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재탕` 8.9 주택대책

정부가 최근 발표한 `8.9주택시장 안정대책'의 키워드는 부동산 투기자금에 대한 세무조사와 재건축 규제다. 그중 재건축 규제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근간을 두고 있어 우선 이법이 제정돼야 규제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법의 제정은 절차상 문제로 빨라야 내년 하반기가 돼야 한다. 사실상 메가톤급 규제지만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1년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재건축 규제 방안으로 제시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은 새삼스런 얘기가 아니다. 지난 1999년 국토연구원의 용역을 시작으로 공청회와 설명회를 거쳐 지난해 7월 법안이 입법예고된 후에도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소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 법을 `재탕, 삼탕'한 것이다. 이유는 있다. "이미 여러 차례 알려진 내용이지만 대책으로 발표하면 시장에 영향은 미칠 것"이라는 게 건설교통부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결국 심리전을 위한 고육지책임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이런 속앓이를 거쳐 발표된 이 법안이 정부 당국의 의도대로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지는 불투명하다. 시행시기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건교부는 당초 이 법안이 하반기에 정기국회를 통과하면 시행령을 만들어 상반기부터 시행할 수 있다고 희망섞인 주장을 했다. 그러나 건교부 내부에서조차 "조합 반발 등으로 인해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설사 정기국회에 법이 통과된다하더라도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만드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다"는 말이 공공연히 오간다.
실제 이 법안은 지난해 11월 법제처에 넘겨진 뒤 약 10개월이 지나도록 심사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에는 민원때문에 상가 등 부대시설에 대한 재건축 기준 등 내용도 계속 바뀌고 있는 상태다. 이런 대책으로 시장의 질서를 바로 세울 수 있을 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