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나스닥 반등. 다우 4일째 ↓

[뉴욕마감]나스닥 반등. 다우 4일째 ↓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5.31 05:40

[뉴욕마감] 나스닥 반등. 다우 4일째 ↓

[상보]

세계 금융의 심장부인 월스트리트가 재건에 본격 착수한 30일(현지시간) 나스닥 지수가 사흘간의 부진을 끊고 힘겹게 상승반전했다.

이날 뉴욕시는 사상 최악의 9.11 테러로 붕괴된 세계무역센터(WTC)의 잔해 제거 및 시신 수습 작업을 공식 종료했다. 2800여명의 목숨을 잃은 지 261일 만이다. 경제전문가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희생자를 잊지 말아야 한다"며 "살아 남은 우리들은 이제부터 재건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 침체와 맞물린 테러 참사로 휘청했던 뉴욕 주식시장은 한동안 회복세를 보였으나 정보기술(IT) 버블 붕괴에 따른 투자 위축 등의 후유증, 순익 감소, 여전히 자신할 수 없는 경기 회복세 등 장애물에 걸려 당시와 비슷한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 물리적인 테러의 상흔은 이제부터 조금씩 역사적으로 사라지겠지만 투자자들의 가슴에 남아 있는 불안감은 훨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뉴욕 증시는 의미 있는 기념식을 맞아 하락세를 벗기 위해 악전 고투했다. 출발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긴장 고조, 미국의 자존심이었던 달러화 약세,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의 부진 등에 눌려 약세였다. 그러나 테러 당시 WTC 두번째 건물이 무너졌던 오전 10시 29분에 맞춰 묵념과 함께 2분간 거래를 중단한 후 반등했다. 테러 사태 직후 나타났던 '애국심 랠리'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었다. 오후들어 다시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진 증시는 막판 반등을 재시도했으나 결국 나스닥과 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지수만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1.35포인트(0.11%) 떨어진 9911.69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7.52포인트(0.46%) 상승한 1631.91을, S&P 500 지수는 3포인트(0.28%) 떨어진 1064.66을 각각 기록했다. 러셀 2000 지수는 0.23포인트 오른 487.83으로 장을 마쳤다.

증시의 부진은 달러화의 약세가 우선 부담이었다. 달러화는 일본은행(BOJ)이 엔화 강세 저지를 위한 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으로 엔화에 대해 6개월래 최저치인 122.80엔까지 떨어졌다.

하야미 마사루 BOJ 총재가 환율의 과도한 움직임은 바람지하지 않지만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말한 게 '엔화 강세- 달러화 약세'를 촉발했다. 엔/달러 환율은 123엔대로 회복했으나 전날보다는 떨어졌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16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달러/유로는 94센트를 돌파했다. 달러화 하락은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유럽 등 외국 투자자들의 이탈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증폭시켰다.

테러 우려와 지정학적 불안감도 여전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조만간 아프가니스칸 국경에 있는 군을 인도 접경지대로 이동시킬 수 있다고 이날 경고했다.

거래량은 시소게임으로 인해 전날보다 늘어났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12억3600만주가, 나스닥의 경우 15억4700만주가 각각 거래됐다.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많았다.

업종별로는 그동안 부진했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컴퓨터 등이 강세를 보였다. 특히 8일장 연속 하락했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막판 반등에 힘입어 0.08% 오른 480.49를 기록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인텔이 각각 2.4%. 0.8% 상승했다. 그러나 노벨러스의 불투명한 실적 전망 등에 눌렸던 장비주들은 약세를 이어갔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2.9% 떨어졌고, 노벨러스 역시 0.9% 하락했다.

최근 3일장 연속 떨어졌던 소프트웨어 업종은 사우드뷰의 긍정적인 평가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사운드뷰는 기업 어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분명한 개선 징후가 보인다며 1분기의 실망스런 실적이 이번 분기에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플소프트는 8.5% 급등했고, 시벨 시스템즈도 5.7% 올랐다. 오라클은 0.24% 상승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회계 처리 문제로 협상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는 하락세를 접고 1.13% 상승했다. MS는 매출 및 순익 증가세를 유지하기위해 재무제표를 적정하게 작성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소프트웨어주의 강세를 하드웨어주에도 힘이 됐다.

다우 종목인 필립모리스는 밀러 맥주를 남아프리카 PLC에 56억달러에 매각키로 했다는 발표가 호재가 돼 1.02% 상승했다.

반면 JP모간체이스는 금융 증권주들의 부진에 눌려 2.6% 하락했다.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 법무장관은 시티그룹의 살로먼 스미스 바니, 모간 스탠리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스피처 장관은 특히 애널리스트들의 투자 은행 기여도에 따른 보상을 받기 위해 제출한 평가 보고서 등을 토대로 증권사들의 투자자 오도 여부를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이메일에 근거해 1억 달러 합의금을 이끌어 냈던 메릴린치 사례보다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이밖에 코스트코는 분기 순익이 예상치를 넘어서면서 2.24% 상승했다. 스타벅스도 주당 순익이이 내년까지 20%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투자 의견이 '시장수익률'에서 '매수'로 상향조정된 덕분에 올랐다.

그러나 평면 화면과 디지털 TV용 마이크로 칩 제조업체인 제네시스 마이크로 칩은 가격 경쟁이 심화돼 시장점유율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로 28.5% 폭락했다.

한편 신규 실업수당 청구자수는 2주 연속 감소했으나 수당을 받은 실직자는 19년래 최대 수준에 머물러 '고용없는 경제회복'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노동부는 이날 25일까지 한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자가 41만명으로 1만2000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실업수당 청구자는 2주 연속 줄어들면서 지난 3월 16일주 이후 최저 수준이 됐다. 4주 이동 평균치 역시 41만8500명으로 3000명 감소했다.

노동부는 그러나 1주 이상 실업수당을 받은 실직자 수는 18일 현재 389만 3000명으로 4만9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9년래 가장 많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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