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승부수' 대기업 대신 태극마크, 안정된 직장 대신 테크볼 택했다...이준석, 7경기 무실세트 질주로 최소 은메달 확보

'인생 승부수' 대기업 대신 태극마크, 안정된 직장 대신 테크볼 택했다...이준석, 7경기 무실세트 질주로 최소 은메달 확보

OSEN 제공
2026.09.1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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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자이드 에이단의 기권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결승 진출로 이준석은 대한민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메달이자 한국 테크볼 사상 첫 아시안게임 메달인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대기업 정규직 계약까지 포기하고 사비로 훈련해온 이준석은 오는 20일 이라크의 알리 잘릴 메즈헤르 알레야위를 상대로 금메달에 도전한다.

[OSEN=정승우 기자] 대기업 생산직으로 일하면서 훈련했고 정규직 계약까지 포기했다. 사비를 들여 헝가리로 떠났던 이준석(27)의 도전이 대한민국 선수단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첫 메달로 이어졌다.

이준석은 19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테크볼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자이드 에이단(쿠웨이트)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첫 세트를 따낸 이준석은 2세트 도중 에이단이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하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이로써 이준석은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 대한민국 선수단이 획득한 첫 번째 메달이자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테크볼에서 나온 한국 최초의 메달이다.

출발은 쉽지 않았다. 이준석은 경기 초반 연이어 4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그러나 짧은 서브로 상대의 실수를 유도해 4-4 동점을 만들었고, 6-5로 역전한 뒤 크게 포효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기세를 탄 이준석은 10-6까지 달아났다. 에이단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연속 득점으로 따라붙으며 점수는 다시 10-10이 됐다.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쪽은 이준석이었다. 긴 랠리 끝에 상대 실수를 끌어내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고, 에이단의 범실이 이어지면서 첫 세트를 12-10으로 마무리했다.

경기는 2세트 도중 끝났다. 이준석이 3-2로 앞선 상황에서 에이단이 왼쪽 허벅지를 붙잡고 쓰러졌다. 에이단은 결국 경기를 이어가지 못했고 이준석의 결승 진출이 확정됐다.

이준석은 이번 대회에서 아직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조별리그에서 5전 전승을 거뒀고 모든 경기를 세트 점수 2-0으로 끝냈다.

8강에서도 쿠다이베르디 아브딜아지조비치 아이다르베코프(키르기스스탄)를 2-0(12-2, 12-1)으로 완파했다. 준결승에서도 첫 세트를 가져온 뒤 상대의 기권으로 승리하며 무실 세트 행진을 이어갔다.

테크볼은 곡선형 특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축구공을 주고받는 종목이다. 탁구의 정교한 각도와 축구·족구의 볼 컨트롤, 세팍타크로의 공중 기술이 결합했다. 2012년 헝가리에서 고안됐고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처음 선보였다.

한 경기는 3세트로 진행되며 두 세트를 먼저 따낸 선수가 승리한다. 각 세트는 12점을 먼저 얻으면 끝나고 듀스는 마지막 3세트에만 적용된다. 세 번의 터치 안에 공을 상대 진영으로 넘겨야 하며 같은 신체 부위를 연속으로 사용할 수 없다.

이준석은 축구 선수 출신이다. 어린 시절 조영욱 등과 함께 공을 찼고 21세까지 K4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이른 나이에 축구화를 벗었지만 공과의 인연까지 끊지는 않았다. 족구 선수로 활동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인생을 바꾼 소식은 지난 2월 전해졌다. 테크볼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이준석은 태극마크를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국내에는 테크볼 실업팀이 없었다. 이준석은 대기업 생산직으로 일하면서 훈련을 병행했다.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사비를 털어 종주국 헝가리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고, 운동에 전념하기 위해 대기업 정규직 계약도 포기했다고 알려졌다.

훈련 환경도 넉넉하지 않았다. 대한테크볼협회가 아직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가 아니어서 진천선수촌에 입촌하지 못했다.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과 같은 수준의 식사와 훈련 지원도 받기 어려웠다.

이준석은 멈추지 않았다. 한국 테크볼의 불모지를 직접 개척한다는 각오로 훈련을 이어갔고, 아시안게임 첫 출전에서 결승까지 오르며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이제 목표는 금메달이다. 이준석은 오는 20일 알리 잘릴 메즈헤르 알레야위(이라크)를 상대로 남자 단식 결승을 치른다. 대한민국 선수단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된 이준석은 한국 테크볼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바라본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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