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3대지수 3일 연속 하락

[뉴욕마감]3대지수 3일 연속 하락

손욱 특파원
2001.04.25 05:49

[뉴욕마감]나스닥 3일 연속 하락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연 사흘째 하락했다. 기술주 기업들의 우울한 실적발표와 소비자신뢰지수 하락이라는 뉴스가 이날의 장을 압도했다.

나스닥지수는 초강세로 하루를 시작해 한때 2,100선까지 바라보았으나 이것이 결국 일중 최고치가 되었다. 11시를 전후로 그 방향을 바꾼 후 마감에 임박해서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한 때 2,000선을 위협했으나 이를 방어선으로 하여 결국 전날보다 42.71포인트(2.07%) 하락한 2,016.61로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47% 하락했다.

다우존스지수도 장초반의 강세를 지키지 못하고 오후 내내 하락세를 보이며 77.89포인트(0.74%) 하락한 10,454.34로 하루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날보다 14.89포인트(1.22%) 하락한 1,209.46으로, 러셀2000지수는 0.28% 하락한 462.35로 각각 마감했다.

이날의 초반장세는 아침에 발표된 4월중 소비자신뢰지수가 월가의 예상보다도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뉴스가 이끌어갔다. 투자자들은 이 소식을 오히려 호재로 받아들였다. 연방준비은행이 더 강력한 경기부양을 위해 조만간에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지도 모른다는 신호로 받아들인 것이다. 살로먼 스미스바니의 밥 바셀은 이에 대해 "투자자들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반사적으로 나온 투자 행태"라고 표현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이러한 초반의 강세는 곧 꺾이면서, 이날 쏟아진 기업의 우울한 실적발표소식들이 장을 이끌어갔다.

이날 발표된 기업의 1/4분기 실적발표는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개장 전 JDS 유니페이즈, AT&T 그리고 컴팩 컴퓨터는 한결같이 이번 분기 수익목표 달성이 불투명하다고 발표했다.

광섬유업체인 JDS 유니페이즈(14.8%↓)는 1/4분기 주당순익목표 14센트는 달성했지만, 2/4분기 수익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발표했다. 5,000명에 달하는 감원계획도 함께 내놓았다.

AT&T(1.7%↑)는 이미 하향 조정된 1/4분기 수익목표는 달성했지만 금분기 수익목표는 하향 조정될 것임을 시사했다. 2년전 AT&T에서 분리되어 나온 루슨트 테크놀로지(13%↑)도 1/4분기 순손실이 생각보다 더 크다고 발표했으나, JDS 유니페이즈가 이 기업의 광섬유부문을 매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오히려 주가는 상승했다.

제2의 컴퓨터제조업체인 컴팩(13.6%↓)은 한 술 더 떠 2/4분기 수익목표를 하향 조정했고 1/4분기 수익목표도 달성치 못했다고 덧붙였다. 경쟁사인 IBM은 2%가량 주가가 오른 반면, 델은 8.3% 하락했다. 전체 컴퓨터업계의 지수는 3.8% 하락했다.

듀퐁(1.9%↑)도 이날 수익을 발표했다. 월가의 예상을 3센트 초과한 주당순익 54센트이며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하면 36센트나 낮은 수치라고 했다. 화학주 전체는 1.2%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이날의 수익발표에 크게 영향을 받은 광섬유와 컴퓨터제조업의 하락 폭이 컸다. 소매, 바이오테크, 보험주도 하락했다. 전기가스, 화학주는 강세를 보였다.

다우종목 가운데서는 월마트, 월트 디즈니, 프록터 앤 갬블, 인텔, 휴렛 팩커드, 제너럴 일렉트릭이 하락했으며, 듀퐁, 보잉, SBC 커뮤니케이션이 상승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2억주, 나스닥에서 20억주가 거래되었으며, 거래소에서는 오른 종목과 내린 종목이 거의 비슷했던 반면 나스닥에서는 하락종목이 20:18정도로 더 많았다.

이날의 시장 분위기에 대해 월 스트리트 스트레티지의 찰스 페인은 "언제 시장이 다시 고공비행을 할 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매수기회만을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의 전반적인 예상도 이와 비슷하다. 앞으로의 몇 주간 지난주와 같은 수직상승의 장을 보기는 힘들 거라는 것이다. 이번 달 들어 월초에 비하면 주가가 오를 만큼은 올랐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살로먼 스미스바니의 마샬 액커프는 "증시가 더 좋아지기 전에 몇 차례의 수난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날 발표된 소비자신뢰지수는 사실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었다. 지난해 9월 140대를 넘는 수준에서 3월 한차례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곤두박질하고 있다. 특히 이번 4월의 지수는 월가에서 예상하고 있던 113보다도 더욱 낮은 109.2로 하락했다.

뉴욕에 기반을 둔 연구기관인 컨퍼런스 보드는 이날 지표를 발표하면서, 계속 악화되고 있는 영업환경과 고용불안에 따른 우려 등을 이유로 소비자들은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2를 소비지출이 떠맡고 있다. 그만큼 이 지수는 경제의 향후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에 월가에서는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 게다가 미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도 이 지표를 관심 있게 지켜보기 때문에 앞으로의 추가 금리인하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날 이 지수에 대해 투자자들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 3월에 지수가 상승한 덕분에 4월의 지수 수준 자체는 그저 2월의 수준이라는 사실이 한 몫 했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이안 세퍼드슨은 "신뢰지수가 하락은 했지만 그렇게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더 이상의 큰 폭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또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소비자신뢰지수가 최근 이처럼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반면, 실제 소비지출은 오히려 1/4분기 3% 상승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경기침체, 주가하락, 고용불안으로 소비에 대한 자신감은 잃었지만, 실제 지출은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로 들 수 있는 것은 지난해 10%이상 상승한 부동산가격일 것이다. 이는 1985년이래 최고 상승률이다.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주식시장에서 잃은 것의 약 반 정도는 만회했다는 통계가 있다. 또 하나는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대출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가계저축률이 마이너스로 됐다. 벌어들이는 돈보다 더 많이 쓴다는 것이다.

이처럼 부동산시장과 신용카드대출시장이 현재의 소비지출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하다 보니, 일부에서는 미 연준이 금리하락을 통해 얻으려 하는 가장 중요한 타겟은 부동산담보대출과 신용카드대출 금리를 낮추어 현재의 소비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들은 이날의 장 초반에서처럼 소비자신뢰지수 하락은 곧 연준의 금리하락과 이어진다고 믿게까지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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