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미 테러리즘, 그 이후
2001년 9월 12일, 알프레드 박
사실 이러한 상황에서 리포트를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는 특히 가족이 모두 뉴욕에 거주하고 있고 현재 전화가 불통인 상황이기에 개인적으로도 매우 착잡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일수록 투자자들에게 부탁 드리고 싶은 것은 "이성을 잃지 말고 현실 가능한 확률에 근거하여 판단을 내리라"는 것이다.
일단 540을 저점으로 하방 경직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필자의 기존 전망은 예상치 않았던 이번 사건으로 인해 당연히 무의미해졌다. 그렇다고 시장의 폭락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너무 나도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특정 지수대와 반등시점을 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단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전의 극단적인 상황이었던 [진주만 습격]과 [걸프 전쟁]을 돌아보는 것이라 하겠다.
60년 전 [진주만 습격]후 미국시장은 이틀에 걸쳐 5% 하락한 후 바닥을 다지고 상승한 바 있다. 문제가 더 심각했던 [걸프 전쟁]을 보면 90년 8월 2일, 쿠웨이트에 대한 이라크의 첫 침공이 일어나면서 약 3주에 걸쳐 미국주식시장은 15%의 하락을 했다. 한국주식시장 역시 약 3주에 걸쳐 15% 정도의 하락을 보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미국과 한국 시장간의 한가지 차이점은 반등 시기인데 한국이 9월 중순부터 미국시장보다 약 1개월 먼저 본격적인 급등을 실현했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의 상황이[걸프 전쟁]급의 재앙은 아니라는 것이다. 경제적 타격을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는데 [걸프 전쟁]에 소요된 비용은 무려 530억 달러에 이르렀었다. 이번의 테러리즘은 심리적 위축을 가져 올 수는 있지만 심각한 장기 경제적 타격을 가져올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일단 "돈을 버는" 미국의 cash cow 기업 중 뉴욕과 워싱턴 DC에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증권사를 보더라도 지난 3년간 메릴 린치를 비롯한 많은 수의 회사들이 뉴저지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에 의한 경제적 타격은 일시적일 것이다.
오히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미 기업들의 투자사이클은 앞당겨 질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WTC에는 430개의 기업이 있다. 이 기업들의 IT 대체수요와 복구작업과 관련된 신규수요가, 사태가 일단락 되면 가시화 될 것은 뻔하다. 왜냐하면 이번 사태로 인해 피해를 본 기업들이 복구와 관련된 투자를 미루면 전혀 피해를 보지 않은 기업에 크게 뒤지 게 되기 때문이다 (예: 메릴 린치 對 모간 스탠리). 또한 이 기업들은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FRB의 추가적인 inter-meeting 금리 인하도 예상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개인적으로 친구와의 유선통화를 통해 전달 받은 미국의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침착하다고 한다. 맨하탄에서는 셀 수 없는 사람들이 헌혈을 하기 위해 줄을 석 있는 집결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테러리즘 바로 후의 유럽주식시장의 움직임, 미국달러의 하락, 그리고 유가상승도 예상보다는 심하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독자들의 PICK!
전 산업과 전 종목이 하락을 보일 때 선별적으로 종목을 골라야 할 때다. 미국의 경우 가장 크게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산업은 항공사, 운송, 여행사, 그리고 보험이다. 단기적인 주가하락은 불가피하지만 IT 장비산업은 중기적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게 될 것이다.
한국 보험회사의 가치가 미국의 보험사 주가를 따라 갈 필요는 없다. 따라서 큰 낙폭을 보인 다는 전제 조건 하에 보험주를 눈 여겨 보아야 하며 IT관련주도 지금 당장은 아니나 시간을 두고 침착하게 저가매수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 미 제약주의 수혜와 관련해 제약주의 상대적 가치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걸프전쟁]과 비교해 경제적 피해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지만, 심리적 타격은 오히려 더 심하다. 사상자수가 지금까지만 2만명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걸프전]의 미국인 사망자수는 269명에 불과했다. 따라서 깊은 폭의 하향 오버슈팅이 일어날 확률은 매우 높다. 그러나 사태가 일단락 될 시, 세계경제가 full-blown recession으로 갈 확률은 다수가 생각하는 만큼 높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반등 시점은 일주일, 한달 등의 기간 기준으로 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 "누가, 어떻게, 왜?"가 밝혀질 때가 반등시점이며 그 해답은 결국 사고 비행기의 black box를 찾을 때부터 밝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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