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지뢰 폭발 조롱 논란'... 마녀사냥에 고개 숙인 금메달리스트 [아이치 나고야 AG]

말도 안 되는 '지뢰 폭발 조롱 논란'... 마녀사냥에 고개 숙인 금메달리스트 [아이치 나고야 AG]

박건도 기자
2026.10.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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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리스트 최우진이 SNS에 올린 자축 영상이 지뢰 폭발 부상 사고를 조롱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영상은 마라톤 동호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챌린지를 따라 한 것이었으나 정치권 등에서 병역 특례 취소까지 거론하며 비난이 확산했다. 최우진은 사고를 흉내 낼 의도는 없었다고 밝히면서도 신중하지 못했던 처신에 대해 사과하고 게시물을 삭제했다.
논란이 된 최우진의 세리머니 모습. /사진=최우진 SNS 영상 갈무리
논란이 된 최우진의 세리머니 모습. /사진=최우진 SNS 영상 갈무리

태극마크의 무게를 잊은 동료들의 연이은 실언이 낳은 분노가 엉뚱한 과녁을 겨누고 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우승의 주역 최우진(전북 현대)이 때아닌 '군 장병 조롱' 논란에 걸려 곤욕을 치르는 모양새다.

최우진은 지난 3일 일본과 결승전 직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짧은 자축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그는 한쪽 발을 절며 걸어오다 축구화를 벗은 뒤 밑바닥에 숨겨뒀던 금메달을 쑥 꺼내 보였다.

이 장면을 두고 온라인 일각에선 지난달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수색 작전 중 일어난 지뢰 폭발 부상 사고를 비꼰 게 아니냐는 날 선 해석이 번졌다. 국방의 의무에 헌신하다 큰 부상을 입은 장병의 아픔을 희화화했다는 비난이 걷잡을 수 없이 퍼졌고, 정치권마저 가세해 태극마크 박탈과 병역 특례 취소라는 극단적인 징계를 운운했다.

안타까운 사고로 전방 장병이 큰 피해를 입은 시기였던 만큼, 누군가에겐 해당 장면이 언짢게 비쳤을 여지는 있다. 하지만 그 찜찜함이 선수의 '고의적 비하'를 증명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실제 사정은 딴판이다. 최우진이 연출한 장면은 마라톤이나 러닝 동호인들 사이에서 완주를 자축할 때 흔히 쓰이는 숏폼 챌린지 '신발 속 메달(Medal in shoe)' 놀이다. 발을 다친 척 엄살을 피우다 신발 안쪽에서 메달을 꺼내 반전을 주는 흔한 유행 퍼포먼스다. 대회 현장에서 팬들이 건넨 참고 영상을 보고 가볍게 따라 한 것이 전부였다.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주장을 맡았던 이기혁. /사진=뉴스1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주장을 맡았던 이기혁. /사진=뉴스1

애초에 국가대표 선수가 전방의 비극적인 사고를 염두에 두고 공개 계정에 조롱 영상을 올릴 이유가 없다. 해외 동호인들이 숱하게 올린 챌린지 구성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동작을 두고 '사고를 흉내 냈다'고 몰아세우는 것은 무리한 끼워 맞추기에 가깝다.

억지스러운 논란 속에서도 최우진은 해당 게시물을 지우고 고개를 숙였다. 군인을 깎아내리거나 사고를 흉내 낼 뜻은 전혀 없었다고 분명히 밝히면서도, 시국과 파급력을 꼼꼼히 헤아리지 못한 자신의 철없는 처신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죄했다.

물론 아쉬움은 남는다. 앞서 일부 선수들이 "군대 안 간다"고 외치거나 군모를 착용하는 등 병역 혜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여론이 팽팽하게 당겨진 시점이었다. 주변의 차가운 기류를 읽지 못한 채 오해의 여지를 남긴 것은 국가대표로서 곱씹어야 할 미숙함이다.

따끔한 질책은 딱 거기서 멈춰야 한다. 분위기를 살피지 못한 '부주의'를 '의도된 패륜'으로 둔갑시키는 순간 공정한 비판은 집단 린치로 변질된다. 의도치 않은 유행 흉내를 국가대표 자격 박탈이나 병역 취소라는 징벌로 연결 짓는 것은 사실의 영역을 아득히 벗어났다.

선수의 경솔함은 꾸짖되 있지도 않은 악의까지 조작해 한 선수를 매장해선 곤란하다. 분노에 눈이 멀어 엉뚱한 이를 제물로 삼는 마녀사냥 대신, 실체적 진실을 똑바로 바라보는 절제가 절실한 시점이다.

양민혁(오른쪽). /사진=뉴시스 제공
양민혁(오른쪽).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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