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반도체 주도.."나스닥 ↑"

[뉴욕마감]반도체 주도.."나스닥 ↑"

손욱 특파원
2001.06.08 06:25

[뉴욕마감]"반도체의 날" 나스닥 2.08%↑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칩부문이 금년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바탕으로 반도체칩, 컴퓨터관련주 중심으로 큰 폭 상승했다. 블루칩은 금융주와 필립 모리스의 부진으로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나스닥지수는 오전 한때 잠깐 주춤거리기도 했으나 개장 이후 꾸준히 상승폭을 넓혀가며 일중 최고치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46.27포인트(2.09%) 상승한 2,264.00을 기록하며 지난 주에 물러섰던 심리적 저항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다우존스지수는 오전 중반이후부터 급락하며 11,000선을 위협했으나 1시부터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날수준을 넘어선 채 이날을 마쳤다. 20.50포인트(0.19%) 상승한 11,090.09를 기록했다.

인텔, 휴렛팩커드, 마이크로소프트가 역시 이날의 상승을 주도했고 홈 디포, 월트 디즈니, 듀퐁도 상승했다. 그러나 JP 모간 체이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씨티그룹, 코카콜라, 필립 모리스는 지수 상승폭을 좁히는 악역을 맡았다.

S&P500지수는 6.93포인트(0.55%) 오른 1,276.96, 러셀2000지수는 2.19포인트(0.43%) 오른 514.77로 마감됐다.

마감 벨과 함께 발표될 인텔의 수익발표 소식을 앞두고 평소보다 거래가 한산했으나 마감직전 거래가 활발해지며 평소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13억주, 나스닥에서는 16억주가 거래됐다. 오른 종목이 양대 시장에서 각각 16:15, 21:16 비율로 내린 종목보다 많았다.

업종별로는 하드웨어 2.87%, 소프트웨어 1.93%, 네트워킹 2.70%, 반도체 7.68% 부문이 이날의 상승을 이끌어간 반면, 은행 0.76%, 바이오테크 1.08%, 유틸리티 0.54%, 석유 0.56% 부문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산업협회는 이날 내년도 칩판매수익이 2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수요개선을 통한 칩부문의 도약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마감후 예비수익을 발표키로 되어 있는 인텔도 이와 맥을 같이하는 긍정적인 수익전망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이날의 기술주 상승을 이끌어냈다. 특히 반도체부문이 선도역할을 했는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7% 급등했다.

AG 에드워드의 크리스토퍼 채니는 "반도체부문의 최악의 상황이 끝나가고 있다며 3/4분기 후반부쯤 되면 수익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칩메이커들이 그동안 대량으로 쌓였던 재고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계절적으로 9월 신학기와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컴퓨터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는 게 그의 계산이다.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인텔은 4.1% 올랐다. 투자자들이 이날 마감후의 예비수익 발표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분기 수익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거래에서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다는 판단 하에 큰 관심거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8% 하락한 주당 11센트 정도로 예상할 만큼 최악의 기록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년 하반기의 전망에 대해서 긍정적인 코멘트가 나올 경우 증시는 랠리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신칩메이커인 브로드컴은 금분기 판매수익이 1/4분기에 비해 35%나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감원을 통한 비용절감계획과 함께 하반기에 들어서면 판매가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밝힌 덕에 주가는 10.9%나 상승했다. 역시 투자자들이 금분기보다는 3/4분기 이후의 수익전망에 초점을 맞추어 놓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업계의 비테세 세마이컨덕터, 트랜스위치, 어플라이드 마이크로 서킷, PMC 씨에라 모두 각각 4.4%, 8.5%, 8.7%, 9.8% 올랐다.

하드웨어부문도 이날 소폭이나마 상승했다. 휴렛팩커드를 비롯, 애플 컴퓨터, 컴팩, 델 컴퓨터 모두 각각 1.3%, 2.5%, 1.2%, 0.3% 상승했다.

이날 금융주는 거의 전종목이 하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전날 JP 모건 체이스(4.4%)의 수익경고에 이어 이날 전미 4대 은행인 웰스 파고(3.3%)가 암울한 소식을 전해왔다. 기술 및 텔레콤산업에 대한 벤쳐금융부문에서의 투자손실로 11억 달러를 잃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주당순익을 65센트나 낮출 정도의 큰 규모다. 뱅크 원과 뉴버거 버먼도 실적경고소식을 발표했다. 다우종목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2.9%)와 씨티그룹(2.4%)도 이날 하락하면서 다우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 52주 고가행진을 계속하던 필립 모리스가 로스 앤젤레스 법원으로부터 30억 달러에 달하는 패소판결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회사는 항소를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주가는 2.7% 하락했다.

이날 소매주도 수익경고소식을 내보냈다. 월마트를 비롯하여 JC 페니, 갭, 미국의 대표적 백화점인 메이시즈와 블루밍데일을 운영하는 페더레이티드 디파트먼트 스토어 모두 판매부진으로 예상수익 달성이 어렵다고 발표했는데 S&P소매지수는 오히려 0.7% 소폭 상승했다.

이날도 최근 증시의 전형적 모습을 그대로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기업예비실적 발표가 시작되면서 지금까지 썬 마이크로시스템, 휴렛팩커드, JP 모간 체이스 등 간판기업을 필두로 수익경고소식이 줄을 잇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이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오히려 예상외의 희소식이 발표되면 증시는 랠리를 보이고 있다. 자일링스와 루슨트 테크놀로지의 경우가 그 예다. 금년 하반기 수익전망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기업의 수익전망내용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기업수익 개선을 너무 일찍 기대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메릴 린치의 스티브 밀러노비치는 "통신업계의 재고는 우려할 만큼 최고의 수준이며 제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3,4분기가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는 또 미국경기의 침체가 전 유럽과 아시아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이유로 월가에서는 나스닥의 상승세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업의 수익전망과 거시경제지표의 내용이 뒤섞여 있어 단기적으로 나스닥은 2000선에서 2400선 범위를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퍼시픽 그로쓰 이퀴티의 스티브 마소카의 예상이다.

한편 지난주 신규 실업급여 신청건수는 다시 1만3000건 늘어난 43만9000건으로 나타났다. 최근 9년래 최고기록으로 노동시장의 취약성을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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