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금리 0.5%P 인하, 주가는 보합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이날의 금리하락이 이미 증시에 반영되어 있었다는 얘기다. 나스닥은 0.18% 소폭 상승한 반면, 다우와 S&P500지수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날 오후 2시 15분(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연방기금금리(Fed Fund Rate)를 0.5%포인트 인하했다. 금년 들어서만 다섯 번째의 0.5%포인트 인하이며, 이로써 현재의 금리 4.0%는 1994년 5월 이래의 최저치를 기록하게 됐다. 이와 함께 연준이 일반은행에 자금을 대출할 때 적용하는 금리인 재할인율도 같은 폭으로 인하했다.
미 연준은 이날 금리인하를 발표하면서 미국 경제가 아직도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투자와 자본지출의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고용사정도 크게 악화되고 있어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게 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발표했다. 경제사정이 좋아지지 않으면 조만간 또 한 차례의 금리인하가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실 이날의 연준 이사회 정례회의에 앞서 발표된 최근의 지표들은 현 경기의 방향을 확실히 가늠하기 힘든 것이었다. 산업생산과 고용지표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도 소매판매와 소비자신뢰지수는 생각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연준의 이날 금리인하는 직접적으로는 소비자신뢰지수를 지탱해 주면서, 경기부양을 통해 실업률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둔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앞세워 이보다는 소폭인 0.25%포인트 인하를 점쳐왔었다. 그러나 연준은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지금으로서는 인플레이션보다는 경기회복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펼쳐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다음 연준 회의는 6월 26일에 열린다. 벌써부터 최소한 0.25%포인트의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금년 들어 시행된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1월 3일과 4월 18일의 기습적인 금리인하조치는 주가의 폭등을 이끌어낸 반면, 3월 20일의 정례회의에서의 금리인하는 오히려 주가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 모두들 0.7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의 금리인하 폭 0.5%포인트는 대부분의 투자자들과 월가에서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라 시장에 폭발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그러나 발표시점이 증시마감을 1시간 45분 앞두고 나온 것이라 짧은 시간내에 랠리에 참여하려는 매수행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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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금리인하 발표 이전에 뉴욕증시는 거래도 한산한 가운데 나스닥지수는 0.3% 상승, 다우존스와 S&P500지수는 각각 0.5%, 0.2%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그러나 2시15분을 기점으로 전지수가 모두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스닥은 1% 이상, 다우와 S&P500지수도 전날수준을 통과하며 주가가 치솟았다.
이날의 랠리가 각 지수의 기술적 저항선을 돌파하느냐가 또 하나의 관심거리였다. 나스닥은 2,250선, 다우는 11,000선을 말하는 것인데 심리적으로 이 선을 돌파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기술적 저항선 근처에 가지도 못한 채 45분간의 랠리후 3시부터 다시 주가는 아래로 향하기 시작했다. 금리인하는 이미 충분히 예상되었던 것이고, 다음의 재료는 무엇이냐라는 것으로 관심거리가 바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제 연준의 금리인하 뚜껑이 열린 만큼 투자자의 관심은 벌써 기업의 예비실적 발표에 기울어졌다는 것이다.
마감 직전 1시간동안 전지수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모두 금리인하 발표 이전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결국 이날만을 봤을 때 금리인하는 지수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은 셈이 됐다.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66포인트(0.18%) 상승한 2,085.58로 마감했다. 그러나 다우존스지수는 4.36포인트(0.04%) 하락해 10,872.97로 마감했다. S&P500지수와 러셀2000지수는 각각 0.04%, 0.61% 상승하여 1,249.44와 489.63으로 이날을 마쳤다.
거래도 생각보다 활발치 않았다. 나스닥에서는 15억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11억주가 거래됐다. 오른 종목이 모두 내린 종목 수를 상회했다. 양대시장에서 각각 20:17, 18:12의 비율이었다.
업종별로는 금리인하에 가장 민감한 금융주의 상승폭이 컸고 최근 나흘째 계속 부진하던 인터넷주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은행 0.67%, 금융 0.69%, 인터넷 1.30%, 소프트웨어 1.10%, 석유 0.72%, 교통 1.04%, 제지 1.10% 부문의 상승폭이 컸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0.21% 상승했다. 반면 소비재 0.49%, 금 1.66%, 네트워킹 0.81%, 소매 1.14%, 유틸리티 1.28% 부문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큰 폭 하락했다.
이날 소매업계의 두 거물기업이 예상수익을 발표했다. 소매부문 전체의 1.14% 하락을 이끌며 금리인하의 덕을 보지 못했다.
월마트는 1/4분기 수익이 하향 조정된 예상치인 주당 31센트라고 발표했다. 하반기 수익전망이 매우 좋아 두자리 대의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홈 디포는 예상수익을 2센트 넘는 27센트의 주당순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금리인하 발표 이전 월마트는 3.1% 하락, 홈디포는 1.8% 주가가 상승했었다.
모토로라는 터키의 텔심이라는 회사로부터의 대출을 기한 내에 받지 못했다는 발표에 영향을 받아 주가가 4.5% 하락했다.
이날 마감후 예상수익을 발표하기로 되어 있는 칩제조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소프트웨어 회사인 BEA 시스템, 그리고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의 주가도 일찌감치 상승행진을 시작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