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금리인하에도 나스닥 급락
1월의 마지막 날인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개장과 함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면서 3대지수가 모두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연준이 예상대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자 오히려 시장이 요동치며 불안정한 양상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로 한 때 1% 이상 상승하는 등 전장 내내 강보합세를 유지했으나, 연준이 금리인하를 발표한 후 급속한 내림세를 보이며 전일에 비해 65.42포인트(2.30%) 하락한 2,772.93포인트를 기록했다.
다우존수 지수도 오전 장에서는 대체로 보합세를 유지했으나 금리인하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가 전일에 비해 6.16포인트(0.06%) 상승한 10,887.36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한편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일에 비해 7.72포인트(0.56%) 하락한 1,366.0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 해 4/4분기 중 GDP 성장률이 3/4분기의 2.2%보다 크게 낮아진 1.4%에 그쳐 1995년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4/4분기 중 GDP 성장률이 이처럼 크게 둔화된 것은 개인소비가 위축된 데다 기업의 설비투자가 1992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상무부의 발표 직후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징후를 나타내는 GDP 계수를 월가의 투자가들은 호재로 받아들였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그 만큼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장 중 3대지수가 완만하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한 것도 투자가들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경제성장률의 둔화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연준은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예상했던 대로 연준은 은행간 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6%에서 5.5%로 인하했다. 또한 연준은 중앙은행 대출금리인 재할인율을 5.5%에서 5%로 내렸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로 상승세를 보였던 주식시장은 막상 금리가 인하되자 오히려 내림세를 나타내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였다. 0.5%포인트 이상의 금리인하를 기대했던 일부 투자가들이 실망한 데다, 미국경제의 부진이 정말로 심각할지도 모른다는 근본적인 우려가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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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딘위터의 위리암 거라쉬는 “지난 3주간 S&P500지수가 4.3% 상승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연준의 금리인하는 이미 시장에 반영되어 있었다. 일부 투자가들은 0.7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기대했다”고 언급하며 이번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분석했다.
한편 존 행콕의 이코노미스트인 오스카 곤잘레스는 “경기둔화의 폭과 속도가 예상 밖으로 심각하다. 미국 경제가 경착륙은 아닐지라도 급격한 경기하강국면에 접어든 것은 틀림없다”라고 언급하면서 미국경제의 앞날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나스닥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기술주가 내림세를 나타낸 가운데 반도체 관련부문은 호조를 보였다. 전일 장 마감후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의 경우 분기실적이 당초예상에 크게 미달하여 3.81% 하락했으나, 램 리서치(3.18%) 등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0.52% 상승했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을 보면 인텔이 0.04% 상승했을 뿐, 휴렛팩커드(2.80%), IBM(3.44%), 마이크로소프트(3.75%) 등 대형 기술주가 약세를 보였으나, 홈데포(4.87%), 월마트(5.60%) 및 리만 브라더즈가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한 액슨모빌(2.40%)이 오름세를 나타냄으로써 다우존스지수의 하락을 방지했다.
시장전문가들은 금년 중 연준이 몇 차례에 걸쳐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활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경기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GDP 계수중 우려되는 대목은 설비투자가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는 경기하강국면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가들이 한 가닥 희망을 거는 것은 연준의 정책기조가 “인플레 억제”에서 “경기회복”쪽으로 선회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날 연준이 금리인하를 발표하면서 언급했듯이 “소비자와 기업의 경제에 대한 신뢰가 급속히 악화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금리인하의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