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우-나스닥 지지선 이탈

[뉴욕마감]다우-나스닥 지지선 이탈

정희경 특파원
2002.08.24 05:59

[뉴욕마감]다우-나스닥 일제 급락

[상보] "랠리가 8월과 함께 마감되나" 뚜렷한 호재 없이 불안하게 상승세를 이어가던 미국 주식시장이 23일(현지시간) 급락세로 돌변, 주요 지수의 지지선이 힘없이 붕괴됐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와 AOL 타임워너에 대해 뉴욕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 기업 회계 부정 우려가 불거진 게 매도를 촉발했다. 또 반도체주들이 순익전망치 하향 등으로 급락한 것도 악재였다.

그러나 7월말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일제히 쏟아진 게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이슈가 별로 없었으나 다음 주에는 주택 판매, 내구재 주문, 소비자 신뢰 지수, 2분기 성장률 잠정치 등 굵직한 경제지표들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고 매수 포지선을 정리했다는 것이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개장 이후 낙폭을 늘려나가 한때 220포인트 급락했다 180.68포인트(2.0%) 떨어진 8872.96을 기록, 9000선을 하루 만에 양보했다.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2.33포인트(2.97%) 급락한 1380.62로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도 21.84포인트(2.27%) 내린 940.86으로 장을 마쳤다.

3대 지수는 하지만 주간으로 상승했다. 다우 지수는 한주간 1.1% 올랐고,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1.3%, 1.4% 각각 상승했다. S&P 500 지수는 지난해 8월이후 처음으로 5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증시가 급락하자 채권은 다시 강세를 띠었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채권은 차익 실현 등으로 전날 급락했었다. 그러나 이날은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238% 떨어지는 등 다시 랠리를 펼쳤다. 엔/달러 환율은 런던 시장에서 120엔대로 상승했으나 뉴욕 시장에서 119.74엔으로 밀렸다. 달러/유로는 전날 96.82센트에서 97.10센트로 상승했다.

증권사의 투자자 오도 혐의 및 '이해 충돌' 등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고 있는 뉴욕 법무부는 씨티그룹 계열의 살로먼 스미스 바니에 초점을 맞춰 AT&T의 무선 자회사 트래킹주 발행을 주간한 경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살로먼은 최근 퇴사한 애널리스트 잭 그룹만이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한 후 주간 업무를 따 내 수익 확대를 위해 보고서를 과장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번 조사로 씨티그룹의 샌포드 와일 회장도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세계 최대 미디어 그룹인 AOL 타임워너는 광고 매출 가운데 4900만 달러가 적정하게 기록된 것인지 SEC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조사는 진정되던 기업 회계 부정 우려를 환기시켰다. 씨티는 3.35% 하락했고, AOL 타임워너도 9.3% 급락했다.

이날 거래량은 뉴욕거래소 10억 6700만주, 나스닥 14억8800만주로 전날보다 크게 줄었다.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 보다 배 이상 많았다. 하락 종목이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뉴욕 거래소 84%, 나스닥 79%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네트워킹, 하드웨어 등이 특히 부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6개 전 종목이 급락한 가운데 5.8% 떨어진 336.27을 기록했다. 베어스턴스가 올해와 내년 순익 전망치를 하향한 인텔은 6.2%, 경쟁업체인 AMD는 7.1% 각각 급락했다.

반도체 장비업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노벨러스 시스템즈는 각각 6.7%, 7.6% 떨어졌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4.7% 내려갔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증권은 자본 투자 전망이 훨씬 보수적으로 바뀐 점을 감안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을 비롯, 5개 반도체 장비업체의 투자 의견을 하향했다. BOA는 앞으로 12개월 업계의 설비 투자가 정체될 것이리며, 최근 파운드리 업체의 투자 감축으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광통신 장비업체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직원 10%를 추가 감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에 5% 하락했다. 루슨트는 4~6월 분기 매출 29억5000만 달러에 79억10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는 무이자 할부 판매를 9월 3일 중지할 것이라는 소식과 함께 2.8% 하락했다. 또한 필립모리스 등 담배업체들도 골드만 삭스의 부정적인 평가로 하락했다. 골드만 삭스는 시장의 지속적인 부진으로 상승 여지가 제한적이라며, 필립모리스의 경우 7월 시장점유율이 특히 약화됐고 지적했다. 필립모리스는 5.18% 떨어졌다.

이밖에 사무용품업체인 스테이플은 골드만 삭스가 '추천 종목'에서 제외 '시장수익률 상회'로 투자 의견을 하향한 여파로 3.25%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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