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상보]
뉴욕 주식시장이 23일(현지시간) 전날과 비슷하게 '전약 후강'의 양상을 보이며 일제히 상승했다.
증시는 경제 지표 호재에도 불구하고 광 네크워킹 장비업체 시에나의 실적 부진, 추가 테러 위협 등에 눌려 오후 2시까지 하향 곡선을 그렸다. 매수를 자극할 만한 호재는 발견되지 않은 채 투자자들은 긴 연휴를 앞두고 시장을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수에 촉발돼 고개를 든 주요 지수는 장 마감 한 시간을 남기고 상승 반전했다. 특히 야후와 e베이의 전략적 제휴, 프라이스 라인의 실적 목표 재확인 등을 호재로 한 인터넷 주의 강세가 기술주 분위기를 바꾸었다는 분석이다. 전날에는 9.11 테러 핵심 용의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이 미 당국에 체포됐다는 루머가 돌면서 막판 급반등했었다.
이날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58.20포인트(0.57%) 오른 1만216.08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24.18포인트(1.44%) 상승한 1697.63으로 마감되며 1700선에 바짝 다가섰다. S&P 500 지수는 11.06포인트(1.02%) 오른 1097.08로 장을 마쳤다.
경제 지표는 내구재 주문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고, 실업수당 청구자는 감소하는 등 긍정적이었다. 상무부는 이날 4월 내구재 주문이 자동차 통신장비 기계류 등의 급증으로 전날보다 1.1%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자동차의 경우 4년래 가장 큰 폭인 12% 증가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0.4%는 물론 전달의 0.2% 보다 큰 폭이다. 노동부는 지난 18일까지 1주일간 실업 수당 청구자수는 9000명 줄어든 41만6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8000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경제에 대한 판단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였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시각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마이클 모스코 시카고 연방은행총재는 이날 철강협회 모임에 참석, "경기 하강이 완만했기 때문에 회복 초기 국면의 성장률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맥티어 달라스 연방은행 총재 역시 다른 모임에서 "이번 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보다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1분기 GDP 성장률은 5.8%(추정치)로 집계됐으며, 24일 발표되는 잠정치는 5.9%로 예상되고 있다.
테러 위협과 경제의 완만한 회복 기대감으로 금값은 또 다시 상승, 23개월래 최고가를 경신했다. 6월물 금 선물은 이날 장중 온스당 323.40 달러까지 치솟았다 전날보다 4.50 달러 급등한 322.80달러에 마감했다.
독자들의 PICK!
유가는 반대로 약세를 이어갔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7월 인도분은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날 보다 배럴당 22센트 하락한 26.15달러를 기록, 25달러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달러화는 엔 강세를 우려한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 등으로 전날보다 강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뉴욕 외환시장에서 124.91엔에 거래됐다. 전날 종가는 124.17엔 이었다.
이날 거래량은 초반 부진하다 오후들어 분위가 호전된 여파로 전날과 비슷한 규모였다. 뉴욕 증권거래소 11억7900만주, 나스닥은 17억3000만주였다. 또한 두 시장 모두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을 앞섰다.
업종별로는 네트워킹과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강세를 보였다. 아멕스 네트워킹 지수는 0.07%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55% 떨어진 516.63을 기록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테러다인이 비교적 큰 폭인 2.2%, 3.7% 각각 하락했다.
이날 인터넷주의 강세가 돋보였다. 항공권 등의 인터넷 역경매업체인 프라이스라인은 이날 골드만 삭스 주체 인터넷 콘퍼런스에서 2분기 실적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힌데 힘입어 10.18% 급등했다. 프라이스라인은 매출 3억2000만~3억5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 3~5센트를 제시했다.
세계적인 포털인 야후는 유럽 지역 인터넷 옥션 사업에 철수하는 대신 e베이 서비스를 지원키로 했다고 발표, 5% 상승했다. 야후는 유럽의 인터넷 옥션 시장에서 경쟁업체인 e베이와 아마존을 따라잡는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야후는 e베이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수백만 유로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e베이도 6.3% 급등했다.
소프트웨어 주는 전날 골드만 삭스에 이어 도이체 뱅크가 무더기로 순익 전망치를 하향 하면서 4일째 하락하는 듯 했다. 그러나 막판 반등하면서 골드만 삭스 소프트웨어 지수는 2.4% 상승했다. 페레그린 시스템즈의 경우 회계 처리 문제와 관련해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2000년 회계연도 이후 재무제표를 재작성해야 한다고 발표했으나 4.6% 급등했다.
반면 광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에나는 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커진데다 이번 분기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급락했다. 시에나 주가는 5.1% 하락한 6.11달러로 마감하며 98년 10월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에나의 최고경영자(CEO)인 개리 스미스는 "고객 업체들이 현금흐름 유지를 위해 극닥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텔레콤 업계의 회복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에나는 이날 개장전 2~4월 분기 순손실이 6억1220만 달러, 주당 1.86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070만 달러, 주당 17센트 보다 크게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시에나는 재고 상각손실 2억2320만 달러에 감원을 포함한 구조조정 비용 1억2140만 달러 등이 반영돼 손실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4억2540만 달러에서 8710만 달러로 80% 급감했다.
델 컴퓨터는 PC 프린터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0.29% 올랐다. 베어스턴스의 애널리스트 앤드루 네프는 최근 델 창업자인 마이클 델을 만난 결과, 델이 잉크 카트리지 부문에서 매출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델이 관련 회사를 인수하거나, 델의 브랜드로 제품을 출하하는 방식으로 제조업체와 제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델은 휴렛팩커드와 컴팩의 합병으로 세계 PC 시장의 1위 자리를 넘겨 주었다.
미국 최대 장거리 전화 사업자인 AT&T는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찰스 노스키가 사임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1.08% 상승했다. 노스키는 AT&T 브로드 밴드의 매각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물러날 예정이다. 노스키는 GM계열의 휴스 일렉트로닉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를 지낸 후 99년 AT&T에 들어왔다.
이밖에 생명공학업체 바이오젠은 건선 치료용 신약이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았으나 이를 전후해 주식 거래가 중지됐었다.
전날 신용평가사 S&P에 의해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인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진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은 0.6%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