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정승우 기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새로운 7번 이강인(25)이 생애 첫 마드리드 더비를 선발로 시작할 가능성이 커졌다. 라리가는 이강인을 주드 벨링엄과 함께 더비를 대표할 얼굴로 내세웠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아틀레티코와 레알 마드리드의 마드리드 더비를 전망하면서 이강인을 아틀레티코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배치했다.
매체가 예상한 아틀레티코의 공격진은 아데몰라 루크먼과 조너선 데이비드다. 이강인은 코케, 조니 카르도소, 알렉스 바에나와 함께 중원을 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비진에는 마르코스 요렌테와 크리스티안 로메로, 로뱅 르노르망, 알레한드로 그리말도가 이름을 올렸다. 골문은 얀 오블락이 지키는 예상이다.
아틀레티코는 시즌 초반 흔들렸다. 아틀레틱 클루브와 리버풀을 상대로 연이어 크게 패하며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을 향한 의문까지 커졌다.
반전의 계기는 레알 소시에다드전이었다. 승리를 통해 분위기를 바꾼 아틀레티코는 오사수나를 4-0으로 완파하며 연승을 달렸다. 데이비드와 이강인, 르노르망, 바에나가 차례로 득점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아틀레티코는 불안정했던 출발을 뒤로하고 회복세 속에서 더비를 맞이한다. 최근에는 훨씬 단단하고 공격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레알을 꺾는다면 리그 순위에서도 라이벌을 넘어설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강인은 오사수나전 승리의 중심에 있었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아틀레티코 이적 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9분에는 직접 골망까지 흔들었다.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파고든 이강인은 왼발로 공을 잡아놓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찔렀다.
이강인은 득점뿐만 아니라 세 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었고 두 차례 시도한 드리블을 모두 성공했다. 경기 후에는 라리가 공식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고 받은 첫 경기 최우수선수상이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도 이강인의 활약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매체는 "아틀레티코의 새로운 7번은 이미 자신만의 길을 만들기 시작했다"라며 "오른발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었고 메트로폴리타노 관중의 마음을 계속 사로잡았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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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강인이 아틀레티코에서 처음으로 경기 종료까지 뛴 날이었다. 공격 지역 곳곳에서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면서도 판단은 정확했다. 이강인을 거친 공은 더 좋은 상황으로 연결됐고 오사수나 수비진을 계속 괴롭혔다"라고 설명했다.
공격만큼 인상적이었던 것은 수비 가담이었다. 이강인은 공을 빼앗긴 순간 빠르게 전환해 전방 압박에 참여했다. 시메오네 감독이 측면 선수에게 끊임없이 요구했던 움직임이다.
문도 데포르티보는 "이강인은 수비에서도 팀의 일원으로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전방 압박을 가장 먼저 시작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짚었다.
시메오네 감독도 선수들이 보여준 활동량과 압박 강도에 만족했다. 이전 경기에서 이강인을 일찍 교체했던 이유와 관련해 체력과 압박 지속 능력이 거론됐지만, 오사수나전에서는 90분 동안 이를 증명했다.
시메오네 감독은 "우리는 경기 내내 강하게 뛰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했다"라며 "전반전의 강도를 후반전에도 유지했고 이후에는 더욱 결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기를 완전히 지배할 수 있었다"라고 칭찬했다.
이강인은 개인 활약보다 팀의 발전을 먼저 이야기했다. 그는 경기 후 스페인 '모비스타'를 통해 "감독님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더 발전해야 한다. 조금씩 나아간다면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문도 데포르티보는 이강인이 인터뷰 내내 자신의 골과 경기 최우수선수 선정 대신 팀을 강조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을 떠나 아틀레티코에 합류하면서 등번호 7번을 받았다. 오랜 시간 아틀레티코 공격을 이끌었던 앙투안 그리즈만의 상징과도 같았던 번호다.
아틀레티코는 이강인이 그리즈만의 빈자리를 최대한 지워주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강인은 입단 당시부터 누군가를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오사수나전에서 나온 득점과 첫 풀타임, 첫 경기 최우수선수 선정은 그 시작이었다. 문도 데포르티보도 "그는 이미 자신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라고 평가했다.
다음 시험대의 무게감은 이전과 비교하기 어렵다. 상대는 레알 마드리드다. 레알은 최근 7경기에서 6승을 기록했다. 레알 베티스 원정에서 한 차례 패했지만, 엘체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카를로스 에스피가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챙겼다. 에스피는 앞선 에스파뇰전에서도 경기 막판 결정적인 골을 기록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와 마요르카에서 뛰며 레알을 여러 차례 상대했다. 그러나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고 마드리드의 주도권을 놓고 싸우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다.
이강인이 출전하면 한국 선수 최초로 마드리드 더비 무대를 밟는다. 선발로 나설 경우 아틀레티코의 새로운 7번으로서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는 라이벌전을 처음부터 책임지게 된다.
라리가도 이미 이강인을 더비의 핵심 선수로 바라보고 있다. 라리가 사무국은 18일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아틀레티코와 레알의 맞대결을 홍보하면서 이강인과 벨링엄을 게시물의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양 팀을 대표하는 얼굴로 이강인과 벨링엄을 나란히 내세운 셈이다. 오사수나전 활약을 통해 입지를 넓힌 이강인을 향한 기대가 얼마나 커졌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아틀레티코에는 또 다른 호재도 있다. 훌리안 알바레스가 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복귀하면서 더비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시메오네 감독은 공격진 선택지를 넓힌 채 레알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오사수나전에서 아틀레티코의 새로운 7번으로 존재감을 각인한 이강인이 이제 도시 전체가 주목하는 라이벌전을 앞두고 있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기 시작한 그에게 마드리드 더비는 확실한 주연으로 올라설 기회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