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실적경고, 나스닥 2천선 붕괴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연 사흘째 기업수익경고가 이어지면서 나스닥은 2천선이 붕괴됐으며 다우지수도 세자리대 하락했다. 지난 이틀간 머크와 어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수익경고에 불구 그나마 금리인하라는 재료 덕분에 보합세를 보였던 뉴욕증시는 이날 텔레콤주인 루슨트 테크놀로지와 시에나의 수익경고와 11월중 소매판매실적에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하며 주식을 대량으로 내다 팔았다.
나스닥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급락하면서 일중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마감 직전 추가로 하락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전날보다 64.83포인트(3.22%) 하락한 1,946.55로 마감됐다. 다우 1만선 붕괴 이틀만에 나스닥도 다시 2천선을 내주는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다우존스지수는 개장과 함께 나타난 급락세가 일중 소폭 회복되는가 싶더니 역시 장 후반 들어 하락세가 다시 시작되며 세자리대 지수가 하락했다. 전날보다 128.36포인트(1.30%) 하락한 9,766.45로 마감됐다.
S&P500지수는 17.69포인트(1.56%) 하락한 1,119.38로, 러셀2000지수는 6.64포인트(1.40%) 하락한 468.67로 마감됐다.
업종별로는 이날 악역을 맡은 네트워킹 9.64% 부문을 비롯해, 멀티미디어 8.61%, 반도체 6.78%, 텔레콤 4.88%, 하드웨어 5.44%, 인터넷 3.61%, 소프트웨어 2.74% 등 기술주 전 부문에 걸쳐 급락세가 확산됐다.
구경제주중에서도 소매 0.78%, 항공 3.66%, 교통 1.42%, 은행 1.42%, 증권보험 1.51%, 석유 1.74%, 화학 2.57% 부문 등 바이오테크, 금, 유틸리티 부문을 제외한 전 부문의 지수가 하락했다.
거래량은 평소보다 활발해 매도세가 거셌음을 시사했다. 나스닥에서는 19억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16억주가 거래됐다. 주가가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수를 상회해 양대 시장에서 각각 23:13, 20:10을 기록했다.
루슨트 테크놀로지(-15.7%)는 금분기 순손실 규모가 월가의 예상보다 크다고 발표하면서 이날의 하락세에 불을 붙였다. 앞으로 수익이 소폭이나마 개선될 것이라고 투자자들을 위로했지만 월가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코닝, 노텔 네트워크, JDS 유니페이스 등 다른 광섬유업체의 주가 폭락으로 이어지면서 네트워킹지수는 10% 가까이 폭락했다.
또 다른 네트워킹주인 시에나(-16.9%)는 금분기 판매수익이 30내지 40% 하락한 2억 3천만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해 3억 5천만달러 정도를 예상하고 있던 월가는 크게 실망했다. 당초 주당 5센트 정도의 순익을 기대하던 월가는 이 회사가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물량을 대거 내다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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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8.4%)는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1,700명을 정리해고할 것이라고 하면서 금분기 판매수익도 20%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만 브러더스는 AM의 수익경고는 네트워킹 부문의 회복이 아직 가시권에 들어와 있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노벨러스 시스템, 테러다인, 램 리서취 6-8%대 하락 등 칩장비 부문 전체가 곤욕을 치뤘다.
보험회사의 맏형인 애트나(-1.3%)도 전체 인원의 17%에 해당하는 6천명의 감원계획을 발표했다. 의료비용의 증가와 정부보조 의료보험 부문에서의 손실이 주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퀘스트 커뮤니케이션과 출판업체인 맥그로 힐도 감원대열에 합류했다.
전날의 어메리칸 익스프레스의 감원발표에 이어 이날 다시 대형기업들의 감원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감원열풍이 다시 시작된 것이 아니냐며 월가는 당혹스러운 분위기였다. 12월은 계절적으로 감원규모가 큰 편이지만 지난 가을 한 차례 태풍처럼 지나간 감원 붐을 고려해 볼 때 최근의 감원발표는 예사롭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구인 구직광고 온라인업체인 핫잡 닷컴(+59.2%)은 온라인업계의 맏형인 야후(-8.2%)가 인수 제의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폭등했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1.9%)는 월가의 예상보다 다음해 수익규모가 클 것이라고 하면서 이날 다우종목중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소매판매실적은 이날의 매도열기에 바람을 지폈다. 11월중 소매판매실적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빨간 불이 켜졌기 때문이었다.
9.11테러 이후 실시됐던 자동차업계의 무이자 할부판매 기간이 끝나면서 소매판매실적은 월가의 예상 3.1%보다 큰 폭인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부문을 제외하면 0.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 9월과 10월의 판매호조는 자동차업계의 특수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었지, 경기회복을 알리는 기조적 현상이 아니었다는 것이 확인됐다.
지난주의 신규실업급여 신청자수는 2주전에 비해 감소한 394,000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며 월가는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한편 미 정부는 이날 아침 오사마 빈 라덴이 9.11테러 이전에 테러계획을 미리 알았음을 알려주는 비디어 테이프를 공개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시스코 시스템 -7.27%, 시에나 -16.86%, 썬 마이크로시스템 -8.45%, 젠자임 +0.47%, 인텔 -4.43%, 오라클 -2.85%, JDS 유니페이스 -11.57%, 이뮤넥스 +10.27%, 주니퍼 네트워크 -11.49%, 마이크로소프트 -2.47%, 에릭슨 -9.06%, 핫잡 닷컴 +59.20%의 거래가 활발했다.
뉴욕증권시장에서는 루슨트 테크놀로지 -15.65%, 글로벌 크로싱 -33.93%, 프루덴셜 파이낸셜 +6.55%, 엔론 0.00%, 퀘스트 커뮤니케이션 -2.48%, 제너럴 일렉트릭 0.00%, 노텔 네트워크 -11.34%, 캘파인 +0.88%, EMC -7.61%, AOL 타임 워너 +2.43%가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다.
다우종목중에서는 알코아, 듀퐁, 휴렛패커드, 허니웰, 인텔, JP 모건 체이스, 마이크로소프트, 엑슨 모빌, 월트 디즈니의 주가가 큰 폭 하락했으나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SBC 커뮤니케이션, 코카콜라, 보잉은 지수하락폭을 좁히는 역할을 했다.
금리인하덕분에 잘 버텨왔던 뉴욕증시가 이날 드디어 누적된 간판기업들의 수익경고로 무너진 데 대해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해석도 없지 않다. 이번 분기 기업수익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했던 것이고 경기회복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최근의 하락세는 곧 회복될 것이라는 의견이 그것이다.
한편 이날 마감후 발표된 오라클(-2.9%)은 수익이 월가의 예상대로 주당 10센트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센트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 아니어서 다음날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