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뒷심없는 랠리" 나스닥 ↓
[상보]
5월의 마지막 날인 31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혼조세로 마감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호전된 경제지표에 힘입어 한때 1만선을 돌파했으나 오후 들어 기세가 꺾이면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잇단 부진에 지친 투자자들은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 거래량은 평균치를 밑돌았다.
이날 증시는 시카고 구매관리자 지수와 소비자 신뢰지수가 상승한데 힘입어 초반 랠리를 보였다. 달러화가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124엔대를 회복한 것도 긍정적인 촉매가 됐다.
그러나 인도와 파키스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무부가 자국 주민의 인도 철수를 촉구, 분위기는 어두워졌다. 나스닥 지수는 장 마감 1시간여를 남겨 놓고 하락반전했고, 다우 및 S&P 500 지수는 오름폭을 크게 줄였다. 국무부는 이날 여행 경고문을 통해 인도와 파키스탄간 긴장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아졌다며 철수를 촉구한뒤 현지에 남는 미국인들은 양국 접경지대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도 인도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인도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다우 지수는 결국 13.56포인트(0.14%) 오른 9925.25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6.19포인트(0.99%) 내린 1615.73을, S&P 500 지수는 2.48포인트(0.23%) 오른 1067.14를 각각 기록했다. 다우와 S&P 500 지수는 4일 연속 약세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3대 지수는 5월 한달 동안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5월에는 팔아라"는 격언을 되새기게 하는 대목이다. 나스닥 지수는 올들어 17% 하락한 상태이며, 다우와 S&P 500 지수 연초 대비 하락률은 각각 0.9%, 7% 이다.
이날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2억3800만주, 나스닥 16억 3400만주 수준이었다. 두 시장 모두 오랜만에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 보다 많았다. 업종별로는 경제 지표 호전에 힘입어 소비재 금 은행 등이 강세였다.
반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반도체 등은 하락했다. 반도체주들은 4월 세계반도체 판매가 3% 증가했다는 반도체산업협회(SIA)의 발표가 호재로 작용, 초반 급등했다. 그러나 오후들어 반도체 장비주들이 약세를 보이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89% 하락한 476.26을 기록했다. 이로써 반도체 지수는 최근 10일장 동안 9일 떨어졌다. 인텔과 AMD는 상승했으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노벨러스 시스템즈 등 장비주들은 각각 1.6%, 1.4% 떨어졌다.
SIA는 4월 반도체 판매가 110억7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3.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로 19% 줄어든 것이나 3월의 감소폭 -26% 보다는 개선된 것이다. SIA는 반도체 경기가 올해 남은 기간중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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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예상을 깨고 크게 호전됐다. 우선 5월 시카고 구매관리자 지수(PMI)는 60.8로 전달의 54.7 보다 크게 상승했다. 5월 지수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55를 크게 웃도는 것이어서 제조업 부문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지수는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그 밑으로 내려가면 경기 수축을 의미한다.
소비자 신뢰지수 역시 개선됐다. 미시건대 5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96.9로 확정돼 이달 중순의 잠정치 96.0보다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증시 부진 등으로 이 지수가 95.8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항목별로는 소비자 기대지수가 89.1에서 92.7로 높아졌고, 현재 경기 판단을 반영한 동행지수는 99.2에서 103.5로 상승했다. 이 덕분에 소매점들이 강세를 보였다. 타깃과 시어스는 2.4%, 3.1% 각각 상승했고, 홈 디포는 3.8% 올랐다. 세계 최대 소매점인 월마트는 소폭이지만 0.3% 올랐다.
또 공장주문은 4월 1.2% 늘어나면서 5개월 연속 증가했다. 3월 주문은 당초 0.4%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으나 이날 1% 늘어난 것으로 수정됐다. 이와함께 1분기 생산성은 8.4%로 당초의 8.6%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날 종목별로는 합병 테마주가 주목을 받았다. 고전중인 제약업체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킵은 경쟁업체 글락소 스미스클라인과의 합병을 위해 사전 협의를 하고 있다는 보도에 4.25% 상승했다. 글락소측은 최근 합병에 관심이 있음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주가는 3.1% 떨어졌다.
웬디스는 멕시칸 음식 체인점 바자 프레시를 2억7500만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 5.5% 급등했다. 인수 협상은 내달 타결될 예정이며 바자 프레시의 169개 체인점이 웬디스 계열로 편입되게 된다.
반면 전날 급등했던 소프트웨어 관련주는 약세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회계처리 관행과 관련해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으나 3.3%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과오를 인정하지 않되 향후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게 돼 매출이나 순익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오라클 역시 증권사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잇따르면서 6.18% 급락했다. 오라클은 다음주 분기 실적 전망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케이블 TV 사업자인 아델피아 커뮤니케이션은 다음주 월요일부터 나스닥 상장이 폐지돼 파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39.6% 폭락했다.
또한 개인정보 휴대단말기 제조업체인 팜은 전날 장 마감후 이번 분기 매출이 목표치를 22% 밑돌고,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날 28.05% 급락했다. CSFB와 CIBC월드마켓은 팜에 대한 투자의견을 각각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