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밀고 밀렸던 하루, 결국은 보합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기업수익 발표시즌이 마무리되면서 투자자들이 경기의 향방을 가늠할 만한 거시지표에 눈을 돌렸으나 소매판매실적과 신규실업자수 발표내용이 경기의 조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잠재우며 부진한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최근의 주가 하락폭을 인식한 반발매수세도 만만치 않아전지수가 보합세로 마감됐다.
나스닥지수는 개장 직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1,950선 아래까지 하락하며 좋지 않은 시작을 보였다. 그러나 장중 내내 밀고 밀리는 신경전을 계속하며 세차례에 걸쳐 전날 수위 회복을 시도했다. 지수 회복에는 실패했으나 하락폭은 대부분 만회하며 이날을 마쳤다. 전날보다 3.04포인트(0.15%) 하락한 1,963.32를 기록하며 연 5일째 지수가 하락했다.


다우존스지수는 개장초의 부진을 씻고 오후장 들어 상승국면으로 돌아섰다. 마감에 임박하여 전날 수위 회복에 성공하며 5.06포인트(0.05%) 오른 10,298.56으로 마감됐다.
월마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캐터필라, 씨티그룹, 엑손 모빌, 인터내셔널 페이퍼, JP 모간 체이스가 지수하락을 선도한 반면, 홈 디포, 이스트만 코닥,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SBC 커뮤니케이션, 휴렛패커드는 지수하락을 지켜냈다.
S&P500지수는 0.10포인트(0.01%) 내린 1,183.43을, 러셀2000지수는 1.22포인트(0.26%) 오른 473.84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2억주, 나스닥에서 14억주가 거래됐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주가가 오른 종목이 17:14로 약간 많았으나 나스닥에서는 오히려 주가가 내린 종목이 20:16 비율로 오른 종목수를 상회했다.
업종별로는 증권보험 2.55% 부문이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으며 항공 1.85%, 바이오테크 0.88%, 하드웨어 1.70%, 인터넷 1.87%, 멀티미디어 0.89%, 텔레콤 1.26%, 소매 0.60%, 교통 1.31% 부문도 1% 전후 하락했다. 그러나 금 4.76%을 비롯해 유틸리티 0.90%, 은행 0.20%, 천연가스 0.95%, 석유 0.44%, 반도체 0.07% 부문도 소폭 상승했다.
거래가 활발했던 종목으로는 노텔 네트워크 -1.57%, 루슨트 테크놀로지 +0.78%, 솔렉트론 -10.29%, EMC -3.50%, 스프린트 -1.55%, 제너럴 일렉트릭 +0.89%, 애버크롬비 앤 피치 -17.99%, 노키아 -2.89%, 컨세코 -11.29%, 갭 -5.82%, 월마트 -0.51%가 상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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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에서는 엑소더스 커뮤니케이션 +0.49%, 오라클 -5.82%, 에릭슨 -3.56%, 오픈웨이브 시스템 -17.92%, 팜 -7.14%, 넥스텔 -4.88%, 엔비디어 -6.37%, 노벨러스 시스템 -7.95%,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 -3.27%, 에뮬렉스 -9.81%의 거래가 활발했다.
전날 투자자들이 거의 눈여겨 보지 않는 연준의 베이지북이 증시를 뒤흔들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만큼 지금 증시 참가자들이 얼마나 불안한 마음으로 증시를 지켜보고 있는지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었다. 이날도 중량감이 별로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소매판매실적과 신규실업급여 신청건수 발표내용을 손에 쥔 투자자들은 "소비지출 둔화"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발표된 소매판매실적 내용이 소비자들이 허리끈을 졸라매고 지출을 자제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면서 월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인디펜던스 인베스트먼트의 존 포렐리는 "기업지출이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경기회복을 꿈꾸고 있던 월가에 큰 타격을 준 뉴스"라고 하면서 "소비지출이 약세를 보이기 시작하면 현재의 경기둔화는 불황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소비자들이 고가제품 구매를 자제하면서 최고가 제품을 취급하는 소매업체와 백화점의 판매가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가품을 취급하는 삭스 피프스는 4.8% 판매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의류업체인 갭의 판매수익도 1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모두 월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감소세를 보였다. 시어스도 월가의 예상보다 높은 3%의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 거의 예외없이 소매주는 이날 크게 부진했다. 이날 애버크롬비 앤 피치라는 소매주가 15% 판매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는 18.0% 가장 큰 폭 하락했다.
그러나 중저가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소매업체의 판매실적은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6%의 판매신장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으며 JC 페니도 2.2% 판매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케이 마트 역시 판매가 신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7월은 전통적으로 할인세일이 있는 시즌이어서 소매기업들의 판매수익이 부진한 것은 당연하다고 스스로 위안하면서도 투자자들은 생각보다도 저조한 소매판매실적을 주가에 반영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와코비아 씨큐리티의 리키 해링튼은 "끊임없이 쏟아지는 기업수익경고는 지난 4월부터 현재의 증시를 지탱해주고 있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하면서 기업이 앞으로의 수익전망을 발표할 때마다 투자자들은 경기회복 시점을 더 먼 미래로 조정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년 하반기 경기회복설은 이제 물 건너 간 얘기로 월가와 투자자들은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한편 지난주의 신규실업급여 신청건수는 33,000명 늘어난 385,000명으로 월가의 예상을 1만건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불었던 기업의 정리해고 발표를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기업수익 악화와 이에 따른 고용불안이 거의 예외없이 모든 업종에 파급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확산된 하루였다.
지난 달까지만 해도 일련의 금리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세금정산으로 인한 유동성 공급이 증시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아직도 이러한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증시가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일수록 더 큰 위험요소들이 수면위로 부상할 수도 있다고 월가의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날 투자은행들도 부진했다. UBS 워버그가 골드만 삭스, 모간 스탠리, 리먼 브러더스, 메릴 린치 등 간판급 투자은행들의 금분기, 금년 그리고 다음해의 예상순익을 차례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모간 스탠리도 골드만 삭스, 메릴 린치, 찰스 쉬왑의 예상순익을 낮춰 잡았기 때문이다. 메릴 2.5%, 리만 2.5%, 모간 4.8%, 골드만 2.3%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텔레콤 장비업체인 노텔 네트워크는 내년도 하반기 이전까지는 자본지출이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가가 1.6% 하락했다. 현재의 최악의 영업환경이 얼마나 지속될 지는 알 수 없다고 하면서 10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방안도 내놓았다. 이 뉴스는 텔레콤지수의 1.26% 하락을 주도했다.
솔렉트론이라는 전자제품 제조업체는 캐나다의 씨-맥 인더스트리를 27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10.3% 하락했으며, 씨-맥은 15.9% 폭등하며 이날 가장 큰 폭으로 주가가 상승한 종목으로 기록됐다.
한편 이날 부시 대통령이 스템 셀 연구를 위한 연방예산 지원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를 앞두고 바이오테크주의 거래가 활발했다. 바이오테크 지수는 0.88%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