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유동성 랠리`과연 올까

[기자수첩]`유동성 랠리`과연 올까

문형민 기자
2002.09.05 13:03

[기자수첩]`유동성 랠리`과연 올까

돈의 힘으로 주가를 밀어올리는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1년여째 투자처를 찾지못하고 금융시장을 떠돌다 부동산시장을 기웃거리는 3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자금이 증시로 들어올 것이라는 얘기다.

전윤철 경제부총리가 최근 증권사 사장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시중자금을 증시로 유인할 만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한 이후 5일 부동산 투기 대책에 `증시로의 자금 유인방안'을 포함시켰다. 연기금이 주식투자를 늘리도록 투자 여건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기업연금제도의 조속한 도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일부 불리시(낙관론) 전망가들은 "현재 주가수익배율(PER)은 8배 정도로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외국인이 신흥시장 투자비중을 늘릴 것으로 판단되는 징후가 나오고 있는 데다 국내 유동성도 넘치는 만큼 유동성 랠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불패의 신화'로 기억하고 있는 부동산을 쉽게 단념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 증시가 안정을 찾지 못하면 뭉칫돈은 증시를 찾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유력하다.

이날 발표된 증시로의 자금 유인책 또한 미약하다는 지적도 많다. 퇴직금을 연금으로 전환하는 기업연금제가 도입되면 주식수요기반이 탄탄해지겠지만 이는 몇 년째 우려먹고있는 장기 과제란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0월중 시안을 마련해 노사정위원회에 상정해 합의하고, 국회에서 통과되려면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선거를 앞둔 정권의 집행력이 떨어지는 점까지 감안하면 이날 나온 유인책은 구두용"이라고 평가했다. 이래저래 국내 증시는 당분간 미국 증시와 외국인 동향만 쳐다보는 천수답 장세를 면치 못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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