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투자심리 냉각, 나스닥 3.7%↓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었다. 최근 이어지는 기업수익경고라는 한여름의 한파를 녹일 만한 어떤 재료도 보이지 않았다. 전날 오후 장부터 시작된 가파른 하락세가 이날 계속 이어졌다.
나스닥지수는 장중 내내 제대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세 차례 정도의 반등의 기회를 노려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전날에 이어 일중 최저치로 마감하며 77.59포인트(3.66%) 하락한 2,044.07을 기록했다. 2천선 붕괴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게 만드는 수준이다.


다우존스지수는 허니웰과 제너럴 일렉트릭의 합병이 걸림돌에 부딪히면서 개장 1시간만에 10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전날의 하락세를 계속 이어갔다. 마감 직전의 반등노력도 수포로 돌아가 181.49포인트(1.67%) 하락한 10,690.12으로 마감했다.
이날의 하락세는 대형주 소형주 가릴 것 없이 전지수가 큰 폭 하락했다.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는 21.73포인트(1.75%) 하락한 1,219.87로, 러셀2000지수는 9.74포인트(1.93%) 하락한 495.38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평소보다 약간 낮은 수준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4억주, 나스닥에서 17억주가 거래됐다. 주가가 내린 종목이 압도적으로 많아 양대 시장에서 각각 22:9, 27:10으로 내린 종목을 상회했다.
업종별로는 소프트웨어 5.86%, 네트워킹 5.18%, 멀티미디어 6.38%, 반도체 5.47%부문이 큰 타격을 받았다. 바이오테크 2.62%, 화학 2.28%, 제지 2.47%, 하드웨어 3.11%, 인터넷 4.02%, 증권보험 3.29%, 유틸리티 2.67%, 천연가스 2.39% 부문도 큰 폭 하락했다. 제약 0.37%, 의료서비스 0.12%, 금 1.36% 부문만이 선전했을 뿐이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2/4분기 기업수익발표 내용에 대해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보였었다. 그러나 기업들이 3/4분기 이후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전망을 함께 발표하면서 이번 수익발표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수익경고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정적 반응이 더욱 확산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날 증시 분위기를 이끌어갈 만한 기업의 수익발표가 없었음에도 주가가 곤두박질 한 것은 투자분위기가 얼마나 침체돼 있는가를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스탠다드 앤 푸어사는 기업수익내용이 좋지 않고 거시지표도 좋은 내용을 기대하기 어려움에 따라 증시가 단기적으로는 다음 분기까지 제대로 회복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의 주가수준을 고려했을 때 장기적 전망은 나쁘지 않다고 하면서 주식에의 투자비율을 5%정도 높일 것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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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증시 부진은 시장이 상승국면으로 진입하는 데 강력한 저항의 벽이 가로 막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기까지는 몇차례 더 그 벽을 허무는 시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어 스턴스의 엘리자베쓰 멕케이도 4/4분기쯤 되면 증시를 본격적 상승국면으로 들어서게 할 만한 촉매제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장기정부채 금리가 하향곡선을 긋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전망은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에너지, 소비재, 금융, 의료서비스 부문의 강세를 점쳤다.
최근 이어지는 수익경고 소식에 엎친 데 덥친 격으로 이날 합병결렬 가능성이라는 재료가 불거져 나왔다. 제너럴 일렉트릭과 허니웰은 유럽연합의 반독점 규제당국에 합병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승인을 이미 받아놓은 합병계획중 22억 달러 규모의 우주항공사업부문 매각내용도 들어있지만 그 규모가 유럽당국의 요구수준에 크게 미달하는 것이어서 승인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GE는 3% 주가가 오른 반면 인수업체인 허니웰은 11.5% 하락했다.
광섬유업계의 코닝도 이날 주가가 6.6%나 하락했다. 최근 1년중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메릴 린치가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했기 때문인데 앞으로 몇분기 동안 광섬유사업부문의 순익이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도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췄다. 같은 업계의 JDS 유니페이스, 시에나, 시카모어 네트워크도 모두 각각 2.7%, 6.3%, 5.0% 하락했다.
이날 이렇다 할 만한 대형기업의 수익발표는 없었지만 발표한 기업 모두 일제히 경고음을 냈다.
퀄컴(데이타처리서비스)은 이번 분기 판매수익과 주당순익 모두 당초의 예상에 미달할 것이라고 하면서 사업부문인 스냅 어플라이언스의 주식공개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하인츠(음식료업)도 이번 분기 수익이 월가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씰리콘 스토리지 테크놀로지(메모리장비)는 기대수익 미달을, 마이크로퓨스(소프트웨어)는 CEO의 매우 암울한 영업전망이 이들 기업의 주가를 떨어뜨렸다. 특히 마이크로퓨스는 31.1%나 주가가 하락했다.
한편 다우종목인 인터내셔널 페이퍼는 10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4% 가까이 하락했다.
이날 존슨 앤 존슨, 머크 등 제약부문은 유독 강세를 보였다. UBS 워버그가 제약부문은 투자가치가 있는 부문이며 특히 고성장주인 화이자, 파마치아, 어메리컨 홈 프로덕트 같은 주에 투자할 것을 권유한 데 힘을 받았다.
최근 고난을 겪고 있는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이날 다시 6.5%나 주가가 하락했다. 사업부문의 일부를 매각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소식이 보도됐기 때문이다.
기업수익측면에서의 악재와 더불어 다음날이 주식선물, 지수옵션 그리고 개별주식옵션 만기일이 겹친다는 점도 이날의 하락세를 부채질했다. 트레이더들은 만기일 이전에 포지션을 정리하는 과정에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매수포지션을 취하기를 꺼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됐다. 5월지수가 0.1%밖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월가에서는 0.3%정도를 예상했었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현 경기상황에서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것인데, 이날 증시의 투자분위기를 조성하지는 못했다. 인플레이션 지수는 가장 중요한 거시지표의 하나이긴 하지만 성장회복이 이슈인 현재의 상황에서 주의를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신규실업급여 신청건수는 428,000명으로 나타났는데 예상치를 약간 웃도는 수치였다. 그러나 2주전의 440,000명에 비하면 약간 감소한 것이었다. 고용사정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확인시켜준 것으로 재료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의 두 지표 모두 미 연준이 이번 달 하순 인플레이션에 대한 큰 부담감없이 경기회복을 위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좋은 기반을 형성해 준 것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