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만큼 커지는 유럽 ESS 시장..K배터리 전선 확대 관건은?

미국만큼 커지는 유럽 ESS 시장..K배터리 전선 확대 관건은?

김도균 기자
2026.04.17 09:40
3월 글로벌 ESS 배터리 신규 설치량/그래픽=김다나
3월 글로벌 ESS 배터리 신규 설치량/그래픽=김다나

올해 유럽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에 더해 최근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추가 수요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시장을 선점한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업계의 유럽 공략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의 탈중국 공급망 강화 움직임에 주목하는 이유다.

17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 ESS 신규 설치량은 전년 동월 대비 99.8% 증가한 4.3GWh(기가와트아워)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ESS 신규 설치량은 50.4% 감소한 2.5GWh에 그쳤다. 1~3월 누적 설치량을 보면 미국은 전년 동기 대비 18.5% 늘었지만(9.3GWh) 유럽은 같은 기간 69% 늘었다(8.8GWh). 유럽 내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가 ESS 수요를 견인한 결과로 보인다. 간헐성이 높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면서 이를 보완할 전력 저장 수단으로서 ESS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중동 지역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 유럽 내 ESS 수요를 부추기로 요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에너지 안보 이슈가 부각되며 재생에너지 확대 흐름이 강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전력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ESS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며 "ESS는 단순한 저장 수단을 넘어 전력 공급 자원으로서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배터리업계가 전기차를 대체할 시장으로 주목해온 ESS 분야에서 미국뿐 아니라 유럽도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셀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가운데 유럽에서 ESS용 배터리를 생산 중인 곳은 LG에너지솔루션(417,000원 ▲1,000 +0.24%)이 유일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폴란드 국영 전력공사가 추진하는 대규모 ESS 프로젝트 공급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추가 수주 활동도 활발히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헝가리에 생산 거점을 둔 삼성SDI와 SK온은 전기차용 삼원계(NCM·NCA) 배터리 양산에 주력하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가 확보돼야 생산라인 전환이 가능한데 현재로서는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유럽 내 탈중국 공급망 기조가 강화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이 최근 발의된 IAA(산업가속화법안) 등을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해당 법안은 배터리셀을 포함해 3가지 이상의 배터리 소재를 역내에서 생산·조달해야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탈중국 정책 기조가 국내 배터리 업계에 어느 정도 보호막으로 작용할지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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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도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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