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건설 1위의 실상
역시 이변은 없었다. 대한건설협회가 지난 30일 발표한 `일반 건설업체 종합 시공능력' 공시 결과 현대건설이 또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41년동안 1위자리를 지켜 이 부분의 기록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결국 `건설종가'로서의 위상을 다시한번 확인받게 된 셈이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1위는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대건설은 대우건설과 불과 874억원의 차이로 1위를 고수했다.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다. 대우건설은 시공능력에선 현대에 1위를 내줬지만 토목공사업 건축공사업 산업설비공사업 등 부문별로는 현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시공능력 평가는 매출액, 기술능력, 경영상태 등 크게 3가지 부분을 종합해 평가를 내린다. 이번 2002년 시공능력 평가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전년도 매출액 평가였다. 실제로 이 부분에 대한 평가를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현대와 대우의 운명이 뒤바뀌게 됐다. 대우건설의 경우 2000년 12월27일 기업분할을 했기 때문에 신규업체로 분류돼 2000년도 매출액 부분에 대해선 평가를 제대로 받을 수가 없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새로 진입한 업체들의 경우 시장 진입시점부터 그해 말까지 매출액을 1년 평균으로 계산하는 방식을 써왔다"며 "하지만 올해의 경우는 이런 관례대로 평가하지 않고 전년도 매출액을 0점처리 하는 방식을 검토해 이를 건교부에 질의, 회신을 받아 평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그동안의 평가방식대로 평가할 경우 현대와 대우의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있자 새로운 방식을 채택한 셈이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의 1위는 건설협회와 건교부의 도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대건설이나 대우건설 모두 공적자금이 투입된 업체들인데 1위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을 정상적인 기업 입장에서 어떻게 봐야할지..." A건설업체 관계자는 말끝을 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