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더블 딥"우려, 다우 193p↓

[뉴욕마감]"더블 딥"우려, 다우 193p↓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8.03 05:30

[뉴욕마감]

[상보] "문제는 역시 경제야!"

잇단 경제지표 악화에 뒷걸음질 한 뉴욕 주식시장이 2일(현지시간) 부진한 고용 동향에 다시 일격을 당했다. 소비자 신뢰지수 악화, 경제성장률 급락, 제조업 경기 부진 등에 이어 이날 신규 취업 정체와 공장 주문 감소 등이 끔찍한 '더블 딥'(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짐) 우려를 높인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시가 바닥을 통과한 게 아닌가 하는 기대를 갖고 있던 투자자들도 매수에 나서지 못했다. 잔인한 7월이 회계 스캔들로 촉발됐다면 여름을 마감하는 8월은 펀더멘털(경제 기초여건)에 좌우될 공산이 커졌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약세로 출발한 후 죽 내리막 길을 걸어 193.49포인트(2.27%) 급락한 8313.13으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한때 28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금 주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으나 막판 낙폭을 줄여 주간으로는 0.6% 상승했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내셔널 세미컨덕터의 실적 부진 경고로 반도체주들이 급락하면서 32.12포인트(2.51%) 내린 1247.88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 역시 20.42포인트(2.31%) 내린 864.24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나스닥 지수는 주간으로 1.1% 하락했다. 반면 S&P 500 지수는 1.3% 오르며 2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증시를 급락세로 유도한 것은 경제지표 악화외에도 월트 디즈니 등의 실적 경고, 미국 2위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모기업 UAL의 파산 신청 가능성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주된 요인은 불안한 경제였다.

노동부는 개장 전 7월 실업률이 5.9%로 전달과 같았다고 발표했다. 관심을 모았던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8만명이 아니라 6000명에 그쳤다. 경제 회복을 자신하지 못한 기업들이 고용을 꺼린 결과다. 취업자 수는 전달 6만6000명에 이어 3개월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5개월 기준으로는 제자리 걸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었다.

또한 6월 공장 주문도 예상보다(-1.7%) 보다 큰 폭인 2.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달 개인 지출과 소득은 각각 0.5%, 0.6% 각각 늘어났다. 소득은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지만 지출은 소폭 밑돌았다.

경제 지표가 계속 악화되자 골드만 삭스는 하반기 및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하는 한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금리를 0.75%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 삭스는 불과 5주전 FRB의 금리 인상을 전망했었다.

더블 딥 우려가 높아지면서 채권은 상승하고 달러화는 하락했다. 10년물 국채의 경우 가격과 거꾸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4.26%로 떨어졌고, 30년물은 5.20%로 낮아졌다. 엔/달러 환율은 뉴욕 외환시장에서 119.02엔으로 거래되며 전날의 119.39엔 보다 떨어졌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 98.41센트에서 98.69센트로 높아져 유로화가 강세였다.

이날 증시 거래량은 뉴욕 증권거래소 15억3900만주, 나스닥 14억800만 주 등으로 줄어들었다. 뉴욕 거래소의 거래량은 7월 9일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을 배 이상 압도한 가운데 하락 종목의 비중도 뉴욕 거래소 79%, 나스닥 80% 등으로 높았다.

업종별로는 항공, 반도체, 제약, 컴퓨터 등이 특히 부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한때 300선이 붕괴되며 9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3.36% 떨어진 301.41로 마감했다. 인텔과 AMD가 각각 4.9%, 5.7% 급락했다.

내셔널 세미컨덕터는 전날 장 마감후 분기 순익 및 매출이 주문 부진으로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경고, 2.2% 떨어졌다. 살로먼 스미스바니의 조나단 조셉은 이에 대해 PC 시장의 부진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한 후 7월 주문도 소폭 개선돼 이번 분기 순익 전망치를 하향한다고 밝혔다.

월트 디즈니도 전날 ABC 방송의 광고 수입과 테마파크 입장객 감소 등으로 7.1%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현 분기도 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경고, 주가는 9.2% 급락했다. JP모간 체이스와 골드만 삭스 등은 디즈니의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UAL은 비즈니스 위크가 파산보호(챕터 11)를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로 20.3% 폭락했다. UAL은 지난해 테러 사태이후 파산 전문 변호사를 고용했으나 파산 신청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비즈니스 위크는 UAL이 연방 정부에 요청한 18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 받지 못할 경우 가을 파산을 신청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전달 실적 경고 루머로 급락했던 시스코 시스템즈는 SG코웬의 다소 부정적인 평가 등 우려가 지속되면서 1.9% 하락했다. SG코웬은 다음 주 발표되는 시스코의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충족하거나 소폭 웃돌 수 있다며, 그러나 현재의 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다음 분기는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스코는 오는 6일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AOL 타임워너는 당국의 조사가 확대된다는 소식에 5.1% 다시 급락했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런던과 파리가 강보합세로 마감했으나 프랑크푸르트 증시가 2.41% 급락하는 등 대체로 약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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