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실적경고.."전지수 하락"

[뉴욕마감]실적경고.."전지수 하락"

손욱 특파원
2001.06.09 08:16

[뉴욕마감]실적경고.."전지수 하락"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연이은 기업실적 악화 경고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전 지수가 하락했다. 전날 희망적인 수익 발표로 증시를 들뜨게 했던 "인텔 효과"를 완전히 압도했다. 한편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오전 80분간 이례적인 거래중단사태가 발생했는데 거래 재개 이후 지수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나스닥지수는 개장과 함께 약세로 시작하며 계속 하락폭을 늘려가다 2,200선도 위협했으나 오후장 들어 조정국면을 보이며 전날보다 48.90포인트(2.16%) 하락한 2,215.10으로 마감했다. 전날의 상승폭을 고스란이 내준 셈이 됐다. 대형주 위주로 '팔자'주문이 이어져 나스닥100지수는 더 큰 폭인 2.8% 하락했다.

다우존스지수는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재개를 알리는 신호와 함께 급락하며 전날보다 113.74포인트(1.03%) 하락한 10,977.00으로 마감했다. 1만1천선 뒤로 다시 물러났다. 기술주와 금융주가 다우의 하락을 이끌어내며 휴렛패커드,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JP 모건 체이스, 씨티 그룹, 어메리컨 익스프레스가 큰 폭 하락했다. AT&T와 홈 디포 정도만 주가가 올랐다.

S&P500지수는 12.00포인트(0.94%) 하락한 1,264.96, 러셀2000지수는 3.13포인트(0.61%) 하락한 511.64로 이날을 마쳤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중지의 영향으로 8억6천만주에 그쳤으며 나스닥도 거래가 한산해 13억9천만주가 손을 바꿨다. 오른 종목이 거래소에서는 1,300주, 내린 종목이 1,700주 정도였고 나스닥에서는 오른 종목이 1,540주, 내린 종목이 2,150주 정도였다.

업종별로 보면 하드웨어 2.31%, 인터넷 3.25%, 멀티미디어 5.20%, 소프트웨어 2.37%, 텔레콤 3.10%, 네트워킹 4.26%, 반도체 3.06% 부문이 이날의 하락을 주도했다. 금은 이례적으로 7% 급등했으며 석유와 유틸리티부문도 선전했다.

전날의 인텔과는 달리 이날 쥬니퍼 네트워크, 3컴, 래티스 세마이컨덕터, 트랜스위치, 핸드스프링, 콜러웨이 골프의 수익경고가 이어졌다.

인텔은 전날 마감이후 2/4분기 예상수익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투자자들로 하여금 칩부문의 침체가 이제 끝난 것이 아니냐는 희망을 갖게 했다. 그러나 이날 봇물처럼 터져나온 일련의 기업수익경고 뉴스는 인텔의 수익발표로 촉발된 낙관적 전망을 잠재우고 이번 주를 기분 좋게 끝낼 수도 있었던 뉴욕증시에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CNN뉴스의 로버트 스티븐은 최근의 뉴스는 완전히 그 내용이 뒤섞여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기업의 실적경고가 이어질 것인 만큼 증시가 단기간 상승기류를 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런탈의 탓 골드는 이날 반도체 부문의 하락은 인텔의 희망적인 수익발표로 그동안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비췄다. 따라서 앞으로 약 두주내에 나스닥은 5월중 최고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권거래소는 예정없이 오전 80분간 전 종목의 절반 정도의 거래가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전날 밤 내부 씨스템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를 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날 10:15부터 11:35까지 일반투자자들의 거래가 일시 중단됐는데 기관투자가들의 거래는 허용됐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세계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큰 주식시장으로 전년말 기준으로 보면 약 3천개 기업의 주식이 상장돼 있으며 매일 12조달러 정도가 거래된다. 1998년 10월과 1995년 12월에도 컴퓨터 씨스템 오류로 거래가 일시 중단된 적이 있어 이번이 세 번째이며 허리케인과 닉슨 전 대통령 장례식 그리고 전기공급문제로 거래가 정지된 적도 있다.

인텔은 전날 금분기 예상수익을 하향 조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발표하면서 칩부문의 조기 회복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날의 증시는 강세가 될 것임을 예견케 했다. 그러나 증시 재개장을 알리는 두 번째 벨이 울리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인텔도 예외는 아니어서 주가는 오히려 1.5% 하락했다.

쥬니퍼 네트워크는 금분기 주당순익이 8센트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월가의 예측인 24센트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어서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이 기업은 또한 고위 경영자층을 대상으로 10%에 가까운 감원을 시행할 것임을 발표했다.

주요 칩구매자인 네트워킹업계가 여전히 부진한 상태에서 칩부문이 어떻게 제대로 회생하겠냐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면서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켰다. 쥬니퍼는 17.2%나 주가가 하락했고 경쟁사인 씨스코 시스템,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의 주가도 각각 6.1%, 7.4% 동반 하락했다.

같은 네트워킹업계의 3컴도 쌓이는 재고와 구조조정비용으로 인해 판매수입이 목표치인 5억 7천만불보다 1억불 이상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래티스 세마이컨덕터는 통신칩 수요 부진으로 판매수입이 약 30%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핸드스프링도 실망스러운 판매실적을 공개했다.

트랜스위치(칩제조업)는 주가가 16.6%나 하락했는데, 2/4분기 당초의 5센트 순익 실현의 기대와는 달리 10 내지 12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의 수요부진이 유럽과 아시아로 확산되는데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콜러웨이 골프도 전자제어씨스템 수요 부진으로 인해 목표수익 달성을 하향 조정할 수 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프루덴셜 증권은 이날 브로드컴, 알테라, 래티스 세마이컨덕터,애트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칩업계의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했는데 위축된 투자심리를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이들 주가는 알테라는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했다.

한편 금융주는 이날 연 사흘째 하락하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수요일 벤처투자에서의 손실을 밝혔던 웰스 파고는 이날도 2.7% 주가가 하락했으며 JP 모건 체이스도 다시 3% 주가가 떨어졌다.

그동안 월가의 전문가들은 이번 분기 예비수익 발표 시즌중의 수익경고소식과 부정적인 경제지표는 무시해도 될 만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왜냐하면 현재의 주가는 이를 이미 반영해 놓은 상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의 주가하락은 이러한 판단에 의구심을 던져주었다.

이날 기업 M&A 소식도 있었다.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넷제로와 주노 온라인의 합병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이로써 새롭게 탄생하게 될 유나이티드 온라인은 업계 두 번째의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한편 듀퐁은 제약부문을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에 78억불에 매각하기로 동의했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큰 변동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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