. 한국에서는 거의 다 비슷한 전술을 상대하는데 새로운 팀과 새로운 전술을 만나니까 뭔가 더 재미있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특히 가시와의 세밀함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이승우는 "일본 선수들이 기술이나 패스 같은 부분이 되게 좋다. 그래서 전반전에는 상당히 힘들었다"라며 "그래도 후반에는 선수들이 잘 대응했다. 홈에서 하는 경기라 꼭 이기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승리할 수 있던 이유 같다 "고 돌아봤다.
가시와의 압박을 직접 겪어본 소감은 어떨까. 이승우는 "상대 선수들이 우리에게 잘 대응해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당연히 어렵다. 이렇게 강하게 압박을 오고, 2명 3명씩 쌓아서 오면 공격수로서 힘들다. 그래도 전반에 상대가 무리했던 게 후반에 우리가 조금은 편안하게 할 수 있게 된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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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축구의 차이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이승우는 "기본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는 것 같다. 실수가 없고 패스의 강약 조절도 섬세하다"라며 "한국은 아직 더 많이 뛰고 강하게 부딪히는 경향이 있다면 일본은 전술적인 부분에서도 확실히 섬세하게 플레이하는 것 같다. 상대 감독님도 스페인 출신이라 패스 축구를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일본 팀은 기본적인 실수를 잘 안 한다. 되게 쉽게 하는 걸 잘한다. 어렵게 하지 않아도 되는 걸 쉽게 쉽게 한다. 한국에서 하지 않는 전술을 처음 상대하다 보니까 초반엔 어려움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최근 대한민국 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잡은 모레노 감독도 방문했다. 그는 9~10월 A매치 30인 소집 명단에 포함된 송범근과 김태현, 조위제를 직접 체크했다. 올 시즌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이승우는 뽑히지 못했다.
대표팀 이야기가 나오자 이승우는 "이제는 너무 많이 말했던 것 같다"고 씁쓸히 말했다. 또한 그는 "(파울루) 벤투 감독님 있을 때부터 계속 같은 생각이다. 당연히 아쉽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결과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전북에서 더 잘해야 기회가 찾아올 테니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담담히 다음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