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반도체 부담,나스닥2%↓

[뉴욕마감]반도체 부담,나스닥2%↓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5.25 05:37

[뉴욕마감]나스닥 2% 하락

[상보]

현충일(미모리얼 데이) 연휴를 앞 둔 뉴욕 주식시장이 24일(현지시간) 급락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보다 떨어 진데다 썬마이크로 시스템즈의 실적 경고, 반도체 장비 업체의 등급 하향 등으로 기술주 들이 약세를 보인 때문이다.

다우 지수는 111.82포인트(1.09%) 하락한 1만104.26으로 장을 마감했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6.14포인트(2.13%) 급락한 1661.49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13.26포인트(1.21%) 떨어진 1083.82로 장을 마쳤다. 러셀 2000지수는 7.6포인트(1.52%) 내린 493.64을 기록했다.

이로써 앞서 이틀간 '전약 후강'의 양상으로 상승했던 증시는 주 초반 급락세를 극복하지 못한 채 주간으로 하락했다. 다우 지수와 나스닥 지수의 주간 하락률은 각각 4.6%, 2.4%에 이른다.

이날 증시의 하락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하향 조정 보다는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차익을 실현해 두려는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름철 증시 수익률은 연간으로 부진한 편이다. 더구나 기업들의 순익 개선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주가 수준은 높은 상황이다.

거래량도 부진했다. 뉴욕 증권거래소는 8억8700만주, 나스닥의 경우 11억8000만 주에 그쳤다. 또 뉴욕 거래소에서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을 17대 13으로 앞섰고, 나스닥 시장 역시 5대 4 정도로 내린 종목이 많았다.

업종별로는 항공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약세 였다. 항공주들은 개장 전 도이체 뱅크가 올해 중 악재는 모두 등장했다고 평가한 게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날 하락했던 아멕스 항공지수는 0.05% 상승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모기업인 UAL은 2.5%, 아메리카 에어라인(AMR)은 1.6% 각각 올랐다.

반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29% 떨어진 499.63을 기록했다. 편입 16개 전 종목이 하락한 가운데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KLA 텡코르 등이 각각 6.5%, 4.6% 급락하는 등 장비주들의 낙폭이 컸다. 이는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을 포함해 반도체 장비주들에 대해 골드만 삭스가 수요 회복이 분명해지기 전 까지는 위험하다며,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시장수익률'로 하향한 여파다.

전날 급등했던 생명공학 지수는 바이오젠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3.58% 하락했다. 바이오젠은 전날 건선치료제 신약에 대해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승인을 건의했다는 소식에 이날 22.6% 폭등했다. 그러나 전날 이 발표를 앞두고 바이오젠의 거래가 중단된 반면 다른 생명공학업체들의 주가가 미리 반사이익을 챙긴 게 이날 부진을 이끈 요인으로 지목됐다.

제약업체들은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이 불리한 판결을 받은데 영향을 받아 약세를 보였다. 미 법원은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의 항생제 오그멘틴의 특허권을 인정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 이 항생제는 미국 내 매출이 연간 13억 달러에 달한다. 이 회사는 8.3% 급락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유닉스 서버 제조업체인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썬은 전날 이번 분기 주문이 전분기 예상했던 수준을 조금 밑돌고 있다고 밝힌 게 악재가 돼 7.4% 하락했다. 썬은 그러나 순익이 전분기 보다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릴린치는 이에 대해 '중립' 투자의견을 유지하면서 내년은 보다 힘들 시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가 타이코 인터내셔널의 CIT 부문을 50억 달러에 인수키로 했다는 소식에 두 회사 주가가 오전 크게 올랐으나 오후 들어 리먼이 이를 철회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하락 반전했다. 타이코는 2.75%, 리먼은 1.75% 각각 떨어졌다.

JP모간체이스는 합병을 주도했던 제프리 보이스 투자은행 부문 대표를 포함해 경영진을 개편할 것이라는 소식에 1.49% 떨어졌다. 골드만 삭스는 상당히 긍정적인 조치로 평가한 반면 UBS워버그는 이른 시일내에 의미있는 결과를 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컴퓨터 업체인 IBM은 서버 부문 등에서 감원을 통보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부담이 돼 1.48% 하락했다.

한편 이날 경제 지표들은 전날에 이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1분기 GDP 성장률은 당초 5.8% 에서 5.6%로 수정됐으나 경제 회복 궤도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또 GDP 기준의 기업 순익은 1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4월 신규 주택 판매도 1% 증가하며 전달(-3.0%) 보다 크게 개선됐다.

GDP 성장률은 그러나 전문가들의 기대치(6.0%)에 못 미친데다 외형 보다 실 내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증시에 호재가 되지 못했다. 상무부는 소비 지출 증가율이 당초 3.5%에서 3.2%로 조정된데다 공장 및 장비 부문의 기업 투자감소폭이 5.7%에서 8.2%로 커져 당초 보다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민간 소비는 미 경제의 2/3를 차지하는 중요한 부문이다. 기업 투자 역시 무한정 늘어날 수 없는 소비를 대체할 성장 요인이다. 때문에 소비와 투자의 축소 조정은 향후 성장세에 대한 불안감을 높였다. 다만 최종 판매가 늘어나면서 재고 축소분은 362억 달러에서 257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1분기 성장률은 전분기의 1.7%는 물론 지난해 3분기의 -1.3%를 크게 웃도는 것이자 2000년 2분기 5.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GDP 통계는 전달 추정치에 이어 잠정 - 확정 등 3단계로 발표된다.

상무부는 이와 별도로 지난해 내내 감소세를 보이던 기업 순익이 0.9%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전분기에는 10.6% 급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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