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혼전" 상반기 70년이후 최악

[뉴욕마감]"혼전" 상반기 70년이후 최악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6.29 05:45

[뉴욕마감]

[상보]

뉴욕 주식시장이 6월과 2분기를 마감하는 28일(현지시간) 월드컴에 뒤 이은 제록스의 회계 부정으로 막판까지 시소게임을 벌이다 혼조세로 마감했다.

증시는 개장 전 제록스의 매출 왜곡 규모가 당초 보다 크게 늘어났다는 소식에 약세로 출발했으나 경제지표들이 대체로 기대 수준에 이르고, 포트폴리오 정비 차원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곧바로 상승세로 전환, 오름폭을 키워나갔다. 증시는 그러나 장 마감 1시간을 남기고 하락 반전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 장중반 60포인트 이상 오르다 막판 약세로 26.68포인트(0.29%) 하락한 9243.26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5.78포인트(0.4%) 상승한 1464.98을 기록, 소폭이지만 3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S&P 500 지수는 0.82포인트(0.08%) 내린 989.82로 장을 마쳤다.

한주간 다우 지수와 S&P 500지수는 0.1% 떨어졌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1.7% 상승했다. 하지만 2분기는 투자자들에게 고난의 시간이었다. 나스닥 지수는 20% 급락했고, 다우 지수 역시 10%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S&P 500 지수는 상반기 1970년이후 가장 큰 폭인 13.7% 떨어졌다. 다우와 나스닥 지수의 올들어 하락폭도 7.7%, 25%에 이른다.

이날 매수세의 한 축은 펀드매니저들이 분기 말을 앞두고 여유 자금을 증시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정리하려는 '윈도드레싱'이었다. 거래량도 늘어나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1억1500만주, 나스닥에서는 19억4400만주가 손바뀜을 했다. 또 두시장 모두 오른 종목이 내린 종목보다 배 정도 많았다. 업종별로는 제약 금 반도체 등이 약세를 보인 반면 항공, 인터넷. 텔레콤 등은 강세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장중반까지 오름세를 지속하다 막판 약세로 돌아서 전날보다 1.76% 떨어진 387.58을 기록했다. AMD와 램버스는 각각 7.4%, 3.9% 상승했으나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2%, 1.37% 하락했다.

이날 경제지표들은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부합했다. 5월 개인 소비는 0.1% 줄어들면서 6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으나 월가 이코노미스들의 예상 수준이었다. 전달 소비는 0.6% 증가했었다. 개인 소득은 4월 0.2%에 이어 5월 0.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미시건대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당초 추산치 96.9 보다 떨어진 92.4로 확정됐다. 소비자들의 자신감이 약화된 것은 월드컴의 회계 부정 등에 촉발된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전문가들이 추산한 90.8 보다는 높았다. 이밖에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는 6월 58.2로 전달의 60.8보다 하락했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으나 엔화의 경우 일본은행(BOJ)의 시장개입으로 소폭 상승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뉴욕 외환시장에서 99.05센트로 전날의 98.84센트 보다 상승, '1달러=1유로'에 더 다가섰다.

엔/달러 환율은 오전 119엔선이 무너졌으나 BOJ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에 의뢰, 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119.66엔에 거래되며 전날의 119.39엔 보다 소폭 올랐다. BOJ가 FRB 등에 엔화 매도를 요청한 것은 지난해 9월이후 처음이며, 시장 개입 규모는 20억~50억 달러로 추산됐다. 엔/달러 환율은 이례적인 협조 개입으로 한때 120엔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다시 하락,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복사기 제조업체인 제록스는 이날 97년부터 2001년까지 총 매출이 19억달러(2%) 과장돼 이를 수정한 재무제표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제록스의 지난 5년간 매출은 910억 달러로 줄어들게 됐다. 제록스는 또한 이 기간 세전 영업이익도 당초 발표 보다 14억 달러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록스가 확대한 회계 처리 규모는 SEC가 추산한 30억 달러에서 60억 달러 이상으로 배 늘어나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제록스는 25% 폭락했다.

월드컴의 회계 부정 여파로 급락했던 케이블 업체들은 급등세로 돌변했다. 차터 커뮤니케이션은 26.7% 폭등했고, 케이블비전 시스템즈도 16.7% 급등했다. 이들 업체들은 월드컴과 마찬가지로 성장성을 입증하기 위해 EBITDA(이자, 법인세, 감가상각비 차감전 이익)를 활용했는데 이로 인해 회계 부정 가능성이 제기되며 주가가 급락했었다.

텔레콤 관련주들도 드레스드너 클라인보르트 바제스타인의 등급 상향으로 강세를 보였다. 코닝은 12.7% 급등했고, 노텔 네트웍스와 주니퍼 네트웍스 역시 각각 3.6%, 3.7% 상승했다.

스포츠용 신발 제조업체 나이키는 3~5월 4분기 순익이 28% 급증했다고 발표, 4.3% 올랐다. 나이키의 분기 순익은 2억840만 달러, 주당 77센트였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는 나이키의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매수'로 높였다.

필립 모리스 등 담배업체는 메릴린치의 등급 하향으로 상승했다. 메릴린치는 최근 주가 하락이 과도했다며 필립모리스(강력 매수)와 RJ 레이놀즈(매수)의 투자 의견을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다. 두 업체는 각각 1.9%, 1.3% 상승했다.

이밖에 타이코 인터내셔널은 내주 금융 부문 CIT 그룹의 분사가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9.6% 급등했다.

한편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반도체와 보험주의 강세로 일제히 상승했다.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115.8포인트(2.6%) 상승한 4656.40으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의 CAC 40 지수는 115.21포인트(4.2%) 오른 3897.99,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115.29포인트(2.7%) 상승한 4374.72를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월드컴의 사상 최대 회계 부정 사태로 26일 한때 지난해 9월 21일의 저점 밑으로 떨어졌던 유럽 주요 증시는 주간으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FTSE 지수는 한 주간 1.1% 올랐고, 파리와 프랑크 푸르트는 각각 2.6%, 3.3% 상승했다. 유로톱 100 지수 역시 같은 기간 2.7%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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