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기업 매각 또 구멍
'SK통신공화국'의 시대가 열리는 것일까.
SK텔레콤이 국내 통신산업에서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갖춰가고 있다. SK텔레콤이 국내 유무선 통신시장을 독차지할 수 있는 구도는 최대 유선통신 사업자인 KT의 지분 11.34%를 차지해 KT의 1대주주 자리를 확보하면서 가능해졌다. 무선시장의 1위 자리를 굳힌데 이어 유선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업체를 인수함으로써 명실공히 국내 통신시장을 완전 장악하게 된 것이다.
SK텔레콤은 이같은 구도가 그동안 KT가 보유한 SK텔레콤 주식을 무기로 숱하게 괴롭혀왔던 데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이기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말한다. 또 이 결정은 방어적 차원에서 결정된 일이라고 극구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주식 외에 확보한 교환사채(EB)는 당초 발표대로 SK계열사를 제외한 제3자에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렇다할 결정은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 선뜻 매수자가 나서기도 힘들 뿐 아니라 손해보면서 팔 수도 없게 된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이같은 난마 속에 빠져든 데는 정부의 공기업 매각 처리과정이 치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허점은 이번 담배인삼공사 공모주 청약과정에서도 또다시 재연됐다. 즉 월드컵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없는 시점에 그것도 시장상황도 좋지않아 제값을 받기도 힘든 상태에서 홍보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졸속으로 공모주 청약을 강행하다 대규모 미달사태가 벌어지고 만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의 잘못을 기업들의 탓으로 돌리는 부분이다. 정부는 SK텔레콤이 KT의 1대주주가 되면서 여론에서 `재벌에 특혜주기'라는 지적이 일자 바로 업체를 `공격'하고 나섰다. 심지어 인수한 주식을 되팔지 않으면 `정부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겠다'며 윽박지르기까지 했다.
이제 담배인삼공사의 매각이 당초 계획대로 성사되지 않으면 또 무슨 이유를 내걸까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