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고용지표 악화, 3대지수 하락

[뉴욕마감]고용지표 악화, 3대지수 하락

손욱 특파원
2001.05.04 07:08

[뉴욕마감]차익매물, 3대지수 모두하락

[편집자주] 나스닥 3.4%, 다우 0.7% ↓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최근의 상승세가 한 풀 꺾였다. 신규 실업연금신청 건수가 악재로 작용한 데다, 내일의 실업률 발표를 앞두고 최근의 랠리에서 얻은 시세차익을 일단 챙겨두자는 심리가 작용했다. 최근 4일간 상승행진을 계속하던 기술주들 뿐만 아니라 다우지수 종목도 동반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개장과 함께 "팔자"주문이 이어지면서 약세를 보였다. 그래도 장중 내내 하락 폭을 크게 넓히지 않으며, 전날보다 74.40포인트(3.35%) 하락한 2,146.20으로 마감했다. 4일간의 상승행진을 끝냈으며, 두 달만에 2,200선을 회복한 지 하루만에 다시 2,200선에서 물러났다. 나스닥100지수는 더 큰 폭인 5.3% 하락했다.

다우존스지수도 개장과 함께 강력한 매도세가 유입됐으나, 장중 강보합세를 보이며 하락 폭을 좁혔다. 상대적으로 소폭인 80.03포인트(0.74%) 하락한 10,796.65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18.85포인트(1.49%) 하락한 1,248.58로, 러셀2000지수는 5.99포인트(1.22%) 하락한 485.65로 각각 마감했다.

나스닥에서는 19억 주가 거래되었으며, 주가가 내린 종목은 2,400개, 오른 종목은 1,400개 정도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11억 주가 거래되어 1,800개 종목이 내렸고 1,200개 종목이 올랐다.

이날 발표된 지난주의 신규 실업연금보험 신청 건수는 취약한 고용상황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월가에서는 약 39만 명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이를 상회하는 42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에 비해 다시 9천명 늘어난 수치이다. 4주 이동평균으로는 40만 명으로 최근 9개월래 최고치다.

이 지표는 매주마다 발표되는 지표로 거시지표 중에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날은 경기방향에 관한 상반된 지표로 가뜩이나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에 불을 붙였다. 왜냐하면 이처럼 실업자가 늘어나게 되면 소비심리도 위축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나마 GDP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기반이 탄탄한 소비지출 때문이었는데, 이도 이제는 믿기 힘들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내일 발표된 실업률 등의 고용지표도 생각보다 나쁠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퍼지면서 일단 그동안의 시세차익을 챙겨두고 내일의 지표를 기다리는 쪽으로 전반적인 투자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이러한 매도세는 며칠 간의 랠리 후에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것이어서 투자자들이나 월가에서 그렇게 당황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한 연구기관은 실제 정리해고자수에 관한 통계를 발표했다. 4월중 165,500명으로 금년 들어서만 572,000명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전체 정리해고 수치와 거의 맞먹을 만큼 큰 것이어서 최근 들어 정리해고의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구매자관리협회의 비제조업지수도 이날 발표됐다. 4월중 47.1로 예상치 50.6과 지난달 50.3보다 낮은 수치였다. 이 지수가 경기침체선으로 여겨지는 50미만으로 4월중에 떨어진 것은 이례적인 것이다. 제조업부문의 침체가 이제 서서히 비제조업 부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불안감을 가져왔다.

나스닥은 지난 4월 4일 1,638을 기록한 이래 36%, 다우지수는 3월 22일의 9,389를 기록한 이래 16%나 오른 지수로 전날을 마감했다. 이날의 하락세는 어쩌면 장기적으로 보면 조정국면의 하나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런 점이 장초반의 투매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이후 보합세에 머물게 한 원동력이 된 것이다. 시장은 아직도 매수 분위기가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보편적인 월가의 시각이다.

이제 기업의 1/4분기 수익발표가 막바지에 다다름에 따라 투자자들은 이번 분기 예상수익에 더 관심이 있는 눈치다. 그 와중에 이날도 정유업체인 로열더치/쉘, 화장품제조업체인 레브롱, 보험회사 존 행콕 파이낸셜 서비스가 각각 1/4분기 수익을 발표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제너럴 일렉트릭과 허니웰의 합병을 원칙적으로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통신칩 제조업체인 바이테세 세마이컨덕터는 현 인원의 12%에 달하는 인력감축계획을 발표했다. 그 발표내용에 관계없이 이날의 매도우위의 장세에서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이날의 하락장세에서도 선전한 기업도 눈에 띤다. 다우종목 중에서는 3M, 필립 모리스, 프록터 앤 갬블이 각각 0.6%, 1.3%, 0.2% 올랐다. 반면 인텔, SBC 커뮤니케이션, 인터내셔널 페이퍼, 캐너필라, 휴렛 팩커드는 지수 하락의 주범이 됐다.

골드만 삭스의 애널리스티인 릭 쉐런드는 "소프트웨어 산업이 가장 먼저 현재의 침체에서 벗어나는 부문이 될 것이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업종특성상 재고는 별 문제가 되지 않고 현재의 꾸준한 소비심리를 반영해 볼 때 다른 부문에 비해 빨리 회복될 거라는 것이다. 이러한 희망적인 의견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지수는 2.7% 하락했다. 베리타스, 시벨 시스템도 각각 3.8%, 4.5% 주가가 떨어졌다.

한편 전날 12% 상승하며 기술주 상승을 이끌어냈던 시스코 시스템은 이날 최고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7.8% 하락했다.

월스트리트 스트레티지의 찰즈 페인은 최근의 투자자가 갖고 있는 속마음을 다음과 같이 표현, 눈길을 끌었다. 투자자들이 경기상황에 대해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지 나쁜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지 판단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경기상황에 관한 희망적인 소식이 나오면 기업수익이 그만큼 빨리 개선될 테니 좋은 것이고, 경기상황에 대해 실망스러운 소식이 나오면 그만큼 미 연방준비은행이 더 빨리 또는 더 큰 폭으로 금리를 다시 내릴 테니 이 역시 투자자에게는 좋은 소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지표만 발표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내일 발표될 4월중 실업률에 대한 이코노미스트 서베이 결과는 4.4%로 나타났다. 3월에 비해 0.1%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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