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시 급락,나스닥 2.9%↓

[뉴욕마감]다시 급락,나스닥 2.9%↓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7.09 06:16

[뉴욕마감] 다시 급락, 나스닥 2.9%↓

[상보]

뉴욕 주식시장이 8일(현지시간) 급등 하루 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직전 거래일은 5일 다우 지수가 300포인트 이상 오르며 추세 반전의 기대감을 낳았던 증시는 달러화 급락과 제약업체 머크의 분식 회계, 알코아의 부진한 실적 발표 등이 맞물려 초반부터 약세를 보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낙폭을 늘린 증시는 오후 1시를 넘기면서 소폭 회복되다 결국 급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104.60포인트(1.12%) 하락한 9274.60을 기록, 9300선이 다시 무너졌다. 나스닥 지수도 5일 상승분의 2/3를 반납, 42.75포인트(2/95%) 급락한 1405.61로 1400선에 간신히 턱걸이 했다. S&P 500 지수는 12.05포인트(1.22%) 내린 976.98로, 러셀 2000지수는 7.31포인트(1.66%) 하락한 433.61로 각각 장을 마쳤다.

침체를 상징하는 곰이 다시 뉴욕 증시에 찾아옴에 따라 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일단 꺾이게 됐다. 앞서 독립기념일 다음날로 평소보다 이른 오후 1시에 장을 마감했던 5일의 급등을 놓고 '추세 반전이냐 기술적인 반등이냐'의 논란이 뜨거웠다.

이날로 논란이 정리된 것은 아니다. 비관론 진영에선 투자가 견고한 랠리를 이끌 수 있는 종목에 집중되는 대신 급락 종목에 몰려 5일 처럼 일시 랠리가 일어날 수 있으나 지속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증시가 바닥권에 진입하고 있다는 주장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BOA 증권의 수석 투자전략가 토마스 맥매너스는 뮤추얼 펀드의 지속적인 환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 가능성 등으로 볼 때 바닥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활발하지 못하며, 주가는 순익 하향 전망에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날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1억6900만주, 나스닥 16억8300만주에 그쳤다. 급락세에 많은 거래가 수반되지 않았다는 것은 위안의 대목이다. 뉴욕거래소에서 오른 종목이 17대 13으로 하락 종목 보다 많았으나 나스닥에서는 내린 종목이 상승 종목을 5대 3 정도로 앞섰다.

업종별로는 증시 급락에 따라 금이 5.9% 급등했다. 반면 반도체를 비롯, 하드웨어(-3.8%) 인터넷(-3.5%) 소프트웨어(-5.0%) 등이 부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AMD를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한 여파로 4.4% 급락한 375.85를 기록했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5.5% 떨어졌다. 인텔은 이날 서버용 신형 마이크로프로세서인 '이타니움2'를 발표했지만 주가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각각 3.7%, 3.9% 내렸다.

반도체주 부진에는 컴퓨터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조사 결과도 영향을 미쳤다. 영국의 콘텍스크는 서유럽 PC 판매가 기업들의 수요 부진으로 올 상반기 10% 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달러화는 엔화 및 유로화 모두에 약세를 보였다. 특히 엔/달러 환율은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118.55엔으로 급락했다. 지난 5일 120.37엔을 기록했던 엔/달러 환율은 달러화가 9.11테러 당시 기록했던 115엔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성 장관의 지난주 말 발언으로 급락세를 탔다. 달러/유로는 97.32센트에서 98.76센트로 밀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날 투자자들의 미 자산 투자 기피 현상으로 달러화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증시는 연휴로 잠겼던 악재가 속속 부상하면서 흔들렸다. 머크는 지난 3년간 자회사인 '메드코(Medco)'를 통해 124억 달러의 허위 매출을 계상했다는 소식에 2.15% 하락했다. 매출 조작 규모는 월드컴 수준을 뛰어 넘는 것이나 순익을 부풀리지는 않았다는 점으로 인해 낙폭은 상대적으로 크지는 않았다. 그러나 회계 스캔들에 대한 우려는 높였다.

월드컴은 직전 최고경영자(CEO)인 버나드 에버스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의 스콧 설리반이 상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을 거부한 가운데 8% 급락했다. 에버스 등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수정 헌법 5조에 근거, 증언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앞서 마이클 옥슬리 상원 금융서비스위원장은 ABC방송에 출연, 월드컴이 38억 달러의 비용을 장기 투자로 위장해 순익을 부풀렸음을 인정했으나 또 다른 10억 달러의 비용이 감춰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2분기(4~6월) 실적 발표의 막을 연 알코아는 개장전 분기 순익이 주당 27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28센트)를 소폭 밑도는 것이다. 알코아는 그러나 매출이 6분기 만에 처음으로 전분기 보다 늘어난데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으로 제시, 0.51%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베이는 온라인 결제 전문업체 '페이팔(Paypal)'을 15억 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 7.12% 급락했다. 올 2월 상장한 페이팔은 그러나 투자 의견 상향 등과 맞물려 8.05% 상승했다.

가치 투자의 대부 '워런 버핏'이 1억 달러를 투자키로 한 미 전화망 설치 업체 '레벨3 커뮤니케이션즈'는 50.8% 폭등했다.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레벨3가 발행하는 5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 가운데 1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레벨3는 보도자료를 통해 버핏이 "유동성이 양호하고 재무건전성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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