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국發 금융위기는 `기우`

[기고]미국發 금융위기는 `기우`

장원창
2002.07.09 13:01

[기고]미국發 금융위기는 `기우`

[편집자주] 장원창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미국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지표상으로는 경기가 바닥을 확인하고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경제의 거울이라는 주식시장은 여전히 부진하다. 지난5일을 고비로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9,000과 1,400대로 올라섰으나, 대세상승이 아니라 단기 반등세로 그칠 공산도 커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이다. 여기에 9.11 테러 직후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강세를 지키던 달러화마저 최근 2~3개월만에 주요 통화에 대해 10% 정도 평가절하됐다.

이러한 금융불안에 대해 미국 중앙은행(FRB)은 금리인상을 유보하면서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IMF 또한 “세계 금융안정성 보고서”를 통해 기업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미국의 재정수지 악화로 금융위기 발생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남미 금융위기로 인해 이미 상당한 규모의 부실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금융기관들이 주가하락과 미국기업의 회계부정 스캔들로 인해 추가적인 손실을 입을 경우 미국내 금융불안이 국제적인 금융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적지 않다.

미국의 금융불안은 엔론사태 이후 타이코, 월드컴 등의 분식회계로 인해 드러난 기업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기업의 수익성 저하 등에 기인한다. 미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지면서 그간 미국경제를 떠받쳐 온 증시자금이 미국내 부동산이나 국채시장, 해외증시로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미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380억 달러로 전월의 665억 달러에 비해 43% 줄고 5월중 주식형 투자신탁 순유입액이 전월대비 76%나 감소한 28억달러에 불과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미달러화 약세현상은 자본유입에 의한 경상수지 적자보전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재정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면서 80년대 미국경제를 괴롭혔던 쌍둥이적자 현상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우려에 기인한다. 2001년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4,170억 달러를 기록, 국내총생산(GDP)의 4.1%를 차지한데 이어 올해에는 5%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여기에 부시정부 출범 이후 대규모 감세정책과 경기침체에 따른 세수 감소, 테러와의 전쟁에 따른 군사비 지출 증가 등으로 인해 2002회계년도 재정수지 적자규모가 1,0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금융안정이 경제성장의 전제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번의 금융불안이 위기적 상황으로 변질될 것으로 확대해석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생각이다. 현재의 증시 침체가 기업 지배구조상의 문제점에 비롯되는 측면이 많아 금융감독기관과 기업들의 개혁노력을 경주하면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해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회계부정 스캔들 등의 악재 이후에 도래할 기업 수익 개선, 경기호전 등을 감안하여 미국 주가의 추가하락보다는 반등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적지않은 만큼 미국증시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달러화의 경우 당분간은 경상수지 개선 등을 위해 완만한 약세를 보이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길게내다보면 달러화가 강세기조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감세정책에 따른 경기부양효과로 세수가 늘어나면서 재정수지가 개선되고, 높은 생산성증가율 덕택에 미국경제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며 달러화표시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미국 금융불안은 미국경제가 안정성장국면으로 조정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진통으로 보여진다. 실물부문의 단기적인 위축현상을 동반할 가능성은 있으나, 더블딥(double dip)이나 미국발 금융위기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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